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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33

고속도로휴게소에 대하여 자형은 연세도 있지만 건강 문제도 있어 고속도로 모든 휴게소는 반드시 들른다. 그래서 서울서 부산 가는데 꼬박 하루를 잡아먹는다. 저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이젠 서울 부산을 네 시간에 쉼없이 주파하던 삼십대가 아니다. 생리 문제도 있겠지만 더는 저리할 체력도 없고 무엇보다 다 부질없더라. 그래서 요즘은 달리다 좀 피곤해지는가 싶음 그냥 휴게소로 들어간다. 고속도로 올라타자 만나는 추풍령휴게소에선 커피 한 잔 뽑았다. 조금 달리다 죽암이 보이기에 또 들렀다. 누구도 날 쭂지 아니하는데 왜 그리 사납게 달렸을까 싶다가도 그땐 피가 끓어서라 해둔다. 2023. 12. 17.
[백수일기] 오직 두 가지만 있는 길 강요 백수 cb가 어디로 움직인단 소식이 있을 때마다 나는 꼭 묻는다. 돈 되는 행차냐? 왜? 백수는 돈 되는 곳만 가야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하나하나가 다 돈이다. 톨비 교통비 식비 등등 다 제하고 나면 정부 단가 기준 지방 회의는 안 가는 게 좋다. 왜?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돈 나오는 데는 가야 한다. 담번에 안 불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은 하나를 더 확인한다. 돈 나올 가능성이 있는 덴가? 백수한테는 실은 이게 고민이다. 백수한테는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오늘이 급한데 장기투자를 어찌 생각한단 말인가? 일단 오늘 땡기고 봐야 한다. 이는 자발백수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마누라 목소리 톤이 변해가는 걸 느낀다. 점점 데시벨이 높아진다. 위험신호다. 튀어야 한다. 눈에 자주 띄면 .. 2023. 12. 17.
[백수일기] 월요일 출근길이 무슨 말 들이 닥친 한파에 날씨 관련 소식이 아무래도 많아지거니와 더구나 눈까지 내린다니 빙판길 조심하라 걸을 땐 보게또에 손 넣지 마라 그래 공자님 말씀 다 이해하겠지만 도통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말이 있으니 월요일 출근길 빙판 조심? 월요일은 무엇이며 출근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추우면 안 나가면 될 일이요 출근은 왜 한데? 집에서 할 수도 있자나? 2023. 12. 17.
배추쌈 이상 가는 식단 없다 주식은 배추라 저거 하나에 찍을 된장 하나로 너끈하다. 씹어 배추가 물어내는 즙으로 국물을 삼고 바른 된장이 반찬 아니겠는가? 산해진미가 따로 있는가? 꼭 수육이 있어야 하리오?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가 운율 아니겠는가? 로마가 그리워한 것이 이 배추쌈이었다. 2023. 12. 16.
폭설 혹은 한파에 갇힌 고향에서 뽀개는 손주놈 웨하스 갇혔다. 하룻밤 유숙하며 엄마 보고 상경한댔다가 갇혔다. 서해안 쪽 기상 조건이 안좋아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진 여파인지 고속도로 사정이 안 좋대서 일단 사태 관망 중이라 배차 싣고 점심 먹고 출발하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어찌될 지는 모르겠다만 마누라쪽에서 차를 내일인가 쓰야 한다는 엄포가 있었으니 일단 고속도로 사정 살핀다. 방안을 뒤지니 웨하스가 나온다. 뽀갠다. 달다. 좋다. 늙을수록 입맛이 애들을 닮아간다는데 이 달콤함이 혀끝을 강렬히 자극한다. 손자놈이 자주 내려와 난동을 피고 가는데 그놈이 먹다 다음을 위해 꼬불쳐 둔 것임에 틀림없다. 제조회사는 지금껏 신경쓰지 않았는데 크라운제과에 넘어간 해태다. 이런 좋은 걸 만들고서도 왜 망했을까? 그야 망하건 말건 난 다시 한 봉다리 더 뽀갠.. 2023. 12. 16.
엄동설한 배추장사 나선 백수 수도암 학술대회가 나로선 유럽 떠나면서 뵙지 못한 엄마 찾는 날이었으니 담주엔 아버지 제사라 다시 내려오긴 해야 하지만 마침 잘 됐으니 오늘부터 이른바 최강 한파라 해서 배추를 뽑아야 했으니 그거 손수레로 싣고 날았다. 하도 바람이 매섭게 불어대고 눈발까지 날리는 마당에 콧물 눈물이 절로 흘러 누가 보면 선친 그리워 흘리는 눈콧물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뽑는 엄마가 이르기를 요새도 배차가 자란 모양이라 어수 커여 그러고 보니 속이 옹골차다. 지금 뽑지 아니하면 다 얼어벌 테니 잘됐다 싶다. 저번에 이미 실어다 나른 배차들은 김장독에 들어갔다. 몇 포기 뽑아가서 괴기 쌈이나 해야겠다. 백수가 되다 보면 다 장사로 보인다. 배추 시세는 어떤가? 이문은 남을까? 기름값 빼고 나면 얼마나 남지? 202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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