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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쥐들은 듣거라! 즉시 내 집을 떠나지 않으면 고양이 밥을 만들어주겠노라

by taeshik.kim 202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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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이상국전집 제20권 / 잡저(雜著) - 운어(韻語)

 

쥐를 저주하는 글 병서幷序 

 

우리 집에는 평소에 고양이를 기르지 않으므로 쥐 떼가 마구 날뛴다. 그래서 그것이 미워해서 저주한다.

생각하건대, 사람 사는 집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른이 되고, 곁에서 이를 돕는 데는 각각 맡은 바가 있다. 음식 만드는 일을 맡은 이가 계집종이고, 마소 치는 일을 맡은 자는 사내종이며, 아래로 육축六畜에 이르기까지 직책에 각기 구분이 있다. 말은 수고를 대신하여 사람이나 짐을 싣고 달리며, 소는 무거운 짐을 끌거나 밭을 갈며, 닭은 울어서 새벽을 알리며, 개는 짖어서 문을 지키니 모두 맡은 바 직책으로 주인집을 돕는다.

 

뭇 쥐한테 묻는다. 너희는 맡은 일이 무엇이고 누가 길렀으며 어디서 생겨나서 번성하는가?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는 일은 오직 너희만이 아는 바다. 대개 도둑은 밖에서 들어오거늘 너희는 어찌 안에 살면서 도리어 주인 집에 해를 끼치는가?

구멍을 많이 만들어 이리저리 들락날락하며, 어둠을 틈타 마구 쏘다녀 밤새도록 시끄럽게 하며, 잠이 들면 더욱 방자하고 대낮에도 떳떳이 다니며, 방에서 부엌으로 가고 마루에서 방으로 가며, 부처에게 드리는 음식과 신령을 섬기는 물품을 너희가 먼저 맛보니, 이는 신령을 능멸하고 부처를 무시하는 것이다. 단단한 것을 구멍 뚫어 상자나 궤 속에 잘 들어가며 굴뚝을 뚫어 구석에서 연기가 나게 하면서 음식을 먹으니 이는 도둑이다.

 

 

너희도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일진대, 어찌하여 옷감은 씹어 옷을 만들지 못하게 하며, 실은 씹어서 명주를 짜지 못하게 하는가? 너희를 제어할 것은 고양이지만 내가 기르지 않는 까닭은 성품이 본래 인자하여 차마 악독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나의 덕성을 알아주지 않고 날뛰어 저촉되는 짓을 하게 된다면 너희를 응징하여 후회하게 할 것이니, 빨리 나의 집을 피하라.

 

그렇지 않으면 사나운 고양이를 풀어서 하루에 너희 족속을 도륙케 하여, 고양이 입술에 너희 기름을 칠하게 하고, 고양이 뱃속에 너희 살을 장사지내게 할 것이다. 그때에는 비록 다시 태어나려 해도 생명이 다시는 이어질 수 없을 것이니 속히 가거라. 속히 가거라. 율령律令과 같이 즉시 명령을 이행하라.


ⓒ 한국고전번역원 | 김동주 (역) | 1978

 

쥐덫

 

呪鼠文 幷序

予家素不蓄貓。故群鼠橫恣。於是疾而呪之。

 

惟人之宅。翁媼作尊。挾而輔之。各有司存。司烹飪者赤脚。司廝牧者崑崙。下至六畜。職各區分。馬司代勞。載驅載馳。牛司引重。或耕于菑。鷄以鳴司晨。犬以吠司門。咸以所職。惟主家是裨。問之衆鼠。爾有何司。孰以汝爲畜。從何產而滋。穿窬盜竊。獨爾攸知。凡曰寇盜。自外來思。汝何處于內。反害主家爲。多作戶竇。側入旁出。伺暗狂蹂。終夜窣窣。寢益橫恣。公行白日。自房歸廚。自堂徂室。凡獻佛之具。與事神之物。汝轍先嘗。蔑a001_498a神無佛。以能穴堅。善入函櫝。以常穿突。煙生隈曲。飮食之是盜。汝亦營口腹。何故噬衣裳。片段不成服。何故齕絲頭。使不就羅縠。制爾者貓。我豈不畜。性本于慈。不忍加毒。略不德我。奔突抵觸。喩爾懲且悔。疾走避我屋。不然放獰貓。一日屠爾族。貓吻塗爾膏。貓腹葬爾肉。雖欲復活。命不可贖。速去速去。急急如律令。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

 

톰과 제리. 쥐한테 맨날맨날 당하는 멍청한 고양이다. 

 

하긴 요새 고양이들은 하도 잘 쳐먹어서 쥐는 보면 무서워 피하니, 고양이를 고양이답게 하고자 하면 그들을 굶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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