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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1611

너덜너덜한 동의보감이 진짜 세계기록유산 대전 한밭교육박물관이 전시 중인 동의보감이다. 보다시피 너덜너덜하고 무엇보다 인본印本 상태가 불량하기 짝이 없다. 보나마나 목판으로 찍어낸 것인데 판본 상태가 형편 없다. 이건 먹을 발라 찍어내는 수준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본래 목판 상태가 그러해서 빚어진 현상이라 봐야 한다. 이렇게 좋지 아니한 목판으로 찍어낸 것들은 그닥 인기가 없다. 왜? 읽기 편하지 않아서다. 보기 불편해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쇄본들. 목판이건 금속활자건 문화재로 지정된 것들을 보면 끼끗하기 짝이 없어 글자들 상태를 보면 무슨 패션쇼를 보는 듯해서 금속활자는 그것이 주는 그 특유한 날카로움은 보는 이의 경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판본은 실상 독자가 없었다는 뜻이다. 판본이 좋다는 말은 그만큼 독자가 없었다는 뜻.. 2024. 3. 23.
구순각목공렬토기발口脣刻目孔列土器鉢이라는 말 앞서 이 이야기를 한 김에 이 글자를 분석하기로 한다. 저 표현에서 결국 몸체는 鉢[발]이다. 어떠어떠한 발, 이런 의미라 결국 그 앞에 오는 口脣刻目孔列土器[구순각목공렬토기]는 이 鉢을 수식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좀 더 확실히 표현하면 口脣刻目孔列土器之鉢이 된다. 그 앞에 오는 口脣刻目孔列土器는 각각 口脣 / 刻目 / 孔列 / 土器 라는 말 합성어인데, 네 가지에 이르는 이것들이 각각은 또 어찌 연결되는가? 이를 위해서는 하나하나 분석이 필요하다. 첫째 口脣[구순]이다. 난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다만 저 토기를 수식하는 그 맥락으로 보아 질그릇을 구성하는 여러 부문 중에서도 아가리 혹은 테두리에 해당하는 지칭이다. 그렇다면 왜 口脣이 이상한가? 口는 입이요, 脣[순]은 입술을.. 2024. 3. 22.
김해 대성동고분의 이른바 꽂이용 빗(1) 櫛? 簪? 김해 대성동박물관이 91호분과 함께 2014년 조사한 대성동고분군 88호분은 금관가야 최고 유력자급 인물이 묻힌 곳으로 판단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순장이 확인된 까닭이다. 이를 조사한 박물관에서는 무덤을 만든 시기를 91호분은 4세기 2/4분기, 88호분은 4세기 3/4분기로 설정했거니와 이렇게 슬라이스 짜르듯 연대가 확실한가는 치지도외한다. 다만 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대략 서기 350~400년 무렵 만든 것으로 추정한다 정도로 해둔다. 이 무렵이면 신라로서는 내물왕 시대에 해당하며 일본 열도는 고분시대라 해서 볼품없는 자들의 대표 증상, 곧 껍데기 크게 만들기에 돌입한 초창기에 해당한다. 이 무렵 금관가야 지배자급 무덤 양상을 보면 왜색이 대단히 짙은데 저들 무덤이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것이 꼭 .. 2024. 3. 22.
시체 얼굴에 수은을 쏟아부은 고대 일본 무덤[2] 검劍과 경鏡 이런 신선을 시해선屍解仙이라 한다. 이런 측면이 고대 일본에서는 어떻게 구현하는가? 놀랍게도 저 칼이 세트를 이루어 출현했다. 무엇과 세트인가? 칼이 나왔으면 당연히 따라 나와야 하는 유물이 있다. 시체 얼굴에 수은을 쏟아부은 고대 일본 무덤[1] 검劍과 경鏡 시체 얼굴에 수은을 쏟아부은 고대 일본 무덤[1] 검劍과 경鏡 위선 이 소식을 접하기 전에 일본 고고학계에서 통용하는 특유한 용어를 알아둠이 좋다. 먼저 할죽형 목관割竹形木棺이란 말이 있다. 얼빠진 한국고고학도 중에서도 이 용어를 그대로 가져와 historylibrary.net 앞선 저 글 말미에서 나는 이와 같이 적었다. 작금 일본 고고학을 달구는 4세기 후반 무렵 고분시대 일본국 나라奈良 부웅환산고분富雄丸山古墳[도미오 마루야마 고훈] 발굴성과를.. 2024. 3. 21.
광개토왕비 3분지1 비면에 5천자 장편 서사시를 쓴 낭혜화상비 충청남도 보령시 성주면 성주사 터에 남은 이 비석은 주인공 행적을 적은 비신碑身을 중심으로 그 받침에 해당하는 거북 모양 비좌와 용을 새김한 이수에 이르기까지 사람으로 치면 몸통과 발, 얼굴 삼박자를 온전히 갖춘 것이라 전제 높이는 4.55m라지만, 이를 받침과 이수가 없는 광개토왕비에 견줄 때는 당연히 비신만을 적출해야 하니, 비신은 높이 263㎝, 너비 155㎝, 두께 43㎝라. 이 비면에다가 최치원이 쓴 낭혜화상 무염無染 행적을 물경 5천120글자에 달하는 장편 서사시로 써내려갔다. 광개토왕 고담덕 추념비와 비교하면 3분지 1 크기밖에 되지 않는데, 높이 6.3m에 달한다는 저짝에는 고작 1775자를 써내려갔지만, 장대한 책 한 권을 너끈히 적었다. 이 둘만 비교해도 저 고구려 웅혼 운운한 광개토왕.. 2024. 3. 20.
식륜埴輪, 그 끝을 향해 달리는 메스리야마고분メスリ山古墳(1) 한국고고학도들이 동경국립박물관보다 많이, 그리고 자주 가는 데가 나라현립奈良県立 가시하라고고연구소橿原考古学研究所라는 데라, 나 역시 이짝을 훨씬 많이 다녔으니 왜 이 촌구석을 그리도 선호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암튼 한국에서 고고학으로 방귀께나 낀다는 사람은 한 번쯤 가야 하는 성지로 군림한다. 이 연구소는 부속 박물관을 두고 있거니와, 나라현에서 발굴한 고고상품 중 쓸 만한 건 나라국립박물관보다는 이쪽을 가는 편이 좋기는 하다. 유물 관리시스템이 우리랑은 조금 달라 저짝에서는 발굴한 기관이 다 틀어쥔다. 우리가 박물관에 왜 줘? 딱 이거다. 죽쑤어 개주는 꼴을 적어도 일본국에서는 안 당한다. 암튼 저 박물관을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위선 그 입구를 장식하는 무수한 하니와에 놀라고, 다음으로는 그 압도하는.. 202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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