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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

악비(岳飛)〈신감에 군대를 주둔시키고서 복마사 벽에 쓰다[駐兵新淦題伏魔寺壁]〉

by taeshik.kim 2019.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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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기가 당당하여 북두성 견우성 꿰었으니 雄氣當當貫斗牛
맹세코 충절로써 임금의 원수를 갚으리라 誓將真節報君讐
완악한 금나라를 없애고 거가가 돌아오면 斬除頑惡還車駕
공신에 만호후가 되는 건 따지지 않으리라 不問登壇萬戶侯


植案..악비를 일러 흔히 만고의 충신이라 하거니와, 한데 냉혹한 현실분석은 무모無謀다.
당시 남송 전력으로는 결코 금을 이길 수 없었다.
고토수복을 기치로 내건 그의 북벌 운동은 허무하게 끝났다.

명분을 중시하는 송대 주자성리학은 자칫하단 오랑캐에 한족이 망하거나 굴복하고 만다는 위기의식에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한다.

명분은 정통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이 정통은 필연적으로 그 정통을 있게끔 만든 존재 이유를 찾게 되는데 이단異斷이 그것이라, 그 이단으로 현실 정치체는 요금으로 상징하는 거란과 여진 등의 오랑캐를 대항마로 발명하고, 사상으로는 도불을 타도대상으로 삼는다.

이는 필연적으로 내적 성찰을 동반한다.
저들에 비해 우리가 부족한 건 무엇인가?

이에서 성리학은 근본의 한계를 노출하기도 하는데, 강력한 외적의 군사력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되 내적 수양, 강철 같은 정신력  무장을 들고 나온 것이다.

도불, 특히 불교의 선종은 종래의 유학이 갖추지 못한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우주존재론이었다.
철저히 도덕론에 기반한 유학이 판판이 깨졌다.

우주존재론 문제는 성리학 단계에 와서 비로소 유학에 포섭된 까닭이다.
공자 맹자 순자가 우주존재를 언급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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