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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이승을 해고한 이용마 기자

by taeshik.kim 2019.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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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마 MBC 기자 복막암 투병 끝 별세

송고시간 | 2019-08-21 07:33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해직언론인 상징 故이용마

송고시간 | 2019-08-21 08:12

文대통령 두 차례 병문안…복직 후 휠체어 타고 출근도


하늘은 착한 사람한테는 복을 내리고, 악인한테는 벌을 내린다 했지만, 세상이 모질어서인지, 아니면 그런 하늘이 사기꾼이어서인지 그런 일은 내 반백 인생에서 보도듣도 못했다. 당장 내 주위를 봐도 아부꾼 사기꾼이 언제나 득세했으니, 그들이 눈과 귀를 가로막고는 권력을 농단했으니, 그 틈바구니에서 돈과 권력에는 초연하거나, 저항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처단되었다. 


MBC 이용마 기자가 기나긴 투쟁 끝에 마침내 MBC로 복귀하던 그 순간을 기억하는 나는 착잡했다. 박수갈채 속에 방송사 사옥에 나타났지만, 병색이 완연한 그는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했으니, 그 즈음 간헐적으로 전해지는 근황은 그한테 이승에서 허여된 시간이 얼마되지 않음을 누구나 직감했으리라 본다. 


총파업 당시 이욤아(맨왼쪽)



권력과 그에 아부기생하는 또 다른 권력이 야합한 불공정보도에 맞선 2012년 MBC 노조 총파업 투쟁 선봉에 선 그는 파업 종료 뒤 으레 이런 일에 따르기 마련인 보복조치가 잇따라 해고되었다. 그런 그가 극복하기 힘든 병마에 포로가 된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MBC 사태가 결정적이었을 것임은 불문不聞해도 가지可知하다.   


그렇게 힘든 병마와의 싸움에 돌입한 이용마 기자가 오늘 스스로 이승을 해고하고는 먼길을 떠났다. 같은 시대, 같은 공기를 같은 언론이라는 분야에서 호흡한 동료로서 그의 죽음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특출나게 유별난 인연은 거의 없는 듯하지만, 그래도 오며가며 겪은 기자 이용마는 참으로 선비 같은 모습이었다. 


문병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와 환담하는 이용마. 그의 족적은 대통령 혹은 대통령 출마자까지 병상을 찾았대서 더욱 커진 게 아니다.이용마가 있음으로써 대통령이 덕을 본 것이다.



범접하기도 힘든 길을 걸은 이용마는 물론이려니와, 그에 견주어서는 형편없이 쇠락 타락한 나 같은 놈도 적어도 언론인으로서는 꿈이 같다. 권력과 자본에서 자유로운 그런 언론, 우리는 이를 공정언론 혹은 언론자유 등의 이름으로 일컫거니와, 언론이 너무 고삐가 풀려도 문제겠지만, 단군조선 이래 이 땅에서 언론이 그런 적은 단 한번도 없기는 하지만, 그런 언론자유 만끽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한다. 


이용마는 그 큰 씨앗을 뿌린 참 언론인이다. 명복을 빌며, 향 하나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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