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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손석희 입장문, 갈비탕 물리고 받아든 저녁상

by taeshik.kim 2019.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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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18시 02분 13초에 우리 공장 사회부서 '경찰, 손석희 JTBC 대표 '폭행 혐의' 내사…출석 요구'라는 기사가 나가고, 막간을 빌려 갈비탕 먹으러 갔다가 허탕 친 얘기는 아래 전편에서 했다.  


손석희가 앗아간 갈비탕


관련 보도에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저 사회부 우리 공장 기사가 이 사건을 공식화한 첫 보도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전 언론을 통털어 가장 먼저 나간 기사였다. 




저 기사가 나가기 전 손석희 사장 측에서는 시종일관 이번 폭행 시비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는 사실을 전편에서 이미 말했다.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방송팀에서는 계속 손 사장과 JTBC측에 이번 공방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마침내 저 기사가 타전된 것이다. 저 기사 송고 전까지만 해도 손 사장측 반응은 "오늘 방송 끝나고..."라는 식으로 계속 미루었던 것이다. 


그날 손 사장은 여느 목요일이랑 마찬가지로, JTBC 메인 저녁 뉴스인 뉴스룸을 앵커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저 기사가 나간 시점과 8시 뉴스 사이에는 대략 두 시간 틈이 있었다. 한데 저 기사가 JTBC와 손 사장측에는 충격파를 준 모양이다. 이내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식 첫 입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첫 공식 입장 표명이 우리 방송팀 이정현 기자를 통해 내게 주어진 시간이 6시 29분이었으니, 이보다 1~2분 빠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문제의 저 기사가 나간지 20분이 되지 않아 JTBC가 아래와 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JTBC와 손석희가 총아로 떠오르게 한 최순식 태블릿PC 보도를 둘러싼 논란




손석희 JTBC 사장 관련 사안에 대해 손 사장의 입장을 밝힙니다. 


우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K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입니다. K씨는 타 방송사 기자 출신으로 제보가 인연이 돼 약 4년 전부터 알던 사이입니다. 방송사를 그만 둔 K씨는 오랫동안 손석희 사장에게 정규직, 또는 그에 준하는 조건으로 취업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해 왔습니다. 이번 사안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습니다.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입니다. 

 

2017년 4월 손석희 사장은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습니다.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자신의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한 것입니다. K씨는 지난해 여름 어디선가 이 사실을 듣고 찾아 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 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습니다. K씨는 그 후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손석희 사장은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자 최근에는 거액을 요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손석희 사장은 K씨를 상대로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 JTBC는 이러한 손 사장의 입장을 존중하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기를 기대합니다.



따라서 저 우리 공장 사회부 기사가 손 사장측으로 하여금 모종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몰아간 것만은 분명하다. 그 사이 다른 언론에서도 이 사건을 다투어 쏟아내기 시작했으며, 이내 '손석희'는 실검 1위를 장악했다. 


손석희 입장이 나왔으므로, 이제 공은 우리 문화부한테 넘어왔다. 외부 세계에서 보기엔 사회부건 문화부건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마는, 업무분장이 부서간 칸막이로 작동한다 해서 언론계 내부에서도 말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각자 해야 할 일을 확실히 분담케 한다는 점에서는 여러 이점이 없을 수는 없다. 



JTBC 사옥으로 돌진한 트럭. 최순식 태블릿PC 보도를 항의하는 반대 움직을 상징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이 사건이 알려진 초기에는 경찰발 발생 기사보다는 실은 손석희 입에 사람들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 있다. 그만큼 손석희는 거물인 까닭이다. 따라서 손석희가 무엇인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으므로, 적어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손석희 움직임은 문화부 방송팀 몫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저 입장문을 받아든 우리 방송팀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사로 손석희 반응을 처음 보도하기 시작했다. 


손석희 "불법취업 청탁과 협박받아…폭행의혹 제기자 고소"


이 기사가 송고된 시점은 18시 41분이었다. 이건 기사 형태로 요건을 갖춘 것이며, 그 전에 입장문이 나오자마자 문화부에서는 그 주장을 요약한 한 줄짜리 기사 두 건을 내리 내보냈다. 


이후 손석희 입장은 계속 문화부에서 보강하며 종합기사가 계속 나갔으니, 그것이 나중에는 (종합2보)라는 형식으로 발생 첫날은 일단은 막을 내렸다. 


이런 입장이 나간 다음, 또 하나 변수가 생겼다. 손 사장이 8시 뉴스 오프닝멘트를 빌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다시금 표명한다는 소식이었다. 실제로 그리되었다. 그에 대해서는 '폭행 시비 휘말린 손석희 뉴스룸 오프닝 멘트'라는 이 블로그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기사 계속 종합 형태를 쌓아간 이유는 이런 사태 전개 때문이었다. 손 사장은 오프닝멘트만이 아니라 클로징멘트에서도 다시금 이번 사건을 둘러싼 간단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클로징멘트는 이렇다 할 변수가 없는 듯해서 종합기사에 덧보태지는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이 사태 첫날은 갈비탕 저녁이 날아가고, 덕분에 나는 중요한 기사는 일단 처리한 다음 잽싸게 귀가해서는 JTBC 8시 뉴스 시청에 들어갔으니, 글쎄다, 이날 JTBC 뉴스 시청률이 경쟁 뉴스보다 높았다고 이튿날 전해들었거니와, 나 역시 그 증강한 시청률에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이래저래 JTBC는 시청률 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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