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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그윽한 악기 연주를 들으며 한시, 계절의 노래(161)*** 「유란」 곡을 듣다(聽幽蘭) 唐 백거이 / 김영문 船譯評 금곡(琴曲) 중 옛 곡조가「유란」 곡인데 나를 위해 은근하게또 연주하네 심신 모두 고요함에젖어들려고 나 자신 솜씨 모자라남 연주 듣네 琴中古曲是幽蘭, 爲我慇勤更弄看. 欲得身心俱靜好, 自彈不及聽人彈.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그대로 직역하면 “그윽한 난초를 듣다(聽幽蘭)”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향기 맡는 걸 “문향(聞香: 향기를 듣다)”이라 하기에 이 시 제목도 언뜻 “그윽한 난초 향기를 맡다”로 이해된다.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면 「유란(幽蘭)」이 금(琴) 연주곡의 한 가지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유란」은 일명 「의란(猗蘭)」으로도 불리는 아주 오래된 ‘금곡(琴曲)’이다. 공자가 천하를 주유하다가 깊은 계곡에 핀.. 2018. 9. 3.
그윽한 난초가 꽃을 피우고 한시, 계절의 노래(160) 그윽한 난초꽃(幽蘭花) 둘째 宋 소철(蘇轍) / 김영문 選譯評 그윽한 난초 진중하게꽃 한 줄기 피우니 맑은 향기 미세하게있는 듯 또 없는 듯 향기의 높낮이를비교해 보려고 온갖 꽃들 만발할 때함께 꽃을 피우는 게지 珍重幽蘭開一枝, 淸香耿耿聽猶疑. 定應欲較香高下, 故取群芳競發時. 이 시의 작자 소철은 부친 소순(蘇洵), 형 소식(蘇軾)과 함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에 속하는 대문장가다. 이 삼부자는 시(詩), 서(書), 사(詞), 문(文)으로 북송 문화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소철은 형 소식의 명성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그의 섬세한 시와 고아한 문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난초는 사군자 중에서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지만 이 시는 아마 봄에 지은 듯하다. 향기로운 꽃들(群芳)이 다.. 2018. 9. 3.
대문 닫고 하는 마음 수양 한시, 계절의 노래(159) 절구(絶句) 스물다섯 째 당 여암(呂巖) / 김영문 選譯評 은자라 할 일 없다말하지 말라 한적함 속 모든 것이고요한 공부 대문 닫고 맑은 낮에독서 끝내고 바닥 쓸고 해질 녘까지향불 피우네 莫道幽人一事無, 閑中盡有靜工夫. 閉門淸晝讀書罷, 掃地焚香到日晡. 현대 사회에서는 꿈꾸기 힘들지만 나에게 은자(隱者)의 삶이 주어지면 어떻게 살까? 우선 며칠 모자라는 잠을 실컷 자고, 또 다시 며칠은 그냥 멍 때리기로 일관하고, 그리고 며칠은 평소에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한 취미생활에 매진해본다. 이어서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뒷산에도 올라가보고, 계곡 물에 발도 담가본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일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을 터이다. 그렇게 일 년을 보냈다고 하자. 그 다음에는.. 2018. 9. 3.
바람에 소리내는 현악기 한시, 계절의 노래(158) 금(琴) 당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 구부정한 탁상 위에금(琴)을 얹고서 게으르게 앉았지만유정한 마음 무엇하러 번거롭게손으로 타나 바람이 현에 스쳐소리 나는데 置琴曲几上, 慵坐但含情. 何煩故揮弄, 風弦自有聲. 금(琴)은 흔히 거문고로 번역하지만 전혀 다른 악기다. 금(琴)은 중국 악기로 줄이 일곱이고, 거문고는 고구려 왕산악이 만든 우리 악기로 줄이 여섯이다. 금(琴)은 손으로 줄을 퉁겨서 소리를 내고, 거문고는 술대로 켜서 소리를 낸다. 하지만 자연의 소리를 좋아하는 선비들은 풍현(風弦)이나 소금(素琴)으로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풍현은 바람 부는 곳에 금(琴)을 놓아두고 바람이 현(弦)을 스치며 내는 소리를 감상하는 것이다. 소금(素琴)은 무현금(無絃琴)이다. 줄이 없이 .. 2018. 9. 3.
백낙천 폄적 소식에 원진이 부치는 시 한시, 계절의 노래(157) 낙천이 강주사마로 폄적되었다는 소식을 듣고(聞樂天授江州司馬) 당 원진(元稹) / 김영문 選譯評 잔약한 등불 불꽃도 없이그림자만 너울너울 이 밤에 듣는 그대 소문강주로 폄적됐다네 죽도록 아픈 중에깜짝 놀라 일어나니 어둔 바람에 날리는 비추운 창으로 들이치네 殘燈無焰影幢幢, 此夕聞君謫九江. 垂死病中驚坐起, 暗風吹雨入寒窗. 중당(中唐) 시기 원·백(元·白)으로 병칭된 두 시인이 있었다. 바로 원진(元稹)과 백거이(白居易)다. 두 사람은 안사의 난[安史之亂] 이후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감을 일깨우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보듬기 위해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전개했다. ‘악부’란 ‘악부시(樂府詩)’의 준말로 한나라 민요를 가리킨다. 이는 백성의 온갖 애환을 반영한 악부시의 전통을 계승.. 2018. 9. 2.
재주는 곰이 부리고... 蠶婦(잠부) : 누에 치는 아낙네 홍승직 譯解 昨日入城市(작일입성시) 어제 시내 갔다가歸來淚滿巾(귀래루만건) 귀갓길 수건에 눈물 펑펑遍身羅綺者(편신라기자) 머리에서 발끝까지 비단옷 걸치신 분들不是養蠶人(불시양잠인) 누에 키운 사람 아니었네 종업원 많이 고용하고 크게 사업하는 분이라면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시이다. 특급 호텔 종업원은 (직원 무료 숙박권 이런 거 말고) 월급 받아서 그 특급호텔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대우해주고, 명품 가방 생산 공장 직원은 (명절 선물 이런 거 말고) 월급으로 그 가방 살 수 있을 만큼 대우해주고... 이런 것을 경영 목표로 삼는 회사가 되었으면 한다. - 한국에서는 작자 미상의 고시(古詩)로 유통되는데, 중국에서는 송나라 시인 장유(張兪)의 작품으로 유통된다.- 판본에 따.. 2018.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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