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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고려주자高麗注子, 호림박물관이 차린 주전자 잔칫상

by taeshik.kim 202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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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공예의 꽃…술·차 따르는 '주자' 133건을 만나다
박상현  / 2021-08-05 17:55:44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12월 31일까지 특별전

 

 

고려 공예의 꽃…술·차 따르는 ′주자′ 133건을 만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중에 호림박물관이 소장한 ′청자 표주박 모양 주자(注子)′라는 유물이 있다.12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로, 표주박 같은 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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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섭 선생이 설립한 호림박물관 컬렉션, 특히 그 도자 컬렉션은 명성을 따로 논할 필요가 없거니와, 개중에서도 이번에는 고려시대 주전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나 보다. 

저 보도 토대가 된 호림박물관 보도자료를 첨부한다. 

 

청자 주자〉, 11세기 후반~12세기 전반, 보물 1453호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특별전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高麗注子〉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茶半香初〉
2021. 08. 03 ~ 2021. 12. 31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2021년 두 번째 기획전시로 0803일부터 1231일까지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高麗注子전과 연계 전시로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茶半香初전을 신사 분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시에는 다양한 재질의 고려주자 133건과 주자와 함께 사용된 술잔과 찻잔 등 전시 보조 작품 85, 중국의 백자주자 9건 등 모두 210여 건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작품이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번 기획전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며, 고려 공예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주자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 이번 기획전시 이전에 고려시대 주자를 주제로 진행된 전시는 모두 3차례가 있었다. 이 가운데 2건은 일본의 大阪市立東洋陶磁美術館에서 1983년과 2010년에 개최하였다. 나머지 1건은 2018년 고려청자박물관에서 개최하였다. 이들 전시에서 소개된 작품은 30건 이하로 소규모였다.)

 

청자 상감운학국화문 병형주자〉, 13세기, 보물 1451호

 

이번 기획전의 주제는 고려시대의 주자이다. 호림박물관에서 주자가 고려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창()이라고 보았다. 주자를 사용하는 행위와 주자에 담긴 내용물이 당시 고려 사람들의 삶과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주전자(酒煎子)’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옛 문헌에는 주자(注子)’라는 단어가 주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 사전에서 주자는 술 따위를 담아 잔에 따르게 만든 주전자라고 정의되어 있다. , 주자나 주전자는 물이나 술 따위의 액체를 담아 따르기 위한 그릇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려 때에는 이러한 기능을 가진 주자가 어느 시기보다 활발하게 제작되고 사용되었다. 고려는 주자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배경에는 고려만의 독특한 음식문화와 뛰어난 제작기술이 뒷받침되었다.

주자라는 그릇은 안에 액체를 담아 따르는 그릇이다. 이 때문에 주자를 잡고 따를 수 있도록 몸통에 주구(注口)와 손잡이가 붙어 있는 것이 가장 큰 형태적 특징이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주전자의 형태와 구조적으로 크게 변함이 없다. 주자는 고려 이전에도 이후에도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다. 그러나 고려만큼은 아니었다. 자기(磁器) 제작 기술이 보편화된 조선시대보다 고려시대에 더 많은 주자들이 만들어지고 사용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렇다면 고려 사람들은 주자에 무얼 담아 사용했을까? 이번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高麗注子전은 이와 같은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 준비되었다.

 

〈청자 음각이룡문 주자〉, 12세기

 

 

아울러 이번 전시는 주자가 가진 본래적 기능 즉 술과 차를 담아 따르는 용도 이외에도 그것을 사용하는 행위에 주목하였다. 그리하여 주자가 고려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매개 역할을 하였던 중요한 그릇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번 기획전시는 주자를 통해서 고려 사람들의 음주음다 문화를 복원해보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나아가 주자가 가진 소통의 개념을 확대하여 과거와 현대 미술에서 소통의 개념이 어떻게 시각화되었는지 연계 전시인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茶半香初를 통해서 살펴보았다.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高麗注子]

 

Part 1. 고려 공예의 꽃, 주자注子

고려왕조는 정교하고 세밀한 공예 문화의 절정기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우아한 형태와 아름다운 색의 청자(靑磁)는 오랜 기간 다양한 생활 역역에서 사용되었다. 그리고 음주(飮酒)와 끽다(喫茶) 문화의 확산과 발전은 청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다. 특히 주자는 다른 그릇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여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만들어졌으며 시기에 따라 형태와 장식도 다채로웠다. 고려청자의 또 다른 아이콘인 매병(梅甁)과 비교해도 유행 기간도 훨씬 길다. 또 주자의 형태는 금속기를 본 떠 만든 것에서부터 과형(瓜形)구형(球形)표형(瓢形)병형(甁形)상형(象形) 등 훨씬 다양하다. 당시 청자 제작기술의 최고 정점에 주자가 있다고 해도 손색없다. 이러한 주자는 오늘날 우리에게 훌륭한 감상의 대상인 예술작품이자, 고려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지금도 주자는 매병과 함께 단일 기종으로서 당당하게 전시의 주역이 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전시주제이다.

 

〈청자 상감 및 철백화 국화문 화형탁잔〉, 13세기

 

 

첫 번째 전시공간에서는 고려 공예의 꽃, 주자注子라는 소주제 아래에 고려 초기인 10세기 무렵부터 고려 말기인 14세기까지 고려청자 주자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아울러 15세기 상감분청사기와 백자 주자를 한 공간에 전시함으로써 고려의 주자 전통이 조선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의 대표작으로는 보물 1453<청자주자>(11세기 후반~12세기 전반)를 시작으로, 중국 월요청자의 영향이 보이는 10세기 무렵의 <청자주자>, 고려 특유의 비색과 상감 문양이 보물 1540<청자표형주자>(12세기)와 보물 1451<청자상감운학국화문병형주자>(13세기), 고려 후기 청자주자를 대표하는 <청자상감국화문표형주자><청자상감연학문병형주자>(13세기 후반~14세기 전반)가 있다. 전시 작품들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명품들로 구성하여 주자의 조형미를 감상하는 동시에 전개과정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전시실 마지막 코너에서는 보물 1540<청자표형주자>와 국보 281<백자주자>(조선 15세기)를 나란히 전시하여 고려와 조선 주자의 조형적 특징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Part 2. 주자, []을 따르다

옛 문헌 기록에 의하면 주자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9세기 초반 당()나라 때이다. 그 이전에는 술을 담아 따를 때 항아리[]과 국자[]를 썼다. 술을 담아 따르는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 새롭게 만든 것이 주자이다. 고려 때는 국가사원개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술을 빚을 만큼 술이 보편화되었다. 술은 외국 사신을 접대하거나 제향(祭享)이 있을 때, 왕이 신료와 연회를 베풀 때, 사원이나 개인이 손님을 맞이하여 접대할 때 중요하게 소비되었다.

 

〈청동 주자〉, 11~12세기

 

 

음주 문화의 확산과 발달은 술을 담아 따르는 주자의 생산과 소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당시 기록과 그림이 부족하여 주주자(酒注子)와 차주자(茶注子)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전하는 청자 가운데 표형(瓢形)과 병형(甁形) 주자에 술과 관련된 시가 시문된 경우가 있어 이 두 유형의 주자를 이번 전시에서는 주기(酒器)로 구분하였다. 주주자는 접시 또는 사발 형태의 승반(承盤)과 함께 세트를 이루기도 한다. 승반은 그 안에 뜨거운 물을 담아 주자 안의 술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하였다. 고려 사람들은 주자와 함께 다양한 모양의 잔()과 배()에 술을 담아 주흥(酒興)을 즐겼다.

두 번째 전시공간에서는 주자, []을 따르다라는 소주제 아래에 고려주자 가운데 주기(酒器)로 사용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실 전반부에서는 고려 왕실을 중심으로 국가 의례에 사용된 주자들을 선보인다. 고려 때에는 조선과 달리 국가에서 주점(酒店)을 직접 운영하기도 하였으며, 사원과 개인이 직접 주점을 설치하여 운영하기도 하였다. 이에 전시실 안에 주기로 사용된 각종 청자들을 선별하여 고려시대 주점의 풍경을 재현하였다. 아울러 마지막 전시 코너에서는 술잔으로 사용된 각양각색의 청자잔들을 고려 때의 주시(酒詩)와 함께 선보였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당시 고려의 술 문화에 대해서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의 대표작에는 12세기 무렵 고려 왕실이 의례에서 사용한 <청자 음각반룡문 주자><청자 상감국화문 신선장식 주자와 승반>(12세기 후반~13세기 전반)을 비롯하여 술과 관련된 시()가 새겨진 <청자표형주자>(12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가 선보인다. 청자주자와 짝을 이루었던 술잔은 다양한 형태의 탁잔과 고족배, 마상배, 용두잔 등이 선보인다. 이를 통해 호화스러웠던 고려시대의 음주 문화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청자 탁잔〉, 12세기

 

 

Part 3. 주자, 를 따르다

고려 때 음식 문화에서 차()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물품이었다. 차는 왕실과 사원을 중심으로 막대한 양이 소비되었다. 왕실에서는 차를 하사품으로 취급할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다방(茶房)이라는 관부(官府)를 설치하여 국가의 다례(茶禮)를 거행하고 왕이 행차할 때 수반되는 다례를 봉행하였다. 아울러 차는 왕실의 각종 연회와 의례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물품이었다. 또 국가에서는 직접 다점(茶店)을 운영하여 개경의 백성들이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사원에서 차는 부처나 불법승에게 올리는 공양물의 하나였으며, 선승(禪僧)에게는 수행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또한 승려들이 문인들과 교우 관계를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를 위해 사원에서는 다원(茶園)을 직접 경영하기도 하였다. 사원이 운영한 다원(茶院)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차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고려 때는 차 마시는 것이 다반사(茶飯事)였다. 끽다(喫茶) 문화는 청자 다구(茶具)의 제작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미 고려 초기부터 청자 요장(窯場)에서는 다완(茶盌)과 주자가 생산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마지막 전시공간에서는 주자, 를 따르다라는 소주제 아래에 고려주자 가운데 다기(茶器)로 사용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자 가운데 과형(瓜形)과 금속제 주자를 모방한 유형을 차주자(茶注子)로 구분하였다. 전시실에는 주자 이외에도 향로, 꽃병, (:의자) 등의 보조 작품을 배치하여 관람객이 고려시대 다점(茶店)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고려 때는 음다법(飮茶法)으로 점다법(點茶法)이 유행하였다. 주자와 함께 찻잔다연(茶碾)다합(茶盒)다식대(茶食臺)타호(唾壺) 등을 선보여 고려의 수준 높았던 차문화를 엿볼 수 있도록 하였다.

 

백남준, 〈W3〉, 1994년

 

 

전시의 대표작품으로는 고려의 대문호인 이규보(李奎報)남쪽 사람이 보낸 철병(鐵甁)을 얻어서 차()를 끓여보다라는 시(센 불이 강한 쇠 녹여 내어 / 속을 파 둔하고 단단한 것 만들었다 / 긴 부리는 학이 돌아보는 듯 / 불룩한 배는 개구리가 벌떡거리는 듯 / 자라는 뱀 꼬리 굽은 듯 / 모가지는 오리 목에 혹이 난 듯 / 입 작은 항아리처럼 우묵하고 / 다린 긴 솥보다 안전하다)에서 노래한 철병을 연상시키는 청동주자(11세기~12세기)가 있다. 이외에도 청자흑자도기 등 다양한 재질의 주자는 고려시대에 다양한 신분 계층의 사람들이 주자를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아울러 비교 전시되는 중국의 백자주자를 통해서 고려주자의 독창적인 조형미를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茶半香初]

고려시대의 주자는 술이나 차를 담아 따르며 사람 간의 만남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관계를 맺어주는 하나의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이처럼 함께 마시는 음다문화(飮茶文化)는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적 역할을 하며 만남과 소통에 빠지지 않는 요소로 그들의 생각을 유연하게 해주고 만남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였다. 이러한 소통의 방식은 현대에 들어 점차 다양해지고 소통으로서의 미술은 언어적 소통을 뛰어넘어 작가의 의도와 해석을 통한 조형언어로 재탄생되어 관람객에게 전달된다.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전은 앞에서 소개한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전의 연계 전시로 마련되었다. 이 전시에서는 소통의 현대적 해석으로 백남준과 이수경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대표작품은 백남준의 <W3>(1994년 작)와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2012년 작)이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은 테크놀로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작가이다. 그의 소통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매체 나아가 예술을 통한 세계와의 만남으로 확장되었다. 이것은 만남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간의 이격(離隔)을 줄여가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수경, 〈번역된 도자기〉, 2012년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는 버려진 파편들을 화려한 금()으로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 원래의 모습보다 더 크고 아름답게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었다. 깨어진 조각은 작가의 번역과 해석을 통해 예술로 승화되어 관람객과의 새로운 만남을 시도한다.

옛 사람들이 함께 차를 마신 다완(茶碗), 서로 주고받았던 다양한 내용의 서간(書柬)과 더불어 만남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 담고 있는 현대 작품을 함께 살펴보며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고 있는 이 시대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첨부 1. 특별전 개요 1.

 

전시개요

전시제목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高麗注子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茶半香初

전시기간 : 20210803() ~ 20211231()

전시장소 : 호림박물관 신사 분관

 

전시구성 및 전시유물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高麗注子>

1전시실 [고려 공예의 꽃, 주자]

­ 보물 1453<청자 주자>, 국보 281<백자 주자> 44여 건

2전시실 [주자, 술을 따르다]

­ <청장 음각반룡문 주자>, <청자 상감시명 표형주자> 90여 건

3전시실 [주자, 차를 따르다]

­ <청동 주자>, <청자철화모란당초문난주> 78여 건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茶半香初>

­ 백남준의 W3,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 9여 건

 

전시실 4실 총 220여 건 전시출품

 

관람안내

신사 분관


관람시간
- ~토 오전 1030~ 오후 6
(전시 기간 중 매주 일요일과 추석연휴는 휴관)
관 람 료 : 성인 8,000, 학생 5,000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무료

- 연계티켓 10,000: 신림 본관과 신사 분관 두 곳 모두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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