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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4

여의도선 벚꽃 vs. 인왕산은 산불 두 군데 다 난리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라 여의도선 벚꽃 구경 인파로 미어터지고 인왕산은 화마가 덮쳐 인근 주민들까지 대피하는 대소동이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같은 시간이 빚어내는 풍경이다. 둘 다 계절성이 아주 강하지만 한쪽은 이 시즌이면 으레 이런 일이 일어나고 다른 쪽은 이 시즌의 특권이긴 하나 좀처럼 드문 불규칙성을 갖는다.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탓하겠는가? 단군조선 이래 으레 그랬다. 한쪽에선 누군가 죽어갈 때 다른 쪽에선 누군가는 태어났다. 2023. 4. 2.
전통문법론, 그것을 직접 계승한 일반언어학, 특히 변형생성문법의 경우 전통문법 학교문법론자들이 문법을 찾았다면 일반언어학론자들은 비문법을 착목했다. 전자가 그라마티컬을 추구한데 견주어 후자는 언어현상에 빈발하는 언그라마티컬을 주시하면서 그에서 언어학의 일반법칙을 추구했다. 그런점에서 후자는 전자를 경멸하고 그에서 한발 더나아가 그들은 언어학도 아니라 깡그리 무시했지만 후자야말로 전자의 직접 유산이며 그 직계후손이다. (2015. 3. 17) *** 이 점에서 20세기 언어학 혁명이라는 촘스키 변형생성문법 이론이란 것도 실상 전통 문법의 직접 계승이며 직계 후손이다. 그가 말하는 인간의 생득적인 언어습득 능력이란 실상은 교육화한 학교문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간은 미지하는 힘으로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을 타고 나지만 문법을 동반하지 아니하는 소리를 언어라 할 수 없다... 2023. 3. 17.
뒷방으로 밀려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정희 회심작 중 하나인 성남 운중동 한국학중양연구원이다. 출범 당시 이름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거 개장하고 얼마 뒤 박정희는 탕탕탕에 갔다. 박정희 유산이라 해서 적지 않은 질타를 받은 곳이기도 하며 실제 그것이 타당한 면이 많다. 한국정신문화 탐구를 내걸었지만 정신교육하는 감옥과도 같은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 국책연구원이 이룩한 무수한 성과가 있으니 구비문학대계와 민족문화백과사전 편찬과 같은 일은 불후하다. 나름 한국적 풍토를 살린다며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건축물을 만들었다. 주변 풍광은 천지개벽이라 내가 이곳을 출입처란 이름으로 들락거리기 시작한 1998년 말만 해도 그야말로 운중동雲中洞, 구름 속 동네, 선경 같아, 비가 오는 때나 비온 직후 연무에 쌓인 이 동네는 귀곡산장을 방불했다. (2.. 2023. 3. 17.
哀金公之文, 김도경 교수를 애도하며 공은 휘가 도경이라. 그의 가문 내력에 내가 아는 바는 거의 없다. 다만 장인이 저명한 목수 신영훈이며, 그의 부인 역시 아버지를 이어 한옥학교를 운영한다. 그는 한국 고건축학계의 신성이었다. 고려대 건축학과 주남철 교수 지도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현장에서 실무를 아울러 익혔으니, 그야말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중견 중의 중견이었다. 공은 늘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속내가 어떠한지까지는 내가 파고 들지 못했으나, 언제나 그 미소는 상대를 편안케 했다. 퍼머를 한 여파인지 알 수는 없으나, 언제나 그의 머리카락은 곱슬에 장발에 가까웠다. 나랑 그리 가찹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멀지도 않았다. 술을 못 마시는 내가 술을 즐기는 듯한 그와 술로 고리를 엮을 수는 없었다. 이런저런 일로, 우연히 .. 2023. 3. 4.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미 고창 팸투어 가는 날이 장날이리 바닷바람 매서웠다. 연합뉴스 K컬처아카데미가 팸투어를 했으니 고창방문의해를 선언한 전북 고창을 1박2일로 도는 중이다. 고창으로서는 올해 첫 팸투어인데다 우리 또한 첫 팸투어라 신경을 많이 썼으니 특히 고창의 지원은 전폭이라 우리는 감읍할 따름이다. 어제 첫날은 각중에 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바람까지 거세고 답사지가 해변이라 곤혹스러움이 있어 애초 계획한 일정에 약간 변동을 줄 수밖에 없었지만 겨울 끝 바다풍경은 그 특유한 맛이 있어 다들 만족스러하니 나 또한 만족스럽다. 고창군에선 환영만찬까지 마련해주고 풍천장어로 뱃가죽에 기름칠을 했으니 아침까지 느끈하다. 군에선 노형수 부군수께서 이 지역 특산 복분자를 들고 납셔주셨다. 구시포 해변에선 갈매기랑 놀았으며 해변 카페서 에소프레소 한.. 2023. 2. 26.
쌍화차의 끝판왕 정읍이 내세우는 문화상품이라면 내장산이 제일일 것이요 그 다음이 한우랑 쌍화차라 할 만하니 맨 후자를 추동하고자 정읍에서는 정읍쌍화차거리를 만들어 특화했으니 그에 어울리게 저 주변으로는 쌍화차를 킬러콘텐츠로 내세운 업소 수십 군데가 다닥다닥 디스트릭트를 형성하여 성업 중이라 저곳은 두어 번 가서 생계란 동동 띄워 시음하기도 했거니와 오랜만에 남도행 감행한 오늘도 그리할 작정이었더니 마침 이곳을 은거 중인 김창환 형한테 기별하니 어디냐 해서 여기다 했더니 다른 곳을 한사코 안내하며 버럭하기를 정읍에 왔으면 정읍 사람 말을 들어야 할 거 아니냐 하더라. 뭐 그저그런 데겠지 하면서도 속아주자 하는 생각으로 그가 안내하는 약속 장소로 향했으니 그곳이 저곳이라 주변엔 이렇다 할 유사 업소는 없고 오직 저곳만이라 .. 2023.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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