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문화 이모저모

공과격功過格, 죽음에 패배한 도교의 다른 길

by 한량 taeshik.kim 2021. 1. 16.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기 마련이다. 나도 언젠가 죽을 것이며 여러분도 죽는다. 하지만 이 불변의 진리와 끊임없는 쟁투를 벌이며, 죽음을 거부한 사람들이 있다. 불교는 윤회를 설파함으로써 삶이 반복됨을 논했고, 기독교는 절대자의 품에 안기는 영생을 말한다.

이들과 달리 생물학적 죽음조차 거부하면서 그에 저항한 일군이 있다. 그들은 죽어도 죽지 않은 사람을 창안했다. 그가 신선이다.

 

도교에서 왜 특효약을 금단金丹이라 하는지 그 생생한 증언이 바로 이 주사朱砂다. 금단은 그 제조 원료가 복잡하지만 간단히 이해하면 황금과 주사다. 저 붉은 물질은 실은 독극물이다. 하긴 독毒과 약藥은 한컷 차이라, 잘 쓰면 약물, 잘못 쓰면 독약이 될 뿐이다. 



이들은 죽음에 저항하고자 처음엔 약물의 힘을 빌렸다. 황금을 주목하고 수은을 착목했다. 이런 금속들이 그런 힘이 있다 해서 그들을 합성 조제한 약을 금단대약金丹大藥이라 이름했다.

하지만 이 장대한 전투에서 그들은 결국은 패하고 말았다. 죽어서도 죽지 않음을 설파하려는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왜 패했을까.

결국 이들은 생물학적 죽음을 받아들이는 대신 영혼의 해방을 선언했다. 이른바 내단內丹의 탄생이다. 약물에 의지한 외단外丹의 시대에도 대승불교에서 차용한 공과격功過格이야말로 도교를 보편종교에 올려놓은 힘이다.

죽음을 포기하고 영혼이 육신에서 해방하자 그들이 죽은 자리에선 육신을 초탈한 신들이 태어났다. 만신萬神의 탄생이었다.

(2018. 1. 16)

 

****

 

황금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속성에서 황금은 곧 영생불사를 보장하는 특효약이라는 언설로 발전한다. 

 

저러한 영생불사永生不死를 보장하는 약물을 금단金丹 혹은 금단대약金丹大藥이라 했으며, 그것을 제조하는 일체 비법을 연단술練丹術이라 했다. 약물이라는 외적 존재에 기대는 도술은 결국 무참히 패배하거니와, 무엇보다 그에 심취한 진 시황제와 한 무제 역시 허망하고 죽고 마니, 그에 따른 조롱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유가적 합리주의에 나름 투철한 유향劉向 역시 한때 연금술鍊金術에 심취했으니, 이때 연금술은 단순히 다른 물질을 황금으로 변화케 하는 기술이 아니라 실은 연단술이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공격에 도교는 한편에서는 그래도 죽지 않는다고 설레발을 쳤으니, 이때 동원한 사기술 중 대표가 죽었으되 죽지 않았다는 뻥이었으니, 실은 이 점에서 기독교의 예수 부활과 실상 구도가 똑같다.

 

왜 금동신발을 시체다가 싣켰는가? 도교신학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는 안 되는 단적인 이유다. 더구나 용이 이끄는 신발임에랴?

 

기독교가 예수가 죽은지 사흘만에 부활했다 했듯이, 도교 역시 죽어 묻었다가 얼마 뒤 무덤을 팠더니 시신은 온데간데 없고 신발과 지팡이만 남았더라는 방식으로 사기를 쳤다. 왜 금동신발인가 하는 이해의 바탕은 바로 이 도교신학을 모르면 벽창호에 지나지 않는다.

 

공과격이 왜 도교를 보편종교에 올려놓은 힘이라 하는가? 저에서 바로 이타주의 휴머니즘이 발동하는 까닭이다. 공과격은 간단히 이해하면 좋은 일을 하면 신선이 되고, 악업을 쌓으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이다. 그런 좋은 일을 많이 할수록 격이 놓은 신선으로 승급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신선에도 등급이 있어 아래쪽부터 선인仙人 진인眞人을 거쳐 최고위인 성인聖人이 된다 했다. 뭐 익숙하지 않어? 그렇다 신라 성골 진골이 바로 도교신학에 뿌리박았다. 

 

왜 도교를 알아야 하는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