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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285

임하필기가 증언하는 수선화 수선화(水僊花)의 계절이다. 이유원은 《임하필기》 제32권 에서 이르기를 삼여첩(三餘帖)에, “여성(女星)이 흩어져 배현(配玄)이 되었다.” 하였는데, 배현은 곧 지금의 수선화이다. 《병사(甁史)》에, “수선은 품격이 매우 청초하다. 직녀성(織女星)의 다리인 옥청(玉淸)이다. 한 포기에 잎이 많은 것을 진수선(眞水仙)이라 하고, 외쪽 잎이 나는 것을 수선이라 하고, 꽃잎이 많은 것을 옥영롱(玉玲瓏)이라 한다.” 하였다. 내가 이 꽃을 매우 좋아하여 사는 집에 편액을 써서 걸기를 ‘종수선삼백본(種水仙三百本)’이라 하였으니, “문을 열고 한 번 웃으니 큰 강이 가로질러 흐르네.[開門一笑大江橫]”라는 시구의 뜻을 본뜬 것이다. 이하거(李荷居)가 내의원 제조 직함을 가지고 기첩과 만나니, 온 세상이 놀라고 이상.. 2023. 3. 17.
기삼연奇參衍〈백석헌에 차운하다[次栢石軒韻]〉 소생의 늘어뜨린 머리 지금까지 검은데 晩生髫髮只今蒼 여기서 함께 가르침 받던 일 떠오릅니다. 感昔頻同鯉對堂 사랑채 덮은 동백 그늘 더욱 짙푸른데 覆屋栢陰靑勝黛 백석헌 숨결 잃고 서리 맞아 썰렁해라. 戴軒不氣冷侵霜 아끼던 물건과 고향은 길이 변함없건만 敬㘬桑梓長無替 문미에 편액이 걸려서 집엔 빛이 납니다. 扁入門楣奧有章 심사는 세한에도 철저히 바꾸지 않았으니 心事歲寒峭不轉 우리집 걸출한 분을 의지하고 우러릅니다. 依瞻宗黨白眉良 [해설] 호남창의대장 성재(省齋) 기삼연(奇參衍, 1851~1908)이 삼종형(三從兄) 기양연(奇陽衍, 1827~1895)의 백석헌(柏石軒)에 차운한 시이다. 오늘날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하남 마을 행주 기씨 대종가인 하남정사 사랑채가 백석헌이었다. 기양연은 홍문관 교리(弘文館校理).. 2023. 3. 1.
석도石濤 왕원기王原祁 합작 난죽합작도蘭竹合作圖 청나라 석도石濤(1642~1708) 와 왕원기王原祁(1642~1715)가 함께 그린 《난죽합작도蘭竹合作圖》 2023. 1. 16.
불행에 이르는 세 가지 조건 이천伊川 선생[程頥] 이르시길 “사람에게는 세 가지 불행이 있으니, 어린 나이로 과거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오름이 첫 번째 불행이요, 부형의 권세에 기대어 높은 벼슬을 함이 두 번째 불행이요, 높은 재주가 있어 문장을 잘함이 세 번째 불행이다. 〔人有三不幸 年少登高科 一不幸 席父兄之勢為美官 二不幸 有高才能文章 三不幸也〕” 라고 하셨다. 《二程全書 遺書》 2023. 1. 10.
천지간의 좀벌레 이천伊川 선생[程頤]이 이르시길, “지금 농부들이 심한 추위와 무더위와 장마에 깊이 밭 갈고 잘 김매어서 파종한 오곡을 내가 먹고, 온갖 장인이 솜씨를 부려 만든 기물을 내가 사용하고, 군인이 무장하고 지키는 나라에 내가 편안히 살고 있는데, 만일 이처럼 한가롭게 세월이나 보낸다면, 이는 바로 천지간에 한 마리 책벌레가 되는 것이다. 공덕과 은택이 사람들에게 미치지도 못하고 별다른 일을 할 수도 없으니 오직 성인이 남긴 글을 모아 엮어서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今農夫祁寒暑雨、深耕易耨、播種五榖。吾得而食之。今百工技藝作爲器用。吾得而用之。甲冑之士披堅執銳以守土宇。吾得而安之。却如此閒過了日月、即是天地閒一蠹也。功澤又不及民、別事又做不得、惟有補緝聖人遺書、庶幾有補爾。] 라고 하였다. 《二程全書》 卷18 〈遺書·伊川先.. 2023. 1. 7.
공검지 썰매 가른 권문해權文海 권문해(權文海), 〈달밤에 김임보 홍민과 썰매를 타며 공검지에서 놀다[月夜 與金任甫 弘敏 乘雪馬 遊恭儉池]〉 십 리 편평한 호수 옥으로 놓인 다리 十里平湖玉作橋。 썰매 치달리니 흡사 준마로 질주하 듯 雪轎馳似馬蹄驕。 덜커덩덜커덩 풍이 굴을 메아리치니 轔轔響徹馮夷窟。 풍뢰에 성난 교룡 일어난 것 보시리라 應見風雷起怒蛟。 《초간집(草澗集)》 권1에 수록된 시인데, 언제 쓴 것인지는 모른다. 어느 달 밝은 겨울밤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 1534~1591)와 사담(沙潭) 김홍민(金弘敏, 1540~1594)이 옥다리가 놓인 듯 꽁꽁 얼어붙은 상주(尙州) 공검지(恭儉池)에서 썰매[雪馬]를 타고 신나게 질주하셨다. 물을 뿌리고 매끄럽게 관리를 하지 않아 빙질이 좋지 않아 썰매 덜컹대는 소리가 메아리쳤으리라. 풍..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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