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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과 함께하는 paleopathology

인도 고고학 조사 이야기 (1)

신동훈 (서울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우리 연구실은 지난 2011년 부터 인도 고고학 현장 조사 및 발굴 작업에 참여하여 올해가 7년째이다. 사실 이 조사 작업은 우리 연구실에서 치밀하게 계산하여 들어갔던 작업은 아니었고 정말 우연히 이루어진 인연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어 마침내 인도 굴지의 유적지 발굴 작업 참여까지 이어진 매우 감회가 깊은 사업이었다. 올해 마침내 그 동안의 작업이 일단락이 지어지는 순간이 온 터라 그간 7년간의 작업을 회고할 기회를 갖고자 한다. 우리나라 연구자가 인도에서 현지 발굴 작업까지 참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현지에서 활동할 신진연구자를 위한 자료로 남겨 놓고자 한다. 

사실 우리 연구진의 장기 작업 버킷리스트에는 인도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5000여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이고 남아시아 지역에서 우리 선배 연구자들이 현지 활동을 벌인 경험이 전혀 축적되지도 않았던 터라 언감생심 이 지역에서 연구활동을 한다는 것은 꿈꾸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옛 사람의 건강과 질병상태를 주제로 십여년이 훨씬 넘게 작업을 해왔지만 우리 연구실의 주요한 작업은 모두 한국 안의 발굴 현장에 국한해 있었고 현지 고고학자와의 교류도 우리나라의 지리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인도 고고학 발굴 현장의 아침. 공터에 천막을 친 전형적인 모습이다. 대개 큰 천막 하나는 취사와 식당을 겸한 공간으로 사용하며 취침공간은 따로 집을 빌려 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가 인도에서 학술활동을 벌일 수 있는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는데 가장 먼저 제임스 랭턴 (James Lankton) 선생, 그리고 바산트 신데 (Vasant Shinde) 교수와의 인연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랭턴 선생은 우리 연구실이 2009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선사학회에 참여했을 때 처음으로 만났는데 이 양반은 미국 의사출신으로서 영국 런던대에서 옛 유리를 공부하고 지금은 인도,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 후 랭턴 박사와 이런 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던 중 인도에 대한 정보도 함께 얻게 되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이미 인도로 들어가 남아시아 유리를 연구하고자 인더스 문명과 관련된 조사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혹 관심이 있다면 같이 현지에 들어가 보겠는가, 하고 의사를 타진해 왔다. 사실 인도는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많이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국제 공동연구에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인도 연구의 첫삽은 연구실 오창석군이 떴다. 2011년 2월 오군은 인도 현지로 들어가 랭턴 박사와 함께 인도 서북지역 인더스 문명 유적을 함께 돌아보고 인더스 문명 유적 시료를 채취하는 작업을 하였다. 오군이 돌아본 유적 발굴 현장은 카르솔라 (Karsola), 미타달 (Mitathal), 라키가리 (Rakhigarhi) 등 지역으로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 오군은 인도 고고학 발굴 역사상 최초로 (남아시아 최초이다) 고기생충 시료 채취작업을 하였고 마지막 방문지인 라키가리 유적에서는 발굴 캠프에도 함께 참여하여 한국 연구자로서는 드문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1년 인더스 문명 라키가리 유적 조사단. 뒷줄 왼쪽부터. 우리 연구실 오창석 선생, 제임스 랭턴 선생. 미국 뉴욕 출신의 애덤 (지금 옥스퍼드인가 있다고 함). 두 명 건너서 김용준 박사 (이 당시에는 데칸대 박사과정), 한명 건너서 라키가리 인더스 문명 유적 발굴 책임자인 데칸대 바산트 신데 교수. 아랫줄 가장 왼쪽은 헝가리 학자로 아는데 이름은 기억 안 남. 



인도하면 떠오르는 코끼리. 하지만 시골에 가도 요즘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선생 말로는 세련되게 포즈를 취해준 아저씨는 사진 촬영 후 사례금을 요구했다고. 코끼리에는 알록 달록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사실 인도 사람들은 현대의 코끼리라 할 트럭에도 비슷한 그림을 그려놓기를 좋아한다. 



라키가리 마을에 보이는 요즘 그릇들. 놀랍게도 5천년 전 인더스 문명 전성기 시절의 그릇들과 아주 비슷하다. 



왼쪽은 김용준 박사. 오른쪽은 랭턴 선생. 김박사는 당시 대학원 박사과정이었다. 2011년 당시, 푸테의 데칸대에서. 


인도시장 어딘가에서. 2011년. 랭턴 선생 (좌)과 오창석 군 (우). 오선생은 지금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당시는 박사과정생이었다. 


인도 고고학 조사 이야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