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552

궂은비가 몰아낸 더위 한시, 계절의 노래(156) 궂은비(陰雨) 당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 잎과 가지 젖어들어사방에 물기 스미는데 짙은 구름 오고가며그 기세 얼마나 긴가 드넓은 천지 간에맑은 바람 가득하여 가뭄 구한 공로 높고더위도 시원해지네 潤葉濡枝浹四方, 濃雲來去勢何長. 曠然寰宇淸風滿, 救旱功高暑氣凉. 가을장마가 시작되는 시절이다. 뜨거운 여름에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입추와 처서가 지나면서 힘이 줄어 다시 한반도 상공에서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나 오츠크해 고기압과 장마전선을 형성한다. 6월 여름장마처럼 길지는 않지만 비오는 날이 잦아진다. 하지만 근래에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을장마도 여름장마 못지않게 장기간 폭우를 쏟아붓기도 한다. 게다가 이 환절기에는 기압 배치가 매우 불안하여 곳곳에.. 2018. 8. 26.
앵무조개 껍질에 사는 삶 한시, 계절의 노래(155) 지무선의 연사정(支茂先烟蓑亭) 송 누약(樓鑰) / 김영문 選譯評 인생이란 여관 살이풍파에 시달리니 앵무조개 껍질 속에사는 거나 진배 없네 달 밝고 강은 비어할 일 하나 없음에 낚시 도롱이 또 다시만들 필요 없겠네 人生逆旅困風波, 大似寄居鸚鵡螺. 月白江空無一事, 不須更作釣魚蓑. 가수 최희준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히트곡 「하숙생」은 국민 애창곡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하숙생」이 1966년에 발표되었으므로 벌써 반 세기가 지난 노래지만 아직도 노래방이나 회식 자리에서 꾸준히 불리고 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 뉘라서 이 엄연한 생(生)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있으랴? 이백도 「.. 2018. 8. 26.
가을 서리처럼 내려앉은 백발 한시, 계절의 노래(154) 열일곱수 추포가(秋浦歌十七首) 중 열다섯째 [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하얀 머리카락삼천 장(丈)인데 시름 따라 이처럼길어졌구나 모를레라 거울 속에비친 저 모습 어디서 가을 서리얻어왔을까 白髮三千丈, 緣愁似箇長. 不知明鏡裏, 何處得秋霜. 통 큰 시름이라고 해야 할까? 이백은 백발을 시로 읊으면서도 특유의 과장법을 사용한다. 백발이 삼천 장(丈)이라니... 말이 되는가? 이백은 「여산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에서 “휘날리는 물살이 삼천 척 내려 꽂히니(飛流直下三千尺)”라고 읊었다. 여산폭포 물줄기도 겨우 삼천 척(尺)에 불과한데 백발은 그 열 배에 달하는 삼천 장(丈)이라 했다. 어떻게 이처럼 길게 자랄 수 있을까? 다음 구절에서 묘사한 것처럼 그건 시름 때문이다. 한(漢.. 2018. 8. 25.
산중에 가을이 오면 시를 지어야 한시, 계절의 노래(153)* 산속(山中) 당 사공도 / 김영문 選譯評 새들은 고요한 곳에서울기를 좋아하고 한적한 구름은 밝은 달을시기하는 듯 하구나 세상 속 온갖 일은내 일이 아니고 가을이 왔는데도시 못 지어 부끄러울 뿐 凡鳥愛喧人靜處, 閑雲似妒月明時. 世間萬事非吾事, 只愧秋來未有詩. 사공도는 당나라 말기에 활동한 관료이자 시인이다. 당시 당나라는 황소(黃巢)의 난 등으로 멸망을 향해 치달려가고 있었지만 힘없는 지식인 사공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는 결국 중조산(中條山) 왕관곡(王官谷)에 휴휴정(休休亭)을 짓고 은거한 후 도가와 불가의 경전을 읽으며 시작(詩作)에 전념했다. 그러다가 당나라 마지막 황제인 애제(哀帝)가 시해되자 음식을 끊고 향년 72세로 순절했다. 『구당서(舊唐書)』에는 「文苑.. 2018. 8. 25.
태풍, 신의 분노? 한시, 계절의 노래(152) 태풍(大風) 송 범성대 / 김영문 選譯評 태풍 앞서 이는 구름해신 집에서 불어와 하늘과 대지에도갑자기 모래 날리네 수고롭게 남은 더위깡그리 쓸어가도 미친 듯 불어대며벼꽃은 해치지 말길 颶母從來海若家, 靑天白地忽飛沙. 煩將殘暑驅除盡, 只莫顚狂損稻花. 올해 일본과 중국으로만 향하던 태풍이 드디어 한반도를 향해 질주해오고 있다. 100여 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린 사람들은 올해는 왜 태풍조차 우리나라를 외면하느냐고 원망을 품기도 했다. 재난의 상징인 태풍을 기다리다니…….그만큼 올 여름 더위가 극심했음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더러는 더위를 식혀주고 가뭄을 해소해주면서 바람은 약한 태풍, 즉 착한 태풍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태풍은 강풍과 폭우를 몰고 와서 인간에게 엄청.. 2018. 8. 25.
불사不死를 꿈꾸며 한시, 계절의 노래(151) 꿈속(夢中) 당 사공도(司空圖) / 김영문 選譯評 사랑하는 이 몇이나이 세상에 남아 있나 노을 사다리 타고 올라만났다 돌아왔네 봉래산 영주산을길이길이 사들여서 우리 가족 함께 터 잡아고향 산천 삼으리라 幾多親愛在人間, 上徹霞梯會却還. 須是蓬瀛長買得, 一家同占作家山. 정말 몇 명 남지 않았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로 계산해도 헤어진 지 벌써 65년째다. 그 해에 태어난 자녀가 있다면 올해 우리 나이로 66세가 된다. 그럼 그 부모의 연세는 어떻게 되나? 헤어질 때 최소한으로 잡아 20세였다 해도 무려 86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장에 나온 최고령 어르신이 101세 할아버지이고, 그 다음이 99세 할머니다. 난리로 헤어진 자식을 만나려고 저렇듯 끈질긴 삶을 이어오신 듯하다. .. 2018. 8. 2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