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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Reading of History and Histories

유향劉向이 말한 통치론 핵심은 무위지치無爲之治 황로학黃老學

by taeshik.kim 2020.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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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前漢 중·말기를 살다간 유향劉向이 편한 《설원說苑》 중 제1편 군도君道, 즉 임금이 가야할 길 첫 머리는 이렇다.  


진晉 평공平公이 사광師曠한테 물었다. 


“임금이 가야 할 길은 어떠오”. 


대답하기를


“임금의 길은 맑고 깨끗이 하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 힘쓰고 어진 사람을 발탁해 일을 맡기며, 귀와 눈은 널리 펴고서 만방을 살피되, 세속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측근들한테 휘둘리지 않아야 하며, 탁 가슴을 연 채 멀리 바라보면서 홀연히 서야 하고, 신하들이 한 일을 잘 살펴서 신하들에게 군림하는 일이니 이것이 바로 임금 노릇하는 요체입니다.”


라 했다. 


평공이 말했다.  


“옳습니다”


晉平公問於師曠曰:「人君之道如何?」對曰:「人君之道清淨無為,務在博愛,趨在任賢;廣開耳目,以察萬方;不固溺於流俗,不拘繫於左右;廓然遠見,踔然獨立;屢省考績,以臨臣下。此人君之操也。」平公曰:「善!」 (January 17, 2015)  



황제헌원씨



이에서 말하는 통치론 핵심요체는 청정무위清淨無為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만하거니와, 이것이 제자백가 중에서도 노장에 뿌리박는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렇다고 정말로 군주가 암것도 하지 않고, 딩가딩가 주지육림에 허우적대면서 이쁜 여자들하고 질펀하게 논다면 그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황제헌원씨



이에서 말하는 청정무위는 흔히 무위지치無爲之治라는 말로 표현되거니와, 임금이 직접 간섭을 최소화하고, 시시콜콜한 작은 지시를 하며 천지사방 간섭하라는 뜻이 아니라, 모든 일은 신하들한테 맡겨놓고 자신은 그네들이 잘하는지 못하는지 감시만 잘 하면 된다는 뜻이라, 이런 통치론이 특히 전한시대에 판을 치게 되는데, 이런 학술적 흐름을 황로학黃老學이라 한다. 


황로학은 글자 그대로는 황제黃帝와 노자老子의 학문이란 뜻으로, 이 경우 노자는 철저히 통치술로서의 무위지치를 말하지, 그런 통치학과는 거리가 한참이나 먼 장자莊子와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황로학이 노장학과 근간으로 달라지는 점은 노자를 공통분모로 삼기는 하지만, 장자가 들어갈 자리에 법가가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장자 대신 한비자와 상앙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전한시대 전한과 흉노



저런 글을 저록 정리한 유향劉向시대만 해도, 그 전시대 무제武帝가 주도한 전쟁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북방의 골치 흉노를 처단함으로써, 그 근심을 없앤 직후라, 더욱 황로학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 황로학은 전국시대 동방의 절대 패자 제나라 수도 임치의 직하학궁稷下學宮을 무대로 해서 태동한 것이라, 그런 까닭에 황로학은 직하학稷下學이라는 말로 대체해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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