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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거니리의 퐁당퐁당 경제학] 사이드카sidecar와 서킷브레이크circuit breaker

by 한량 taeshik.kim 2020. 4. 10.

*** 이건일 회계사(라고 주장함) 

 

주식 거래정지

 

- 시장안정화 장치와 효율적 시장 가설(스압주의)

전 세계 증권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COVID-19 감염질환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타격과 산유국 간 원유갈등으로 인한 유가 하락 등 여러가지 경제적 이슈가 겹쳐서 각국 증시에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포털 뉴스탭에서는 하루 종일 '뉴욕증시 서킷브레이커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첫 발동', '코스피 사이드카에 이어 2001년 911이후 첫 서킷브레이커 발동', '국내 증시 장출발 동시 폭락, 이틀 연속 사이드카 발동' 등과 같은 뉴스가 연일 장식한다.

여기서 잠깐,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뜻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보자.

 

사이드카,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한 이 오토바이가 사이드카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이드카sidecar는 원래 자전거, 오토바이와 같은 이륜차 옆에 장착하는 차량인 '측차'를 말한다. (잘 모르겠음 독일군 오토바이를 떠올려보시라.) 측차는 동승자가 타거나, 짐을 싣는 용도로 사용됐다. 옛날에는 이런 형태의 차가 사고를 당하면 운전자는 이륜차 대신 측차가 부딪히도록 차를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운전자가 탄 이륜차를 보호하기 위해 측차에 충격이 가도록 한 것인데. 금융시장 사이드카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현물시장'보다 앞서 거래되는 '선물시장'에서 작동하는 장치인데, 선물시장에서 가격이 확 뛰거나 떨어지면 현물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이걸 막기 위해 선물시장 가격이 급변할 경우 거래를 잠시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해 현물시장에 가는 충격을 완하하게 된다.

 

누전차단기...두꺼비집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이 누전 차단기가 금융시장에 침투하기도 한다.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는 좀 더 일상적인 물건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원래 '누전차단기'라는 뜻인데 차단기가 작동하면 전체 전원이 꺼지는 것처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선물·현물시장이 모두 수분간 거래가 정지되는 걸 말한다.

정리하면,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모두 증권시장에서 가격이 너무 크게 움직일 때 잠시 거래를 정지해서 안정화하는 장치다.

그런데 말이지, 분명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적정 가격과 거래 규모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왜 잘 돌아가는 시장에 굳이 안정화 장치를 둬서 가격이 움직이는 것을 통제하는 걸까? 이런 장치가 정말 효과는 있을까?

이 대목에서 '시장안정화 장치'와 '효율적 시장 가설'을 알아야 한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된 여의도 금융시장

 

시장안정화 장치를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증권시장을 개념을 먼저 짚어보자.

증권시장은 '주식'을 파는 백화점과 비슷하다. 우리가 다른 상점 다 놔두고 백화점을 이용한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의 정품을 정가로 살 수 있는 믿을 만한 곳이기 때문이다. 원래 주식도 아무데서나 사고 팔 수 있지만 아무데서나 거래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회사인지 알기 쉽지 않으니까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

증권시장은 증권거래소의 기준을 충족시킨 기업이 심사를 받아서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다. 시장에 올라온 이후에도 사업현황을 보고하거나 주기적으로 감사를 받아야 한다. 감사를 받아서 기준에 미달하는 결과가 나오면 상장폐지가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표적인 증권시장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코스닥이다. 뉴스에 많이 나오는 이름이다. 코스피는 대한민국 제1시장으로 알 만한 대기업 위주로, 코스닥은 벤처기업, 중소기업 위주로 들어가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라면 직간접으로 한국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금융시장 패닉



시장안정화 장치란, 증권시장에 올라온 특정 기업의 주가 또는 증권시장 전체의 지수가 매우 불안정하게 움직일 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작동시키는 장치를 뜻한다. 갑자기 주가 또는 지수가 너무 크게 오르내릴 때 일정시간 거래를 중단시키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우리나라에는 크게 가격제한폭,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 이렇게 세 종류의 시장안정화 장치가 있다.

가격제한폭은 하루에 가격이 움직일 수 있는 폭을 제한해 놓은 장치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시장 가격제한폭은 30%, 전일 종가, 그러니까 (개장일 기준) 1일 전 종가(마감기준)를 기준으로 30% 상승한 가격이 상한가, 반대로 하락한 가격이 하한가가 되서 상한가보다 높은 가격이나 하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는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이드카는 '증권시장의 미래가격'을 의미하는 '선물시장'의 지수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작동하는 장치다. 코스피 선물, 코스닥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각각 5%, 6% 넘게 움직인 상태로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선물시장 거래가 중지된다.

서킷브레이커는 증권시장이 직접 타격을 받았을 때 발동하는 장치다. 서킷브레이커는 총 3단계로 타격받은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작동하는데,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했을 때 1단계가 발동되고 15% 2단계, 20%이상 3단계가 발동한다. 1,2단계까지는 해당 증권시장에서의 모든 거래가 20분간 중단되고 3단계에서는 그날 장이 끝날 때까지 모든 거래가 종료된다.

예방적인 성격인 사이드카와 달리 서킷브레이커는 사후적인 충격 완화장치에 가깝다. 최근 뉴스에서는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가 모두 등장했다. 전 세계 증시가 급락하면서 뉴욕증권시장의 대명사 다우존스와 국내 코스피, 코스닥이 모두 발동됐다.

 

망했다. 



사실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와 같은 시장안정화 장치는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예전에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어떤 장치가 작동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당시에는 '효율적 시장 가설' 이라는 이름의 경제이론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질 때였다.

효율적 시장 가설은 '금융자산의 가격은 동 자사의 가치와 관련되는 모든 가능한 정보를 반영한다. 고로 가격은 항상 정확하다'라는 게 핵심인데, 이 가설에 따르면 시장에서 가격이 폭락을 하든 폭등을 하든 그 가격은 자산 가치와 관련된 정보를 종합한 '옳은 가격'이기 때문에 어떤 장치가 개입해 거래를 중단할 이유가 없었다. 오랜 기간, 사실로 받아들여진 이 가설은 87년 10월 19일, 미국의 '블랙 먼데이' 이후 위협을 받게 된다.

투자상품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의 위험을 내포하고 그 위험은 다른 상품으로 쉽게 전파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가격은 정확하다'라는 명제에 의문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뉴욕증권거래소는 서킷브레이커를 비롯한 가격(시장)안정화 장치를 마련하게 된다. 가격이라는 게 항상 옳은 게 아니고 틀릴 수 있다면 그걸 보정하기 위해 뉴욕증권거래소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가격(시장)안정화 장치를 도입하기 시작한다.

 

패닉상태 금융시장



한국은 98년, IMF 사태를 겪고 난 이후 가격안정화 장치를 도입했고, 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고 더 정교하게 진화했으며 최근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가격안정화 장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격안정화 장치, 그야말로 폭락의 역사와 함께 진화했다고 볼 수 있는데, 끝이 언제일지, 저점이 어디일지 가늠되지 않는 이번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가격안정화 장치는 제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까? 위기가 지나간 뒤, 우리는 또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최대한쉽게설명하는나
#휴대폰액정이찐덕찐덕

■ 옵션 만기일(Witching Day)인 오늘을 떠올리며 몇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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