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추락하는 영화관엔 날개가 없다

by taeshik.kim 2020. 5. 31.
반응형

 
백년만의 영화관 외출이라 아들놈이 영화보러 가재서 집구석에 있어봐야 잠만 자니 그래 가자 해서 인근 용산 cgv로 조조행차했다.

코로나19 직격탄 맨 먼처 맞아 좌초한 데로 영화관 만한 데가 있을까?

나 역시 얼마전까지 명색 영화 담당 문화부장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영화관 한번 제대로 가 보질 못해 못내 미안했거니와 그리하여 그 참상이 어떤지는 간접으로만 접할 뿐이었으니

일요일인 오늘 그 현장을 뒤늦게 살핀다.


영화광인 아들놈도 일찌감치 넷플릭스로 전환하고는 방구석족 된 지 오래라 저 또한 하도 간만이라며 하는 말이 가관이라..

팝콘 맛을 잃어버렸어

하는 게 아닌가?

그래 대따시 큰 팝콘 한 사발 사서 부자지간 우거적우거적 씹어돌리자 도원결의하면서도 이리 손님이 없는데, 더구나 조조인데 못내 팝콘을 팔랑가 의심스러웠거니와 다행으로 가게 문은 열었으니


통탄스럽게도 그 가게 알바 직원이랑 관람객 숫자가 같다.

그 풍경에 아들놈도 못내 좀 찡한지 알바들 편해서 좋겠지만 많이 짤린 것 같다 한마디 한다.

하도 이 사태 와중에 그 넓은 영화관에서 혼차 영화봤다는 후기가 많았으니 그래도 오늘은 대강 헤아리니 스무명 남짓 하지 않나 하는데 거리두기 운운해도 적당히는 차야 할 텐데 걱정은 걱정이다.



영화별 시간대별 좌석숫자가 남은 것인지 팔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뭐 사정은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조조라 더 그랬겠지만, 이 넓은 실내가 너무나 휑뎅그레해서 파리는 고사하고 귀신이 나와 설칠 법하다. 

 

 

 


1917....내 기억에 봉준호 기생충이랑 아카데미영화제에서 경쟁했고, 영화기자들 얘기가 참말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최고로 했거니와, 이 영화를 골랐으니 아들놈 가로대 "코로나에 망한 대표 영화"란다. 

 

아이맥스인가 뭐시긴가 어질어질해서 나로서는 멀미가 났다. 

 

그냥 찍지 뭐 저리 복잡계를 골랐는지 모르겠다. 

 

여러 모로 기존 영화가 시도하지 못한 혁신들을 꾀했거니와, 다만 중반부 이래도 주제 의식을 너무 강요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이 짙었다. 이 짙은 주제의식 노출이 흠결이 되지 않았나 상상해 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