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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오래된 할아버지 수첩 속 이야기-박물관 설립

by 여송은 2019.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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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 온양민속박물관 연구원


할아버지~~~~ 

할아버지~~~~ !!

 

 

어 오냐오냐, 다 구경했어요?

 

 

아니요 아직~!

할아버지,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누구에요?

 

 

설립자 구정龜亭 김원대金原大 (1921-2000)

 

 

응~~ 이 박물관을 만드신 분이란다.  구정 김원대 회장님이셔.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이 분이랑 박물관에서 같이 일했었지요.

 

 

박물관을 지었다구요?? 우와! 그럼 엄청엄청 돈이 많으셨겠네요??

 

 

허허허, 그렇지 돈이 많았으니깐 이렇게 크고 좋은 박물관을 지을 수 있었겠지?

우리 강아지는 만약에 돈이 많으면 이런 박물관을 지으려나?

 

 

음~~아니요! 저는 '닌텐도 뉴 3DS XL' 백 개 살래요!

 

 

하하하, 뭔지 모르겠지만 우리 강아지 그게 갖고싶구나?

그치~~ 할아버지도 아마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에 돈을 썼을거란다.

 

그런데, 여기 김원대 할아버지는 아니었어요.

김원대 할아버지는 원래 책을 만드는 회사인 '도서출판 계몽사'를 운영하셨는데, 우리 강아지같은  어린 친구들을 위한 좋은 책을 만드는 회사였지.

아마 아빠방에서 한 번즘은 봤을게다.

 

 

아!! 봤어요 ~~! 한국문학전집인가 엄청 많은거요!

 

 

잘봤구나, 허허 맞단다.

그렇게 어린이를 위한 책을 만들면서 벌은 돈을 교육적인 목적으로 잘 쓰이도록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하셨지.

그래서 고민 고민 끝에 고향인 안동에 여자들을 위한 학교인 '길원여자고등학교'를 만들었고,

여기 온양에 '온양민속박물관'을 만드신거란다. ^^

 

 

온양민속박물관 개관 당시 사진 (1978.10.25)

 

 

우와~~~~!  김원대 할아버지 멋있어요.

닌텐도 사고싶다고 한 저 부끄러워져요...

 

할아버지! 그러면 여기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은 다 누가 가져온거에요?

 

 

할아버지가 박물관에서 일했었다고 했지?

그때, 할아버지랑 할아버지 동료들이랑 같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유물을 수집해 왔단다.

 

박명도 선생과 지금은 돌아가신 장철수 선생, 그리고 할아버지.

이렇게 셋이 주로 움직이며 전시 기획에 맞게 유물을 수집했었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전국을 안 가본 곳이 없었지.

휴전선으로 갈 수 없는 북한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다녔을게다.

요즘으로치면 온양민속박물관의 마블? 그때는 거칠 것도 두려운 것도 없었지. 허허허.

 

허허 ... 그런데, 벌써 40년도 더 된 이야기구나...

 

 

왼쪽부터 박명도, 장철수, 이정순, 신탁근 (1977)

 - 박명도 : 당시 학예실장

 - 장철수 : 당시 학예담당과장

 - 이정순 : 당시 학예사, 석주선 선생 1호 제자로 당시 복식 유물 정리를 담당하였음

 - 신탁근 : 당시 유물담당과장

 

 

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는 학예사들

서울 중구 묵정동 수장고에 있던 소장품을 온양민속박물관으로 옮기기 위해 포장을 하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

왼쪽부터 학예사 권진숙, 유건재, 신탁근, 장철수

(아마 박명도 선생이 사진을 찍느라 사진 속에 없지 않을까 싶다.)

 

 

 

할아버지 그러면 유물수집하느라 집에도 잘 안들어가셨겠네요?

 

 

그랬었지..

어느 날은 저~~기 마라도에, 어느 날은 저~~기 낙월도에 가있고...

너희 할머니 혼자 아빠랑 고모 키우느라 고생이 많았지.

그래서 지금은 집에 잘 들어가잖니. 우리 강아지랑 이렇게 놀아주기도 하고! 허허허.

 

 

에이~~ 뭐에요!!

 

 

허허허 농이다.

할아버지가 유물 수집 할 때, 사진 보여줄까?

 

 

네!! 궁금해요~~!

 

 

서해안 어구 유물 수집중, 신탁근 (1976)

 

오~~~~! 할아버지맞아요? 우리 아빠보다 멋있어요!

할아버지, 그런데 뭐하던 모습이에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한국인의 생업실인 2전시실 해양 어구에 관련한 유물을 수집하러 서해안에 갔었을 때 같구나.

지금보니 표정이 아주 비장해 보이네. 허허.

 

 

비장이 뭐에요?

할아버지 다리 아파요~~~~! 우리 조금만 쉬어요!

 

 

그래 그래.

조금만 쉬다가 할아버지랑 2층 둘러 보고 가자구나.

 

 

네~~~!

할아버지 또 혼자말 하면서 분위기 잡고 마무리 하면 안되요~~!

 

 

 

알겠다, 똥강아지야!

할아버지가 유물 설명 할 때, 딴짓하지나 말거라!

 

 

알겠어요~!

저기에 재밌어 보이는 유물 있었어요.

이따가 같이 보러가요 할아버지~~~~!

 

 

오냐~~ 그러자.

 

 

 

 

 

 

 

 

그래, 박물관 잘 지키고 다음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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