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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미라

[조선시대 미라-3] 원이 엄마가 국제적으로 유명해 진 사연 (하)

by 초야잠필 2019.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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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 (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원이 엄마 편지 이야기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앤티퀴지에 실린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미국에는 고고학 관련 대중 잡지로 "Archaeology Magazine"이라는 것이 있다. 이 잡지는 학술 잡지는 아니다. 

고고학에 관심을 가진 영어권 대중을 대상으로 한 잡지이며 한해 발행부수가 20만 부 정도. 그리고 1948년에 창간되었으니 약 70년의 나름 긴 전통을 가지고 있는 잡지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Archaeology_(magazine)

 

우리나라에 비슷한 잡지를 꼽자면 도서출판 주류성에서 발간하는 계간 "한국의 고고학" 같은 것이 될 수 있겠다. 일본에도 비슷한 대중 고고학 잡지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언뜻 그 타이틀이 생각나지 않는다. 

 

Archaeology Magazine은 연간 20만 부 정도 찍는 영어문화권에서는 가장 발행부수가 많은 대중 고고학 잡지이다.

 

중앙일보 자매지에 Joongang Daily라는 영자지가 있다. 

이 영자지 기자 분 중에 김형은 기자라는 분이 계셨는데, 민완 여성기자다. 이 양반이 조선시대 미라와 원이 엄마 관련한 기사를 써서 Archaeology Magazine에 투고하고 싶다 했다. 김 기자는 이 잡지 프리랜서 기고자로도 활동하고 있었다고 기억한다. 지금도 그런 줄 알고 있다. 

사실 처음에 이 작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내 기억에는 김기자가 다른 일로 우리한테 인터뷰를 왔다가 이 건에 대한 장편 기사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나와도 그 후에 이야기가 더 진행되었던 것으로 생각하는데 솔직히 가물가물 하다. 

김형은 기자의 기사는 Archaeology Magazine 2010년 3/4월호에 실렸다. 5페이지 분량의 꽤 긴 기사였다. 

기사 제목은 "Korean Love Affair". 

조선시대 미라 전반에 대해 언급하기는 했는데 기사 촛점은 원이 엄마 편지였다. 

내가 보기에 영어로 된 기사 중에 이 기사가 원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디테일 있고 쉽게 잘 쓴 것 같다. 혹시 주변에 이 기사를 구하실 수 있다면 한번 읽어보셨으면 한다. 

김형은 기자는 지금은 직장을 BBC로 옮겨 서울지사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안다. 케이블 TV의 BBC NEWS를 보면 김기자가 가끔 한국 지사 리포터로 나온다. 

(BBC로만 쓰는게 맞아요. BBC News와 BBC World Service가 있는데 전 후자 소속이거든요. 보태자면, 고고학잡지에서 큰 관심을 보였어요. (문제의 원이 엄마 관련 미라가) 발굴된 시점은 2000년인가 2000년대 초이고, 그에 대한 영어 논문이 게재된 시는 2008년인가 그렇다 했더니, 영문 논문 나온지 얼마 안 됬으니 좋아! 괜찮아! 하자! 그랬거든요. 이 고고학잡지에 신라 찰갑을 2008년에 쓰고, 만월대 2009년 쓰고, 원이 엄마 편지를 2010에 쓴 거 같네요.) - 이 대목은 편집자(김태식)가 김형은 기자한테 직접 확인한 부분이라 덧붙여둔다. 참고로, 이 잡지에는 한국고고학 발굴소식 중에서는 나주 정촌고분 출토 백제금동신발 발견소식도 실렸는데, 알고보니, 이 역시 김형은 기자 소행이었다!!!! 

 

Archaeology Magazine에 실린 원이 엄마 기사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지만 원이 엄마 편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관여하는 출판물에 두어번 더 실렸다. 그 중 첫 번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키드라는 어린이 대상 출판물. 이건 초딩 저학년용 전집물로 아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아동 영어교육용으로 꽤 팔린 것으로 안다. 

여기 "Mummies" 편이 있다. 처음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원이 엄마를 싣자고 꼬신 Chris Sloan씨가 에디터를 맡아 썼다. 이 양반이 안동 원이 엄마 이야기를 세계의 미라 중 하나로 소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라고 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아동용 출판물 시리즈 중 "Mummies" .. 위에 예를 든 여러가지 미라 중에 "wrapped"가 바로 조선시대 미라이다. 

 

 

같은 책에 실린 원이엄마 편지 이야기

 

 

이것 외에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는 초딩 대상 reading 교재로 "Reading Explorer"라는 책을 내는데 여기도 한국 미라 이야기가 실렸고 그 안에 원이 엄마 이야기가 포함됐다. 

 

 

Reading Explorer에 실린 내용. 한국 미라에 대한 이야기로 독서 퀴즈를 만들어 실었다.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나라 바깥에 알려진 "원이 엄마 편지" 출판 내역이다. 혹 내가 모르는 해외 출판도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 자문을 의뢰한 해외 출판은 다 정리했다고 본다. 

논문을 한 20년 가까이 쓰다보니 논문도 자기 팔자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갖은 화장을 다하고 온갖 수식을 다해야 간신히 출판되는 논문이 있는가 하면, 들어간 노력과 시간, 딱 그만큼 써야 출판되는 논문도 있다. 이에 비해 원이 엄마 편지에 대한 논문과 기타 출판물들은 비교하자면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태어난 수재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노력과는 무관하게 "자기가 알아서 평가받고 출판된" 경우 같다라고 할까? 컨텐츠 자체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나는 그냥 "거들 뿐" 자기 혼자 알아서 출판된 그런 경우라고 생각한다. 내 노력과는 무관했다는 생각을 한다.  

원이 엄마 편지는 앞으로도 인류 보편의 감정에 호소하며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것이다. 

하지만 원이 엄마의 편지는 지금 자기가 받아야 할 대접 만큼 확실히 받고 있는 것일까? 이 점 나는 아직도 아쉽다. 

원이 엄마 편지 같은 경우는 국제적으로 좀 더 대단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것 같아 아직도 아쉽고 미안하고 그렇다. 뭔가 우리가 좀 더 해줘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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