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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줄줄이 유물 이야기-홍동지

by 여송은 2019.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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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8일(월)

유물 사진 촬영건으로 그날 홍동지씨를 처음 만났다.

좀 많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일이기에 내색없이 잘 마무리했다.

며칠 뒤 홍동지씨한테 연락이 왔다.

같이 밥 한 번먹자고...

 

 

 

며칠뒤 홍동지와의 식사자리.

 

어색 어색..

 

홍동지  20세기   52.0(cm)

홍동지는 박첨지의 조카로서, 언제나 벌거벗은 채로 행동하며 온몸이 붉은색이다. 동지는 조선시대 종2품의 동지중추부사에서 비롯된 직위였지만 후대에 이르러 존대의 의미로만 전이되었다. 꼭두각시놀음에서는 사람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힘센 ‘해결사’인 동시에 때로는 무례하며 비판적이고 저돌적인 남성의 표상으로 행동한다. 그는 언제나 벌거벗은 몸으로 행동하므로 붉을 홍에 비유해 홍동지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출처 한국의 박물관 : 탈 / 한국박물관연구회  

 

 

홍동지 : 저번 사진 촬영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날은 잘 들어가셨어요? 그날 힘들게 촬영하셨는데, 뒤풀이도 못하고 그래 아쉬워 자리 한 번 마련했습니다. 하하하! 그날 긴장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사진 촬영은 처음이셨나봐요. 저는 뭐 온양민속박물관이랑 많이 해봐서... 하하하!!

 

 

2018년 11월 20일  뒤태 사진 촬영중

 

: 아...네... ^^

 

홍동지 : 어떤걸 좋아하실지 몰라 다양하게 골라 드시라고 김밥지옥으로 왔습니다. 하하하!

 

 : 아...네..,여기가 지옥인가요...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좀 특이하다고 안그러나요? 뭐 예를 들어 얼굴..아니 온몸 색깔이라던가...기타 등등 뭐 다른것도..

 

홍동지 : 아 눈치채셨군요!! 어우~~ 눈썰미가 정말 대단하십니다!

 

나 : 아... 장님이 아니고서야 눈치 못채는게 이상한것 같은데요...

 

홍동지 : 제가 온 몸이 좀 붉지요. 아뇨, 보시다시피 아주 많이 붉습니다. 제가 힘이 아주 센데,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표출이랄까요? 위선적인 윗선에 대한 분노의 표시랄까요? 하하하! 저는 위선적인 윗머리들 딱 질색입니다. 며칠전에도 외삼촌이 불러 평안감사 상여를 메러 갔었거든요. 거기서도 한 바탕했습니다.

 

: 아...네... 기분이 언짢으셨나봐요...

 

홍동지 : 네, 몹시요! 뭐 이렇게 네추럴한 모습으로 평안감사댁 상여를 멘다는 것 자체가 그분들한테는 치욕이겠죠?! 거기에다 대고 "아따 냄새 우라지게 난다. 똥을 안 싸고 뒈졌나." 하고 아주 무안을 줬지요!

 

: 아...네... 그런데 그 평안감사라는 사람은 별로인가봐요, 동지씨기 그렇게 말하는거 보면.

 

홍동지 : 아주 고약한놈이에요! 저번에는 귀신들이 그 평안감사놈한테 막 달려들길래, 왜그러냐고 물으니, 평안감사라는놈이 폭정을해서 굶어 죽은 귀신이라고 하더이다!  

 

: 아... 네... 외삼촌이 불러 갔다고 하셨는데, 외삼촌하고 친하신가봐요..

 

홍동지 : 친한것 보다는 제가 주로 외삼촌한테 일이 닥쳤을때 해결사 노릇을 하죠. 사람들은 저희 외삼촌을 박첨지 라고 불러요. 저번에는 바보같이 이시미(용이 되려다 못 되고 물 속에 산다는 여러 해 묵은 구렁이)한테 가족들 내어주고 자기도 물려서 끙끙거리길래 제가 한방에 이시미를 때려 잡았죠.

 

: 아..네.. 외삼촌분한테는 구세주이시네요.

 

홍동지 : (으쓱) 뭐, 그렇게까지야. 하하하! 뭐 이시미 잡아준 일 뿐이겠어요?! 저번 평안감사 상여 메는 것도 그렇고 제 성격이 화통하고 괄괄하다보니 종종 이렇게 해결사 노릇을 하죠. 하하하!! 

제가 박첨지 외삼촌을 이리 말해도, 외삼촌이 철이 덜 든것 뿐이지 나쁜사람은 아니에요. 원래 남자들이 나이가 들어도 철이 안든다고 하잖아요. 하하하!  역마살이 낀건지 집에 붙어 있지를 못해요. 그러니 여자문제도 생기고요. 저번에는 본처인 꼭두각시첩인 덜머리집한테 재산을 분배한다고 나섰는데, 야단이 났죠.

 

 

덜머리집  20세기  52.0(cm)

연지곤지를 찍고, 연두색 저고리에 흰 치마를 입은 덜머리집은 박첨지의 첩으로 등장한다. 영감의 첩인 덜머리집은 본처와의 갈등을 일으키면서 직접적인 가해자의 역할을 한다. 이들의 삼각관계를 통해 여성에 대한 남성의 횡포를 고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덜머리집은 ‘저주’, ‘뚱단지집’ 등 탈놀이에 따라 이름이 다양하다.

 

 

: 아..네.. 어떤..?

 

홍동지 : 본처한테는 아주 쓸모없는 것들만 주고, 젋고 예쁜 첩인 덜머리집한테는 좋은 것들만 줬지요. 그리고 어찌나 본처 못생겼다고 은근 나무라던지... 여자한테 그럼 안되죠. 저는 여자한테 절대 안그럽니다!! 하하하!!

 

: 아...네...

 

박첨지  20세기  70.5(cm)

박첨지는 꼭두각시놀음의 주인공으로 그는 성격이 다양한 인물로서 활약할 뿐만 아니라, 꼭두각시놀음의 전체 해설사 역할을 한다. 꼭두각시놀음을 일명 박첨지놀음으로 부르는 것은 이처럼 그의 비중이 큰 까닭이다.

이름이 '박첨지'가 된 것은 인형을 '박瓠'으로 만든 데서 유래한 것이며, 인형의 인격화를 위해서 '첨지'를 붙였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상술했듯이 가정을 돌보지 않고 방랑하며 젊은 첩까지 두는 등 한없이 자유롭고 철없는 모습을 보이지만, 양반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꼬집고 세속적인 것을 싫어하는 등 대체로 지각있는 인물로 나온다.

 

 

박첨지 : 누가 내 얘기를 하나, 귀가 왜이렇게 가려워.

 

홍동지 : 어이쿠! 너무 제 얘기만 줄줄했네요. 이제 2차로 자리 옮겨 그쪽 얘기도 들어볼까요? 일어섭시다!!!

 

: 아... 자리에서 일어나지마...일어나지마... ㅠㅠ!!!!!

 

 

 

홍동지 : (코찡긋) 나 오늘 좀 멋있었나? 훗, 나의 매력에 빠진 여성 한 명 더 추가 되었네.

 

: 뭐래... ㅜㅜ

 

 

 

* 등장인물들은 온양민속박물관 3전시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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