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현장

2013년 현충일 강남 세곡동 발굴현장 몇 장면

by taeshik.kim 2019. 6. 8.
반응형


요즘은 거의 다 사라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 고고학발굴현장은 계절과 요일을 가리지 않아, 한겨울에도, 한여름에도, 주말에도, 공휴일에도 작업을 했다. 

SH공사가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할 예정이던 서울 강남구 세곡2 보금자리주택 예정지를 2013년 한강문화재연구원이 발굴했다. 현재는 보금자리 주택이 대거 들어섰으며, 이때 확인한 유적 핵심지구는 현장 보존조치되고, 유적공원이 조성되었다. 

대모산 기슭을 파헤친 이 발굴에 대해서도 추후 별도 자리를 마련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곳 발굴성과 중 가장 중요한 대목이 조선전기 기와가마 네 곳이 떼거리로 발굴되었다는 점이다. 그 기와가마 바로 옆에서 범자를 새긴 저런 조선전기 와당이 발굴되었다. 

이 사진도 그렇고, 뒤에 첨부하는 사진들은 그해 현충일 세곡동 발굴현장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마침 저 범자 와당이 한창 발굴되는 중이었다.  


이날 현충일은 열나 더웠다. 
땀이 비오듯 흘렀다. 



차를 몰고 현장으로 갔더랬다. 

지금은 국토문화재연구원이라는 별도 조사시관을 차려 독립한 임영근이 부원장인 시절, 그를 포함해 몇몇 지인이 격려차(?) 현장을 들이닥쳤다. 

물론 우리네 목적은 그 인근 식당에서 맛난 밥을 먹자였다! 

한데 현장에서 땀을 너무 많이 쏟았다. 온몸에선 향내가 났다. 



주변 일대는 조선시대 공동묘지가 많다. 저 건너편이 광평대군 묘역이다. 
하도 더워 사진가방 팽개치고 나가 떨어졌다. 


발굴현장엔 물이 나는 곳이 있어, 인부 아저씨들이 간이 식수대를 만들었다. 
물을 연신 들이켰다. 


가마터 인근에서 드러난 방형 유구인데, 조사보고서를 봐야겠지만, 아마 무슨 묘역 두름 담장시설이 아니었나 하는데 자신은 없다. 


이 세곡동 발굴성과를 대략 한달 뒤 나는 다음 기사로 정리했다.  


2013.07.03 09:32:01

강남 세곡동 기와가마, 아궁이 폐쇄 상태로 발견

동시기에 조업한 4기 발견, "왕릉 원찰에 기와공급"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SH공사가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하기로 한 서울 세곡2 보금자리주택 예정지에서 발견된 조선초기 기와가마 4기는 추가 조사 결과 당시 가마구조와 운영방식을 생생하게 엿보게 하는 고고학 자료로 드러났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강문화재연구원(원장 신숙정)은 강남구 수서동 540번지 일원 5천200㎡ 보금자리주택 예정지를 계속 조사한 결과 이들 가마 4기는 나란히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된 모습이라든가 구조, 출토 유물 등으로 볼 때 동시기에 기와를 구워내던 시설로 추정된다고 3일 말했다. 


세곡동 기와가마



이전에 가마로 추정한 1기는 가마 내부에서 연기를 빼내던 굴뚝 관련 시설로 드러난 반면, 그 인근에서 새로운 기와가마 1기가 더 발견됐다. 


대모산 기슭에서 발견된 이들 가마는 모두 아래에서 지핀 불길을 경사면을 따라 위로 올라가게 하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기와나 토기 등을 굽는 이른바 등요(登窯.오름가마)이면서 경사면을 파낸 다음 거기에다가 불을 때는 연소실과 굽는 기와를 넣어두는 소성실을 마련한 지하식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연소실과 소성실 사이에는 수직에 가깝게 차단시설인 단벽을 설치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런 단벽은 땅을 파서 가마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겨둔 자연 벽면을 그래도 살려두는 방식으로 이용하되 그 겉면에는 점토를 바른 것으로 확인됐다. 


세곡동 건물지



이번 추가 조사 결과 아궁이 구조와 가마를 구울 때 어떤 방식으로 입구를 폐쇄했는지도 생생하게 드러났다. 즉, 아궁이 입구에는 아래다가 나무를 깔고 그 위에는 기와를 쌓아 가마를 폐쇄한 흔적이 그대로 발견된 것이다. 


조사단은 "가마 내부에서 출토된 여러 기와가 같은 조사지역 인근에서 정연한 상태로 확인한 여러 건물터에서 그대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이들 가마는 이들 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기와를 공급하던 시설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들 건물터가 용무늬 막새라든가 왕궁 같은 최고급 시설에서만 보이는 잡상, 범자를 새긴 막새, 당시 최고급 도자기에 속하는 청화백자가 출토된다는 점 등을 들어 "문헌에서는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왕실과 관련된 사찰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세곡동 건물지



이들 기와가마와 건물터가 드러난 대모산 일대는 조선왕실에서 왕가의 공동묘지로 특별관리한 곳인 데다, 태종 이방원의 헌릉과 세종이 처음 묻힌 영릉 등이 있던 곳이다. 


따라서 이번 유적 또한 이들 왕릉과 밀접한 왕실 원찰이거나 능침(陵寢) 관련 시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taeshik@yna.co.kr

(끝)


기와류 등 출토유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