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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지진에 까르르한 김은양 선생을 추억하며

by taeshik.kim 2018.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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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난히도 많은 이가 곁을 떠났지만 이젠 추억으로만 남겨야 하는 이 중에 이처럼 애틋한 사람은 없다. 그제인가 페이스북에서 과거의 오늘을 훑어가다 작년 오늘에서 내가 아래와 같은 내 기고문을 발견했거니와, 전통시대 지진에 대한 정리가 그것이라. 



이때가 경주인지 포항인지 강진 발생 직후라, 마침 그에 관한 글 한편을 탈고하게 되었으니, 이 글이 바로 저이의 청탁에 말미암았던 것이다. 당시 청탁 사정을 내가 또렷이 기억하지는 못하나, 지진 관련 내 논급이 적지 않았음을 간파한 때문인지 이런저런 짧은 글 한편 탈초하지 않겠냐 저이가 물어왔던 것이다. 그 자리서 나는 응락하고는 그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집필에 들어가 마파람 게눈 감추듯 원고를 해치우고는 관련 사진까지 두어 장 첨부해서는 바로 넘겨버렸다.




이 일이 저이한테는 그리도 신통방통하게 보였는지. 그 속도성에 놀라 그 원고를 받자마자 저이가 저리 포스팅을 했더랬다. 그의 말마따나 25분만에 나는 완성된 원고를 넘겼다. 이젠 그런 원고를 부탁하는 그이의 목소리도 없고, 그 속도에 놀란 까무러침을 하는 그이도 없다. 

그래서 더욱 적막하기만 하다.
지음知音을 잃은 심정 애통하기만 하다.

김은양 선생, 거긴 고통이 없소? 난 그대가 그립소. 언제인지 모를 그날 혹 만남이 이뤄진다면 이승에서 못다한 얘기 나눕시다.

다만 내가 두려운 바는 그대가 먼 여행 떠난 직후 내가 토로했듯이 서방극락정토에 있을 그대에 견주어 난 틀림없이 무간지옥에 갈 것이기 때문이라오.

난 죄가 하도 많은 놈이라 언감생심 극락은 꿈도 꾸지 못할 터이니, 그 갈림길에서 편지 한 통은 보내리다.

잘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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