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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보도국장 노종면 엄경철

by taeshik.kim 2019.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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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보도국장에 노종면 혁신지원팀장 내정

송고시간 | 2019-11-12 18:18



노종면씨



새삼스런 일은 아니나 시대가, 세대가 확실히 바뀌었다. 노종면씨가 보도국장에 내정되었고, 얼마전 KBS에서는 보도국장에 엄경철씨가 임영됐다. 이 중에서도 노종면씨야 워낙 상징성이 큰 인물이어니와, 그 상징성에 견주어 중책이랄까 하는 자리에 중용되기는 조금 늦은 느낌을 준다. 


오늘자로 내정되어 임면동의를 기다리는 노종면씨가 과연 보도국장으로서 어떤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점에서 나는 엄경철씨의 약속 중에서 출입처 폐지 방침을 주목한다. 


물론 이 출입처를 일시에 없애기는 실로 곤란한 일이어서, 그런 까닭에 점진적 폐지라는 보완책을 제시했다고 보지만, 아무튼 이 출입처 폐지는 한국언론 전체가 지향해야 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이렇다 할 반론을 달기는 어려운 과제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출입처 제도가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특정 지역 언론계 전통 혹은 관습이라 할 수는 있겠지만, 일견 타당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해서, 그 비교대상으로 흔히 거론하는 미국 언론만 해도, 백악관 같은 데서는 출입증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며, 그런 출입증이 기자라 해서 다 주어지는 것도 아님은 말할 나위가 없다. 다만, 우리처럼 모든 기자가 출입처라 해서, 특정한 부분 특정한 기관을 전담하는 전통과는 많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이 출입처 제도는 결국 기자실이라는 독특한 한국언론계 문화와 결합하는데, 출입처를 전담하는 기자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해당 기관에서는 운영하니, 그것이 곧 기자실이다. 관공서에는 거개 기자실이 있으며, 그에 준하는 공공기관에도 그러하며, 특히 대언론 업무가 많은 큰 기업에서도 기자실을 운영한다. 


이 기자실은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는 달리, 엄청난 이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 편리성이 있기 때문에 기자실이 운영되는 것이지, 단순히 구습 인습 관습을 보지하고자 함은 아니다. 


하지만 출입처와 기자실로 대표하는 이 한국 언론문화가 외부에서는 이른바 받아쓰기 문화를 양산하는 데도 일조하는 것만도 분명하다. 기관에서 배포하는 이른바 보도자료를 천편일률로 베끼기만 한다는 그런 비난이 언론계 외부에서는 상존하는데, 이 역시 일부 타당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나는 이 보도자료를 매우 중시하는 구닥다리 기자인데, 그런 보도자료가 그 시대상을 가장 잘 반영하며, 그것을 배포하는 해당 기관의 현안을 가장 크게 집약한 출구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보도자료는 필연적으로 해당 기관의 홍보 지향성이라는 숙명을 피할 길이 없다. 이에서 바로 비판적인 안목이 요구되는 것이어니와, 그런 배포자료를 그대로 베껴쓰다시피 하는 일도 많은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아무튼 출입처와 기자실, 보도자료 이 셋은 현행 한국언론을 특징짓는 중대한 3대 기축임은 분명하다. 그에 대해 할 말은 천지빼까리라, 우선 생각나는 것만 훑어두었다. 


엄경철씨



그건 그렇고 내가 노종면 엄경철 두 사람의 보도국장 임명을 두고서는 세대 교체를 얘기한 다른 이유도 있다. 나는 1993년 1월 1일 언론계에 입문했는제, 저들은 내가 알기로 95년 1월 1일 전후로 언론계를 디딘 사람들이다. 요즘은 많이 약화하기는 했지만, 언론계에서도 이른바 연조 문화가 매우 엄격한 편인데, 대개 1년 단위로 선후배가 갈라지거니와, 그에 비춘다면 저들은 나보다 2년 뒤에 기자가 된 사람들이다. (나이는 둘다 나랑 같다.) 


저들은 신문사라든가 통신사에 견준다면 편집국장 정도에 해당한다. 


사람은 자기보다 연조가 낮은 이른바 후배들은 모두 젊다거나 어리다고 평가하기 마련이다. 우리 회사 직급이랑 비교할 적에 KBS와 YTN은 승진이 빠른 편이다. 대략보니, 3~4년 정도가 빠르지 않나 한다. 


저번 KBS 인사에 이어 오늘 노종면씨 인사까지 그걸 보면서 우리 편집국에서 잠시 "빨리 (보도국장이) 됐네?" 하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내 "하긴, 내가 늙었지" 하는 자탄에 묻어버리고 말았다. 


저들이 승진이 빠른 것이 아니라,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이미 늙어버렸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이제는 퇴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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