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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17년 전 대구를 엄습한 지하철 방화 참사

[순간포착] 세월 지나도 아픔 여전한 대구 지하철 화재

송고시간2020-02-22 08:00

초기대응 미흡·상황 오판·늑장 대처 결합한 대표적 인재(人災)


상실의 이 슬픔, 무엇으로 달랜단 말인가?



우선 특히 대구쪽 분들한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진이 포착한 현대사, 혹은 사진으로 보는 현대사를 표방하는 연합뉴스 문화부 주말기획 [순간포착]이 이번 호 주제로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를 고른 까닭은 순전히 캘린더 때문이었다. 그 주제를 고르는 기준을 따로 있을까 마는 그래도 첫째 시사성이 있을 것, 둘째 캘린더와 대략 합치할 것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그런 나름의 기준에 의해 애초에는 지난주에 이 참사를 다룰까 했더랬다. 


한데 변수가 발생했다. 기생충이었다. 지난주 대한민국은 기생충의 시대였다. 그래서 영화 기생충과 관련할 법한 영화계 사건이 뭐가 있을까 해서 찾다가 퍼뜩 미친 곳이 천만영화 제1호 실미도 탄생이었다. 그래서 담당기자랑 협의한 결과 그렇다면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다음주 주제로 다루자고 하고, 일찌감치 이번주 초에 관련 기사를 써 두었던 것이다. 


오열



한데 그 사이에 고민이 좀 발생했다. 대구가 느닷없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전파확산 진원지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더니 어제그제 지역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을 수준으로 확산한 것이 아닌가? 가뜩이나 이런 분위기에 대구지하철 사건까지 되새기는 게 맞는가 하는 고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이 사건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그리 결정했으니, 그래서 특히 대구쪽 분들한테는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참사의 현장



대구지하철 참사는 17년 전 그날 아침 9시 53분쯤 중앙로역 승강장에 정차한 1079호 열차 내부에서 불길을 댕겼다. 숭례문 참사가 그랬듯이 이 역시도 방화였다. 지적장애를 앓던 50대 남자가 처지를 비관해 객차에다가 뿌린 휘발유에 불을 붙이자 화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데다 마침 진입한 다른 열차로도 옮겨붙으면서 초대형 참사로 발전했다. 


치솟는 불길



더욱 어처구니 없었던 점은 이런 대형참사에 역시나 인재가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192명에 달하는 인명을 앗아가고 151명이 부상한 이 사고에서 인명피해가 특히 컷던 까닭은 불길이 옮겨붙은 다른 기관차 기관사가 출입문 및 시동 제어 장치인 '마스콘키'를 뽑고는 나만 살겠다고 줄행랑 치는 바람에 열차에 갇힌 승객들이 몰살하고 만다. 


지만 살겠다는 기관사....그 참담한 모습을 우리는 그 뒤 세월호에서 다시 본다. 


부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