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현장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1) 마카롱이 마련한 고철 불꽃놀이

by taeshik.kim 2019. 1. 20.
반응형

첫날 박은 에펠탑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복직이 확정된 나는 박노황 이홍기 조복래 심수화가 여전히 경영진이라는 이름으로 버티는 연합뉴스로 돌아가야 하는 심산을 달래는 한편, 2년간 풍찬노숙 대미를 장식할 겸해서 그 이전에 이미 계획한 유럽 순방에 나섰다.

 

내 전용기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반나절 만에 드골공항에 내려주었다. 비즈니스석에서 영화 네 편을 거푸 때리니 그날이 하필 7월 14일이었다. 뭐 내가 이날을 부러 골랐겠는가? 하다 보니 그리됐을 뿐이다. 

 

호텔 숙소는 부러 에펠탑 인근에 잡았다. 서울에서 정할 적에, 지도를 보니 여러 모로 이 쪽에서 움직이는 것이 편한 까닭이었다. 더불어 근처엔 보니 유네스코 본부까지 있어 난생 파리가 처음인 나에게 왠지 이 쪽이 주는 그 이름 모를 야릇한 편안함이 있었다. 유네스코가 뭐라고.

 

 

 

유네스코 본부

 

 

이와 같은 자유여행이 나로서는 반세기 생평에 처음이라, 국제 미아(실은 길 잃은 중늙은이)가 되지 않나 하는 걱정도 없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마침 파리에서 정착한 친구더러, 공항에서 숙소까지 안내를 부탁했던 것이었다.

 

크게 신세질 생각은 없었지만, 적어도 파리 대중교통 이용 방법이라도 교육 받을 겸해서 간곡한 요청(그쪽에서 그리 받아들였는지는 별개지만)을 통해 공항으로 나와주십사고 했던 것이다.

 

 

유네스코

 

 

그 친구는 박정은 군이라고, 문화재청 국제교류과에서 오랫동안 세계유산 업무 중에서도 무형유산 업무를 담당하며 이 분야에서는 국제적인 명성을 한창을 구가하던 중이었다가 뜻한 바 있어(이게 다 문화재청 그 골 때리는 폐쇄성 구조 때문이다) 때려치고, 공부를 겸해 훌훌 자유인으로 사는 친구였으니, 마침 이 친구가 파리에서 생활 중이었다.

 

그 친구 안내로 공항에서 시내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작정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버스나 쟈철 혹은 트람 이용방법이라든가 그 티켓 끊은 방법 등등을 숙지할 작정이었다. 

 

 

에펠탑 야경

 

 

한데 내리니 떡 하니 자가용이 나와있지 않은가? 이유인즉 이랬다. 박군과 문화재청 단짝으로 유네스코 파견 근무 중인 Y 사무관이 있다. 한데 금요일인 이날 마침 그가 휴무라 했다. 아마 혁명기념일이라 공휴일 아니었나 한다.

 

듣자니 이 친구가 일주일 전 차를 질렀다 한다. 벤츠 중고였다고 기억하는데, 박군을 대동하고는 그 차를 몰고 드골공항에 나타났더라. 두 친구는 실로 오랜만의 재회였다. 박군과 얽힌 2009년 스페인 세계유산총회 이야기는 더러 말한 적 있다. 그만큼 박군과는 인연이 좀 된 편인데, 어떻든 이리 황공할 수가 있겠는가? 

 

 

 

 

 

여담이나 이 차로 편하게 오는 바람에 내가 의도한 파리대중 교통 이용방법 숙지는 그날 밤 늦게까지 미루기로 했다.

 

도착시간은 대낮이었다. 파리 교통사정이 악명 높다는 이야기는 들은 듯한데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숭숭 뚫렸다고 기억한다. 지나는 길인지 아마 PSG 구단 관련 시설도 보았던 듯하다. 즐라탄 이브라모비치와 에딘손 카바니, 마르코 베라티 얼굴이 어른거리는 듯 했다. (***이브라모비치는 이후 PSG를 떠나 맨유에서 잠깐 생활하다가 지금은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에펠탑 불꽃놀이

 

 

여장을 풀고는 그날 저녘까진 내가 이들을 접대하는 것으로 했다. 한데 먼 동방에서 형님이 왔다고, 그날 불란서국을 대표해서 그 나라 대통령 마카롱이가 에펠탑 불꽃놀이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밥상을 걷어찰 수는 없고 해서 간곡히 와 달라는데 아니갈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가서 봐줬다.

 

그리하여 그날 저녁 포항제철 고로에서 구웠을 법한 거대한 고철 덩어리가 구축한 첨탑이 불꽃을 만발하는 장면을 목도했다. 그래, 내일은 바스티유로 가 보자. 그 감옥은 없어졌다지만, 그 자리에 광장은 남았다 하니 바스티유로 가리라 했다. 

 

 

에펠탑 불꽃놀이

 

 

하지만 그 약속은 한 달 뒤에나 실현하게 된다. 그 한 달 뒤 파리엔 마침 홍마시라 일컫는 문화체육관광부 홍보 담당 용가리 통뼈 누님이 휴가차 그 인근에서 배회 중이었다. (November 15, 2017)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