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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ipedia

《괄지지(括地志)》

by taeshik.kim 2018.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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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전 550권이며 서략(序略) 5권이 더 있었다. 당초(唐初) 태종(太宗) 이세민(李世民)의 넷째 아들로 위왕(魏王)에 책봉된 이태(李泰)가 주편한 거질 지리서(地理書)다.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와 고야왕(顧野王)의 《여지지(與地志)》의 양대 先代 지리서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지리서 체례를 열었다고 평가되며 여기에서 이룩한 지리서 편찬 전통은 후대의 《원화군현지(元和郡縣志)》와 《태평환우기(太平圜宇記)》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미 남송(南宋)대에 이르러 그 원전은 망실되어 버리고 그 잔편(殘篇)들만이 후대 다른 서적들에 산발적으로 인용되어 전할 뿐이다. 


편찬 책임자 이태는 “好士愛文學”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아버지 태종 또한 그를 총애해 그에게 문학관(文學館)을 세우도록 허락했다. 이에 이태는 學士들을 초빙하여 강습학문을 했다. 


태종 정관(貞觀) 12년(638)에 사마(司馬)인 마소앙(馬蘇조)의 건의를 받아들여 괄지지 편찬을 태종에게 아뢰어 비준을 받았다. 이에 著作郞 蕭德言, 秘書郞 顧胤, 記室參軍 蔣亞卿, 工曹參軍 謝偃 등과 함께 《괄지지》 편찬에 착수해 5년만인 같은 貞觀 16년(642)에 완성해 태종에게 바쳤다. 


그 서략에 의하면 괄지지는 ‘貞觀十三年大薄’을 저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수왕조를 대신한 당조는 초창기에는 경황이 없어 대체로 수대 행정구역을 답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특히 태종대에 이르러 국내외 사정이 안정 기반에 접어들자 행정구역 조정에 전면적으로 착수했으며 정관 13년에 있었던 定薄 작업은 그 일환이었다. 이 大薄에 의하면, 당왕조는 전국을 10道, 41개 도독부(都督府)를 포괄하는 358州, 1천551현(縣)으로 나누었다. 


하지만 그 이듬해인 정관 14년(639)에는 서역의 고창(高昌國)을 멸하고 그곳에 2개 주, 6개 현을 증치하게 되었다. 바로 이 단계가 이태의 괄지지가 정리한 전국 지리지인 것이다. 


주의할 것은 괄지지가 수록한 당 왕조의 치하가 唐 前史를 통털어 최대 전성기라는 사실이다. 中唐 이후 당 왕조는 토번이라든가 북방 여러 지방이 다른 민족 지배에 들어가는 바람에 비록 현 이름을 있었으나 허명에 지나지 않았다. 


괄지지는 각 행정구역을 綱으로 삼고, 해당 지방별로 건치 연혁과 산악 형승, 하류구거(河流溝渠), 풍속물산, 왕고유적(往古遺跡), 인물 故實 등을 수록했다. 


이 괄지지는 당 玄宗 때 張守節이 《사기정의(史記正義)》를 저술할 때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고지명을 비정하는데 요긴하게 활용했으며 기타 당송대 저작물에 인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미 남송 대에 그 원전이 망실되어 버렸으므로 청대(淸代) 가경(嘉慶) 2년(1797)에 마침내 손성연(孫星衍)이 당송(唐宋) 사람들의 글에 인용되어 있는 괄지지 일문(逸文)들을 정리하여 집본(輯本)을 만들어 대남각총서(垈南閣叢書)》에서 포함시켜 판각하니, 전 8권이었다. 이것이 최초의 괄지지 집본이다. 


이후 황석(黃奭)의 《한학당총서(漢學堂叢書)》, 주기영(朱記榮)의 《괴로총서(槐盧叢書)》 등지에 손성연 괄지지 집본은 重刻되기에 이르렀다. 다만 주기영은 《괴로총서》에서 손성연 집본을 수록하면서 그 부록으로 진기영(陳其榮)이 보집(補輯)한 5개조를 수록했다. 그 외에도 조원충(曹元忠)의 《남청례기(南菁禮記)》에도 추가로 몇 개 조를 더하기도 했다. 


이 괄지지는 후대 사람들에 의해 貞觀 年間에 편찬되었다 해서 ‘貞觀地志’라고 일컫기도 하며, 같은 당대에 편찬되었으나 당 헌종 원화(元和) 연간에 편찬된 《원화군현지(元和郡縣志)》가 唐 憲宗 시대(806~820)의 단대 지방지이며, 북송 시대에 편찬된 《구당서》 《신당서》 지리지가 晩唐 시대의 중국 지방 사정을 전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가치가 평가된다. 


손성연 괄지지 집본은 최근 중국 중화서국이 기획하는 중국고대지리총지총간 시리즈 중 하나인 ‘括地志輯校’(첨부사진)라는 제목으로 정리되어 나온 게 있으니 참고바란다. 이 집교본은 賀次君이 집교를 맡았으며 2005년 2월에 제1판이 발간됐다. 책값은 20원, 우리돈 3천원이 채 되지 않는다. 


원문은 다음 참고 


https://zh.wikisource.org/wiki/%E6%8B%AC%E5%9C%B0%E5%BF%97%E8%BC%AF%E6%A0%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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