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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전쟁이 준 선물

by taeshik.kim 2020.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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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ient chinese iron bells, housed at incheon metropolitan city museum, korea

the three bells for buddhist rituals were made during the song, yuan, and ming china periods respectively.
they were transported or exploited from china during the world war 2 and supposed to be melt down into military weapons, but survived by a miracle.


long live the bells!

인천시립박물관 소장 중국 철종 3점. 2차대전 때 녹여서 무기를 만들 예정이었다가 일본국이 패망하는 바람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오늘에 이른다. 

 

2011.02.23 10:52:48
인천시립博 소장 中 원대 철종은 '재활용품'
구리덩어리 검출.."제작기법 관련 흥미로운 사례"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인천시립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철제 범종(梵鍾) 3점 중 원나라 성종 3년(1298)에 만든 철종이 기존 철제품을 다시 녹여 주조한 재활용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에 전시 중인 중국 원대(元代) 범종. 이 철종에서는 구리 덩어리가 검출돼 재활용품으로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유산 보존전문 처리업체인 서진문화재연구원(원장 김선덕)은 최근 박물관 요청으로 부식이 심한 이들 철종(鐵鍾) 3점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원대 범종에서 철과 섞이지 못한 구리 덩어리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말했다. 

 

보존처리 자문위원이기도 한 보존과학자 이오희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는 "종을 주조하는 과정에서 소량의 구리(Cu)가 섞여 들어갈 수는 있지만, 이처럼 구리 덩어리가 범종에서 확인된 것은 기존 철제품과 동제품을 재활용해 제작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선덕 원장은 "구리와 철은 섞이지 않는 성질이 있다"면서 "철광석에서 채취해 종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철제품과 동제품을 뒤섞어 주조하다가 구리 덩어리가 채 녹지 못하고 그대로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원장은 이어 "중국 동종에 대한 이런 분석 결과가 중국에서도 있는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 제작 기법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에 나란히 전시 중인 중국 범종. 모두 철종이며 일제시대에 한반도로 반출됐다. 왼쪽부터 차례로 원대(元代)ㆍ명대(明代)ㆍ송대(宋代) 철종이다. 이 중 원대 철종에서는 구리 덩어리가 검출돼 재활용품으로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원대 철종(무게 1.846톤)은 이번에 함께 보존처리된 송나라 때 중국 철종 및 명나라 때(1638) 철종과 더불어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에 나란히 전시 중이며 모두 인천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이들 철종은 강화도 전등사 종각에 걸린 소위 '전등사 범종'(보물 393호)과 함께 제국 일본이 태평양전쟁 당시 군수물자 조달 차원에서 중국 본토에서 공출해 인천 부평의 병기창에 옮겨 놓았다가 일본이 패망하자 극적으로 보존됐다.
taeshik@yna.co.kr
(끝)

 

 

2011.02.23 14:35:19
<중국 철종 중 전등사종만 보물인 까닭은>
"문화재 지정 국수주의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인천시립박물관 소장품 목록에는 중국제 동종 3점이 올라있다. 이곳 야외에서 나란히 전시 중인 이들은 공교롭게도 송대(宋代)ㆍ원대(元代)ㆍ명대(明代) 범종이 각각 1점씩이다. 

 

이들이 왜 제작지인 중국 본토를 떠나 인천까지 오게 됐을까.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635 전등사 경내에 위치하는 이 범종은 보물 393호이며 일제 말기 금속류의 강제수탈로 빼앗겼다가 광복 후 부평군기창에서 발견해 전등사로 옮겨 현재까지 보존하고 있다. 형태와 조각수법에서 중국종 모습을 한 높이 1.64m, 입지름 1m인 종으로 한국종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종꼭대기에는 두마리 용이 서로 등지고 웅크려 고리를 이루며, 소리의 울림을 돕는 음통은 없다. 몸통 위 부분에는 8괘를 돌려가며 나열하고, 그 밑으로 종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8개 정사각형을 돌렸다. 이 정사각형 사이에는 명문을 새기니 이를 통해 중국 하남성 백암산 숭명사 종이며 북송 철종 4년, 곧 고려 숙종 2년(1097)에 주조됐음을 알 수 있다. 2009.9.11. Iron Bell of Jeondeungsa Temple, Gwanghwa, Incheon taeshik@yna.co.kr

 

태평양전쟁 말기, 본토뿐만 아니라 점령지에서 각종 군수물자 수집에 혈안이 된 일본은 중국에서도 물자를 징발했다. 그 중 일부는 배편을 통해 인천으로 들어와 부평 병기창에 쌓아두기도 했다. 이들 범종은 이 과정에서 인천으로 유입됐다.
 
하마터면 대포를 만드는 재료로 녹아서 영원히 사라질 뻔한 이들 범종은 일본이 패망하면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부평 병기창에서 이렇게 건진 중국 범종은 1점 더 있다. 강화도 전등사 종각에 걸린 철종이 그것이다. 

 

높이 164cm, 입지름 100cm인 이 철종은 몸체에 새긴 글을 통해 북송 때인 1079년 회주(懷州) 수무현(修武縣) 백암산(百巖山)의 숭명사(崇明寺)라는 사찰에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전등사 철종은 인천시립박물관 소장품 중에서도 특히 송대 범종과는 상통하는 점이 많다. 무엇보다 제작시기가 같은 송대다. 

 

하지만 같은 송대 범종이지만 대접에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시립박물관 소장품이 1982년 3월2일 인천시유형문화재 4호로 지정된 반면, 전등사 철종은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고 시행된 직후인 1963년 9월2일 대한민국 보물 393호로 지정됐다. 

 

같은 송대 철종인 데다 양식 등에서 여러모로 상통하는 두 범종의 운명이 왜 이렇게 바뀌게 되었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도 않다. 

 

다만, 전등사종은 지금 소장한 곳이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이라는 점과 제작 시기와 장소를 밝힌 명문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그러지 못한 인천시립박물관 종과는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함께 전등사종은 마라토너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을 제패하고 받은 고대 그리스의 청동제 투구와 더불어 명백히 '국산'이 아님에도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된 희귀한 문화재이기도 하다. 

 

이에 인천시에서는 시립박물관 소장 중국 범종 전부, 혹은 적어도 송대 범종을 전등사종과 마찬가지로 보물로 격상,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문화재위원인 이형구 선문대 전 교수는 23일 "그동안 인천시에서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정 움직임이 소홀했던 점도 없지는 않지만 이참에 '문화재 국수주의'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을 역임한 조유전 경기도박물관장 또한 "이제는 문화재에 대한 시각도 글로벌화해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면서 "중국 것이라고, 일본 것이라고 우리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문화재 다수를 우리의 보물 정도에 해당하는 '중요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다. 

 

김창준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은 "외국 문화재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전향적으로 (외국 문화재의 국가 문화재 지정은)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ae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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