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문화 이모저모

《삼국지三國志》 한전韓傳과 《후한서後漢書》 한전韓傳

by 한량 taeshik.kim 2020. 10. 17.



두 사서 한전韓傳에 대한 압도적 이해는 A다. 다시 말해 범엽范曄(398~ 445)이 《후한서後漢書》 한전韓傳을 지으면서 그 前 시대에 나온 진수陳壽(233~297)의 《삼국지三國志》 한전을 축약하고, 나아가 그러면서 《후한서後漢書》인 까닭에 후한 이후 삼국시대 이래 관련 기록은 삭제했다고 주장한다. 그런 까닭에 《후한서後漢書》 한전은 단순 축약 발췌본이라 해서 거의 주목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라 내가 아무리 따져봐도 B다. 시건방지기가 김태식 열배는 더한 범엽에겐 진수는 안중에도 없었다. 자존심 강한 범엽은 시종 타도 반고를 외쳤으며, 그를 제끼고 사마천과 어깨를 겨루고자 했다. 진수 삼국지는 역사서 자체로도 그렇고, 문장으로 봐도 어린애 장난 같다. 하도 날림으로 써서 같은 삼국지 내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데가 한둘이 아니다. 

이런 혼란은 한전에서 특히 두더러진다. 예컨데 한韓에서는 그 규모에 따라 수장 명칭이 신지臣智 이래 읍차邑借까지 다섯 가지가 있었다지만 꼴랑 신지와 읍차 두 가지만 보일 뿐이고, 그 마한馬韓 전에는 성곽이 없다 했지만 그 기술에는 사람들이 지게를 지고 성곽을 쌓는다 해서 스스로 착란을 일으킨다. 

이는 무엇 때문이가 하면 편찬자 진수의 혼란이다. 이것저것 포폄 분석없이 끌어다가 우라까이 하는 바람에 빚어진 것이다. 역사로서 《삼국지》 한전은 빵점짜리다.

이런 혼란이 《후한서》 한전엔 거의 없다. 예컨대 《삼국지》에서는 韓을 구성하는 제국諸國 우두머리가 그 규모에 따라 신지臣智 이래 읍차邑借까지 다섯 등급이 있다 했지만, 《후한서》는 그 다섯 등급 명칭을 신지臣智·험측險側·번예樊濊·살해殺奚·읍차邑借라 해서 다 든다. 이는 《후한서》가 《삼국지》를 단순히 축약 전재한 데 지나지 않는다는 데 대한 일대 배신이다. 베꼈다는 데서 어찌하여 모본母本에서는 없는 말을 집어넣는다는 말인가?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가? 《후한서》와 《삼국지》가 같은 책을 참조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전재하면서 후자는 생략하는 방식을 취한 반면, 전자는 충실히 전재한 것이다. 


실제로 범엽 이전에 《후한서》로 알려진 것만 해도 8종이나 된다. 이 8종에다가 다른 것들을 버무려 범엽은 취사선택해서 《후한서》를 만들었다. 진수 역시 《삼국지》를 편찬하면서 후한 멸망기와 삼국시대 초창기는 전 시대 다른 사서들을 참조해서 역사를 기술한 것이다. 


《삼국지》 한전과 《후한서》 한전은 전연 별개다. 그럼에도 일본놈들이 주장한 이래 둘 관계를 선후 관계로 놓았으며 해방 이후 국내학계에선 전해종이 이를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못 박고 말았다. 전해종은 틀렸다. 내가 내년 백수를 맞이하는 전해종을 존경하기는 하나 그의 연구는 완전히 틀렸다.

문헌사학이야 《삼국지》 한전을 신주단지 받들 듯 함을 내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고고학 역시 그에 부화뇌동하고 있음을 본다. 이를 체계화한 것이 멀리는 김원룡의 원삼국론이다. 이들은 《삼국지》 한전에 끼워맞추어 고고학을 분칠했을 뿐이다. 

원삼국토기와 백제토기가 따로 있다는 말, 누가 무엇으로 증명한다는 말인가? 기원전후 경주 출토 토기는 신라토기 아니니? 뭐 원삼국 사로국 토기? 한심해서 말이 안나온다. 

 

너희가 신주단지 받들 듯 하는 신라만 해도 사로라는 이름으로 《삼국지》에 이미 이름이 보인다. 신라도 그렇고 백제도 이미 삼국지 이전 단계에 엄연히 있었다. 그런 신라 백제는 신지臣智·험측險側·번예樊濊·살해殺奚·읍차邑借로 순차로 나열한 韓의 과거 제후국 중에서도 세력이 가장 강성한 신지臣智들이었다. 그네들은 험측 이래 읍차에 이르는 주변 무수한 諸國을 부용국으로 삼은 강국强國이었다. 그들은 한반도의 패자覇者들이었다. 

이 《삼국지》 분석에서 윤용구가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내지만, 그 역시 소위 신분고국臣濆沽國 문제에서 결정적인 패착을 저질렀다. 그가 말하는 신분고국은 없다. 윤용구에겐 판본의 신화 신념이 있다. 오래된 판본이 역사적 실상에 더 부합한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그리하여 현재 알려진 가장 오래된 《삼국지》 판본에서 신분고국이라 적혔음을 발견하고는 대방군 기리영 공격 주체를 신분고국이라 했지만, 판본이 오래되었다 해서 실상에 더 부합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망각했다. 

 

신분고국은 탁상에서 안출한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볼펜 똥이 빚어낸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  

(2017. 10. 14)

 

*** related article ***

 

여러 《한서漢書》와 《후한서後漢書》

여러 《한서漢書》와 《후한서後漢書》

《세설신어世說新語》 제9편은 제목이 품조品藻라 이는 곧 시류별 품평이라는 뜻이니, 이를 영어 옮김 classification according to excellence는 그 의미를 잘 살렸다고 본다. 그 해제에서 김장환은 "본 편

historylibrary.net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