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솔나무 이야기

by 여송은 2020. 11. 12.
반응형

나무들이 노란색, 빨간색,
울긋불긋하게 변신하느라 신이난 가을,
왜인지 어린 솔나무는 혼자 슬퍼했습니다.



데구르르르...툭!


솔방울 : 솔나무님, 이렇게 좋은 가을날 왜이렇게 슬퍼보이시나요?


솔나무 : 솔방울아... 나도 저기 은행나무아저씨처럼 노랑색 잎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
매일 같은 색, 삐죽삐죽한 잎...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슬퍼.



후두두두둑....툭툭툭.


솔방울 : 으악! 솔나무님이 우니깐, 솔방울들이 마구마구 떨어져요. 정말 아무도 솔나무님을 좋아하지 않는 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아닌 것 같은데요?


솔나무 : 난 잘 모르겠어.


솔방울 : 울지말고,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솔나무님은 은행나무의 노란잎을 부러워하셨는데,
반대로 사람들은 늘 푸르른 솔나무님의 초록잎을 참으로 사랑했지요.

그래서 옛 선비들은 늘 푸르른 솔나무를 보며 올곧고, 변하지 않는 마음을 다지곤 했답니다.
옛 그림에도 잘 나타나 있지요.

소나무 숲속의 친구를 찾아가는 선비 傳 能村直人 筆 松溪 訪友圖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솔방울 : 또 솔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선조들이 생활속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만드는데 재료로 많이 쓰였답니다.

밭을 가는 쟁기를 비롯하여 농기구, 설거지 할 때 필요한 개수대, 작은 상차림을 위한 소반까지 생활 깊숙히 스며들어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지요.

[개수대] 통나무를 파 두 개의 공간을 내어 그릇이나 음식물을 씻는 개수대로 사용하였다. 개수대의 넓은 양쪽 판은 간이 도마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솔나무 :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존재인줄 몰랐어.


솔방울 : 그뿐이겠어요? 솔나무님은 삐죽삐죽한 잎이 싫다고 하셨는데, 가을내 떨어져 쌓인 솔잎(솔가리)은 불을 지필 때 얼마나 유용하다구요!
넓은 잎을 태우면 화르르 모두 타 사라져 버리는 반면에, 뾰족한 모양의 솔잎은 불씨를 아주 잘 보존해 준다구요.

또한 뿌리는 단단하여 솥을 닦는 솔의 재료로도 사용되었답니다.

[솥솔] 솥 안을 닦는 솔로 소나무 뿌리로 만들었다. 마디마다 묶은 솔이 닳으면 한 마디씩 풀어 사용하였다. /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솔나무 : 내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존재였다니... 솔방울아, 네 덕분에 알게 되었단다. 정말 고마워!


솔방울 : 뭘요, 저는 그냥 있는 그대로 말씀드린 것 뿐인데요.
그러니 지금 모습 그대로 푸르게, 밝은 기운으로 오래오래 저희들 옆에 있어 주세요!


솔나무 : 응 그럴게. 정말 고맙다, 솔방울아.^^


톡톡...톡

 


은행나무 아저씨 : 우리 솔나무가 그런 고민을 갖고 있는 지 몰랐구나. 가을이면 내가 가끔씩 이렇게 노란 모자를 씌워 줄게. 솔나무는 지금처럼 늘 푸르러 줬으면 한단다.


솔나무 : 네, 감사합니다. 은행나무 아저씨.^^



나 자신은 잘 모르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나만의 장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옆 짝궁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