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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안양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김중업관

by taeshik.kim 2019.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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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중초사지 당간지주(安養中初寺址幢竿支柱)라,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4호로 지정 고시된 이 당간지주는 그 측면에 그것을 세운 내력을 당대에 적은 명문이 있어, 여타 당간지주들의 시대와 양식을 농굴 때 그 표준처럼 군림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당간지주는 제법 많은 실물이 현존하나 그 조성 내력이 드러난 것은 얼마되지 아니하는 까닭이다.

당간지주 바로 옆에는 앙상한 뼈대만 남은 삼층석탑이 있는데, 본래 면모는 거의 상실했다고 본다. 

 

내 얼큰 얼굴 뒷면에다가 글자를 새겼다. 

동서쪽으로 나란히 선 이 당간지주 한 쌍 중 서쪽에 위치한 지주 바깥면에 6행에 걸쳐 모두 123자를 새겼으니, 이에 의하면 이 당간지주는 신라 흥덕왕 1년(826) 8월 6일에 돌을 골라 다듬기 시작해 이듬해 827년 2월 30일에 완공했다고 한다. 

 

 

 

마모가 극심해 육안 판독은 쉽지 아니해서 탁본을 해야 한다.  이 글자는 흔히 아래와 같이 판독하고,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寶曆二年歲次丙午八月朔六辛丑日中初寺東方僧岳一 / 
石分二得同月廿八日二徒作初奄九月一日此處至丁未年 / 
二月卅日了成之節州統皇龍寺恒昌和上上和上 / 
眞行法師貞坐義說法師上坐年嵩法師史師二 / 
妙凡法師則永法師典都唯乃二昌樂法師法智法師 / 
徒上二智生法師眞方法師作上秀南法師 (/는 줄바뀜 표시) 
 
보력寶曆 2년(826) 세차 병오년 8월 초엿새 신축일에 중초사中初寺 동쪽 승악僧岳에서 돌 하나가 갈라져 둘이 되었다. 같은 달 28일에 두 무리가 일을 시작하였고, 9월 1일에 이에 이르렀으며, 정미년 2월 30일에 모두 마쳤다. 절주통節州統은 황룡사皇龍寺 항창恒昌화상이다. 상화상上和上은 진행眞行법사이며, 정좌貞坐는 의열義說법사다. 상좌上坐는 연숭年嵩법사이며, 사사史師는 둘인데 묘범妙凡법사와 칙영則永법사다. 전도유내典都唯乃는 둘인데 창악昌樂법사와 법지法智법사다. 도상徒上은 둘인데 지생智生법사와 진방眞方법사다. 작상作上은 수남秀南법사다.

 

이 중초사지 바로 옆에는 현재 안양박물관과 김중업박물관이 있거니와,

첫번째 사진 뒤편 건물이 김중업관이다.

지금 보니, 주변 일대는 풍광이 사뭇 바뀌어 대대적인 시민문화시설로 재단장했다.

이 중초사지 일대를 명지대 김홍식 선생이 발굴했거니와, 명지대 재직 시절인지, 혹은 이 양반이 차린 한울문화재연구원 시절인지 자신은 없다.

 

 

당시 관련 자료를 찾아봐야겠지만, 김중업관도 애초에는 없앨 생각이었고, 주변에는 문화시설단지인지 만들 작정이었다.

그러다가 사전 발굴에서 무지막지한 건물터가 나오고 그것이 논란끝에 바로 통일신라 혹은 고려시대 이래 안양사라는 사찰 터임이 거의 확정되다시피 했거니와, 다시 논란 끝에 현지 보존이 결정되어 오늘에 이른다.

이 유적 지킨다고 또 논란이 컸다. 내가 기억하거니와, 안양시(???)는 당연히 밀어버리려 했고, 발굴조사단은 그럴 자격은 없지만, 당연히 시행사에 동조한 것으로 안다.

그 보존을 위해 나로서도 작은 힘을 보태기도 했다.

다행히 그 유적은 보존되고 단장되어 오늘에 이른다. 

현재 이 고장 지명이기도 한 안양安養은 아미타 서방극락정토의 다른 표현이다.
아미타불을 봉안한 전각을 미타전 극락전 등이라 하거니와 이 전각 전면 누각형 건물은 예외없이 안양루라는 이름을 단 이유가 그에서 말미암는다. 
 

 

이곳에서 가까운 산기슭에 안양사라는 간판을 내건 사찰이 있으니 그 경내엔 언뜻 보아 대단한 위광을 누린 고려시대 어느 왕사 국사의 부도탑과 그 탑비 귀부가 남았다. 

이것이 애초 자리인지 후대에 이동한 결과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안양사와 관련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만약 이곳이 애초 자리라면 이 일대 어딘가에 사내사寺內寺라 내가 표현하곤 하는 조사전祖師殿이 있었을 것이다. 

그 위치로 보아 조사전은 언제나 사찰 후미진 뒤편 계곡에 자리잡는 것으로 볼 적에 대략 지금의 위치가 그에 걸맞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진은 작년 6월 2일 촬영한 것들이라 혹 현재와는 사뭇 다른 면모로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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