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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MBN이 뒤흔든 블랙화요일

by taeshik.kim 2019.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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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소 MBN "장대환 회장 사퇴, 투명 경영하겠다"(종합2보)

송고시간 | 2019-11-12 17:51

자본금 편법 충당 논란에 첫 공식입장…"시청자와 주주께 죄송"


매일방송MBN과 장대환 회장



연말이 가까워서인지 가뜩이나 일에 더 치여 정신이 없는 요즘

오늘은 매일방송MBN으로 더 일진이 사나웠다. 


이 종합편성채널이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불법탈법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돈지 몇달은 되었다고 기억하거니와, 급기야 그런 의혹이 상당한 근거를 갖춘 것으로 판명되어 당국에 의해 검찰 고발까지 되는 일이 있었거니와 


그렇게 곤경에 처한 MBN이 오늘 아침에 이르러서는 검찰의 기소에 즈음해 장대환 회장이 물러난다는 소식까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우리 방송팀을 통해 내가 이런 보고를 받기는 오전 11시쯤이었다. 긴한 일이 있어 여의도를 다녀온 직후였다. 


모든 기자가 그렇듯이, 나 역시 작은 볼 일 보러 회사 화장실을 갈 때도 휴대폰은 반드시 들고 간다. 버릇 때문이라고 해둔다. 


한데 여의도를 다녀온 직후, 휴대폰 밧데리가 2%인가 간당간당한 상태라 충전을 위해 꽂아두고는 소피 보러 갔다. 내 자리에서 화장실까지는 10미터가 되지 아니한다. 룰루랄라 마지막 한 방울까지 툴툴 털고는 자리로 돌아오는데


"부장, 방금 한줄짜리 내보냈어요."


한다. 한줄짜리란 긴급기사를 말한다. 제목만 달랑 한 줄 내보내는 그 기사 말이다. 당연히 긴급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쓴다. 여타 기사는 검은색인데, 이런 긴급기사는 붉은색 아니면 파란색이다. 


그새 [1보] MBN "장대환 회장 사퇴, 자본구조 개선할 것" 라는 한 줄짜리 긴급기사가 나간 것이다. 내가 없으니 보조데스크가 내보낸 것이다. 


담당기자가 저 한 줄을 넣은 때가 2019/11/12 11:31:39인데, 그것이 송고된 시점이 2019/11/12 11:32:47. 대략 1분이 걸렸다. 담당기자가 1줄짜리를 넣고는 나를 긴급히 찾은 모양이다. 하필 그 시간에??????


암튼 문화부는 이 일로 죙일 우당탕당했다. 외곽에서야 무슨 대수냐 할지 모르나, 이 사안은 중대성이 그만큼 크다. 여차하면 종편 1개사가 나중에 없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뭐 MBN이라는 회사가 대수냐 하겠지만, 방송사 1개 없어질 수도 있는 일이 작은 사건은 아니다. 


이 사태에서 더욱 놀라운 점은 우리 기사에서도 이런 사실이 누누이 지적되었지만, 오늘 저 대응, 그러니깐 저명한 경제전문지 매일경제와 저 매일방송MBN을 거느린 언론재벌 매경그룹 장대환 회장이 물러나겠다는 저 대응이 매경그룹이 이번 사태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서는 첫 공식 반응이라는 사실이다. 


이 점이 놀랍기 짝이 없다. 


MBN이 2011년 종편 출범 당시, 최소 자본금 3천억원을 채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회사자금 549억9천400만원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난 몇달간, MBN은 철저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애초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런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을 제기한 일 빼놓고는 철저한 아몰랑주의로 대처한 것이다. 


우리 방송팀에서는 언제나 이런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하긴 그리 되고 보니, 어느 순간 이후에는 우리 방송팀도 "어차피 회사측 반응은 안 나올 거예요" 하고 말았으니, 그런 무대응주의가 전연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닌 셈이다. 


그러는 사이 저 회사 노조만 이른바 똥줄이 타는 행보를 보였다. 이 의혹이 어떻게 판명나느냐에 따라 노조원들은 자칫 회사가 망할 수도 있으니,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겠는가? 오직 노동조합만이 애면글면 사측을 향해서는 의혹 해명을 촉구하는 한편, 그에 대한 사측이 즉각적이면서도 철저한 수습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나로서는 저런 회사 첨 봤다. 저렇게 무거운 의혹이, 그것도 지난 몇달간 줄기차게 제기되는데도 저리도 무책임하게 아몰랑 주의로 일관할 수 있는지, 참으로 징그럽다고밖에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긴 종편 허가를 받고자 저런 불법 탈법을 저질렀으니,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냐 싶지만, 그래도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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