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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5

리즈 시절을 구가한 유지인 장미희 젊은 분들은 뉘신가 하겠지만 유지인이다. 이 분은 또 뉘신가 하겠지만 장미희다. 정윤희와 더불어 트로이카를 구가하던 시대 저 누님들은 천상에서 재림한 미네르바였다. 저들이 지금은 표독한 시어머니로 등장하곤 하니 선녀는 시어머니인가 보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초한다. 2024. 2. 1.
몽진蒙塵, 비행기로 도망가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유습 몽진蒙塵은 글자 그대로는 먼지를 뒤집어쓴다는 뜻이다. 저 글자 그대로 쓰이는 경우도 있고, 비유해서 흔히 최고 권력자가 도망가는 신세를 묘사할 때 인신引伸해서 쓰기도 한다. 간단히 임금의 도망 도주를 몽진이라 한다. 회남자淮南子 무칭훈繆稱訓에 이르기를 “蒙塵而欲毋眯,涉水而欲毋濡,不可得也。”라 했으니, 이는 먼지를 뒤집어 쓰고서도 앞이 잘 보이리라 기대하겠으며, 물을 건너면서 옷지 젖지 않기를 바라겠는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는 뜻이라, 이 경우는 글자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 쓴 모습을 형용한 말이다. 좌전左傳 희공僖公 24년 조에는 “天子蒙塵於外, 敢不奔問官守?”라 했으니 천자께서는 지금 밖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계시니 어찌 관원들한테 묻지를 않습니까? 라는 뜻이라, 이 경우는 임금의 피난을 말한다. 후.. 2024. 1. 31.
추녀, 못생긴 여자가 많은 강화 전등사 (이하 2011.06.30 11:16:37 글이다.) 태풍 ‘메아리’가 한반도에 상륙한다고 난리를 친 바로 그날, 그러니까 2011년 6월26일 일요일, 나는 강화도를 답사 중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인 듯 싶었지만 그런 대로 운치가 있었으니, 폭풍우가 휘몰아 칠 땐 사실 조선왕릉이나 경주의 대릉원 같은 델 가야 제격이다. 내 기억으론 이날 오전 장마전선과 결합한 태풍은 위력이 대단했지만, 서해상을 따라 북상해 이날 오후 혹은 저녁이면 옹진반도 부근을 통해 북한으로 상륙한다던 태풍은 이내 온데간데없어지고, 하늘은 청명하단 할 수는 없지만, 공활한 호천昊天과도 엇비슷한 하늘이 펼쳐졌다. 먹구름에 가까운 구름 색깔을 솜사탕 색으로 바꾼다면야 영락없는 가을 같은 하늘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오전, 기상청에서는 .. 2024. 1. 28.
삼피에트리니sampietrini, 21세기 대한민국을 침공한 로마 로마 특유하는 보도블럭 삼피에트리니를 한국에 적용한 사례를 더러 보는데 국내서도 이 디자인을 혹닉하는 건축가가 있다. 그가 보기에도 천편일률하는 아스팔트 바닥을 증오해서 이리 한 모양인데 그것을 보거나 경험하는 사람들 반응은 어떤지 모르겠다. 로마에서는 16세기에 등장해 18세기에 보편화하는 이 전통은 지금. 로마에서는 철거하느냐를 두고 내내 논란이 되거니와 그런 디자인이 느닷없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부활하고 있으니 좀 기분이 묘하다. 유의할 점은 명백히 로마의 그것을 우라까이 했음이 분명하지만 예서는 이른바 현지화라 이를 만한 변형이 관찰되는 대목이어니와 첨부 앞 사진 김포 어느 지역 보도블럭이 그렇다. 한데.. 같은 지역에서 로마 원단 산피에트리니도 짬뽕해서 나타난다. 의도가 뭘까? 그냥 심심해서?.. 2024. 1. 26.
[백수일기]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이런 친구들이 있단 소문만 알았지 나는 그와는 초연한 삶을 살았다. 한데 놀랍게도 저들 아이디가 우리 집안에 모두 있고 더구나 저것들을 마누라 아들놈 말고도 심지어 장모님까지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처연하여 아들놈 불러 나도 깔아 달라 했다. 답변은 이랬다. "아부지 서재 TV는 연결 안되. TV가 안 되는 거야. 내 아이디 줄 테니 그걸로 봐." 한 마디 더 붙인다. "어차피 요새 할 일도 없자누?" 2024. 1. 22.
[自述] 한문과의 만남 돌이켜 보면 내가 한문에 혹닉惑溺이랍시고 한 시절은 중2 무렵이었다. 다른 자리에서도 줄곧 말했듯이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엔 책이라곤 교과서와 동아전과가 전부였으니 한문 교재라고 있을 리 만무했다. 한데 어찌하여 그 무렵에 이웃집 형이 쓰는 고등학교 한문책(소위 말하는 한문2가 아니었나 한다)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거니와, 한데 또 어찌하여 이를 살피니, 그에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赤壁賦적벽부(전후편 중 전편이다)와 태백太白 이백李白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를 만나게 되었다. 중학생이 뭘 알겠냐만, 그걸 번역문으로, 그리고 원문과 대략 끼워 맞추어 읽고는 얼마나 가슴이 벅찼는지 그날로 단숨에 두 작품을 반복하여 읽고는 전체를 암송해버렸다. 지금은 적벽부라 해봐야 壬戌之秋임술지추 七月旣望칠월기망이란 그 ..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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