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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33

《돈황변문교주敦煌變文校注》 저자의 토로 나는 그 당시 《돈황변문교주敦煌變文校注》의 저술 출판이 나의 승진을 가져다주기를 내심 바랐었는데, 이 책이 출판될 때 나는 이미 정교수가 되어 있었다. 《돈황변문교주》는 내가 승진하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고, 벌어들인 원고료도 얼마 되지 않았으며(초반에는 오히려 4만 위안을 출판사에 보내야 했다), 다만 내게 마음의 병과 허영심만 가져다 주었다. '마음의 병'이란 백만자가 넘는 분량을 만년필로 한 글자 한 글자씩 손수 적어나가야 했던 것 외에도, 조자造字와 조판, 한 번에 장장 한 달 보름이 꼬박 걸리는 교정을 여섯 차례에 걸쳐 해오는 동안 심장 스트레스의 급증으로 부정맥이 유발하여 20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에너지'를 보충해줘야만 했던 일을 말한다. 이 '에너지'는 내가 너무 말라 살 좀 찌라고.. 2023. 8. 7.
여름 발악하는 가을 문턱 숲에서 산초를 맡는다 수은주 38도 39도라지만, 또 그것이 참을 수 없을 만치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이미 아침 저녁 공기를 보면 완연 가을로 들어서는 징후가 뚜렷하니 조물주 조화는 신비롭기 짝이 없어 이는 결국 여름이 가기 싫다는 발악에 다름 아니라, 그만큼 마지막 결기라고 해두어야 한다. 항용 비유하지만 소나무는 죽기 직전 솔방울을 비처럼 쏟는 법이라 죽음에 대한 직감에서 번식의 본능이 발동하는 까닭이며 또 그제인가 도살장에서 도망친 소 심정이랑 다를 바 하등 없다. 사람이라고 무에 다르겠는가? 마지막이 절규 아닌 사람 있던가? 습도가 약해지니 그만큼 더 뜨거울 수밖에 없다. 가만 둬도 물러날 여름이라 제풀이 지치도록 놔둠이 순리라 하겠다. 그 여름이 마지막 발악을 일삼는 오늘 차를 몰고 언제나처럼 임진강변을 달려 파주 어.. 2023. 8. 6.
[오늘의 찌라시] 반짝반짝 빛나는 나전에서 카페제2공단까지 파주가 준 선물 오늘 습득한 찌라시라 지역으로는 파주 구체로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과 그 주변으로 한정한다. 동선은 더 있으나 건진 게 없으므로 생략한다. 이 반짝반짝 빛나는 은 파주관 특별전시 제목이라 책갈피도 가져가라 꽂아놨는데 1인 1장이라 했지만 뭉탱이로 집어왔다. 내가 지나고서 책갈피 농가주는 코너는 텅 비었다. 저 갈피가 갈수록 소요가 많다. 저 특별전은 앞선 글 참조 아울러 잠깐 공개하는 하피첩 찌라시도 쟁였다. 파주관 문 나서는데 이뿐 여성 두 분이서 붙잡고는 민속관 이용 실태 앙케이트 조사 응해달라 생글생글 웃는데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선 응하면서 다 A뿔을 선사했다. 몇 번 와 봤냐기에 글쎄 다섯 번? 하니 흠칫 놀라기에 괜히 우쭐해하며 똥폼 잡았다. 물티슈를 한 통씩 주는데 일행까지 두 통 쟁였다. 근.. 2023. 8. 6.
드라마 방영시간을 유감한다 그래 인생 뭐 있나? 재미있는 드라마 보고 재미난 곳 찾아다니며 킬링타임하며 때론 없는 허영도 채우는 것 아니겠는가? 이야기가 유치찬란해? 나 역시 그런 시절 있었다만 제아무리 유치짬뽕해도 하나하나 페부 찌르지 아니하는 말 없더라. 문젠 방영시간. 넷플릭스니 뭐니는 난 여즉 딴나라 얘기라 본방을 사수해야 하는데 저 방영시간이 사람을 죽인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 생체리듬이 오십대 들어서며 갑자기 변해서 초저녁 잠이 그리 쏟아진다. 저녁만 먹으면 그대로 골아떨어져서는 새벽에 일어나 빈둥빈둥하는 삶을 산다. 이제 막바지로 치달은 저 킹더랜드만 해도 어째 계우 방송시작까지는 버텼지만 이내 뻗어버리고 말았으니 방송사들 상술이겠지만 저 방영시간 좀 어케 좀 당겨주었음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저 시간대는 그 옛.. 2023. 8. 6.
유럽식 ground floor와 한국 불탑의 기단基壇 같은 서구권이라 해도 미국과 유럽은 우리가 말하는 1층 개념이 달라서, 유럽에서는 우리가 말하는 로비가 있는 1층을 그라운드 플로어 ground floor 이라 해서, 그네가 말하는 1층은 실은 우리네 관념으로는 2층이다. 다만 그렇다 해서 그네들이 말하는 1층 first floor에 그 건물 층수가 시작하는 그런 개념이 아주 없는가 하면, 이 퍼스트플로스에 안내 데스크 같은 시설을 설치함을 더러 목도하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싶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게 아주 달라서, 저들은 그라운드 플로어가 따로 없어, 그것이 바로 1층이라, 그러고 보면 우리가 현재 말하는 건물 층수 개념은 미국식 전통에 닿아 있음을 알겠다. 다만, 전근대로 올라가면 이것이 달라져서 신기하게도 유럽식 전통과 닿는다. 불탑이 몇 층.. 2023. 8. 4.
정초定礎가 착공에서 준공까지? 지금은 한국자연사박물관으로 명패를 바꾼 계룡산자연사박물관 정초 돌이다. 이를 보면 정초定礎라는 말을 착공着工과 준공竣工을 합친 합성어로 본다는 뜻이다. 그러니 정초라는 간판 아래 각기 착공일은 2003년 2월 17일이라 하고 준공일을 2004년 9월 20일이라 하지 않았겠는가? 내 의문은 저에서 비롯한다. 정초定礎란 글자 그대로 주춧돌을 놓는다는 뜻이거니와, 저 둘 중에서는 착공이다. 실제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를 봐도 저에서 하등 엇나감이 없어 【…을】 「1」 사물의 기초를 잡아 정하다. 「2」 『건설』 기초 또는 주춧돌을 설치하다. 라고 푸니 분명히 착공을 말한다. 한데 이상하게도 한국 건설현장에서는 비단 저만이 아니라 착공과 준공을 합쳐 공사 일체 전반을 의미하는 말로 광범위하게 사용함..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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