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 THESIS

초기 대응 잘못해 사태 키운 《구름빵》 저작권 논쟁

by taeshik.kim 2020. 4. 9.
반응형

 

 

 

아동문학계 최대 상금 규모를 자랑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을 계기로 그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고, 그 사태 전개에서 코너에 몰리는 감이 없지 않던 《구름빵》 출판사가 뒤늦게 각 언론사 문학 담당과 담당부장 앞으로 발송한 이번 사태에 즈음한 한솔수북 측 입장이라는 거다. 

 

나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 작가 백희나 씨가 저작권 문제를 거론할 적에 이 사태가 커지리라 봤고, 그런 까닭에 출판사가 어떤 행보를 취하느냐를 비교적 유심히 지켜봤다. 그 결과는 참담이라는 한 마디로 족하다. 밍기적밍기적 대다가 결국 예까지 왔다고 본다. 

 

더 간단히 말해 출판사로서는 적극적인 대응이 초기에 필요했지만, 그 시기를 놓쳤으니, 흔히 하는 말로 호미를 막을 걸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몰렸다고 본다. 

 

왜 이런 일이 빚어졌을까?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홍보가 무엇인지 적어도 저 출판사는 몰랐기 때문이다. 하기야 저 출판사가 이런 일을 얼마나 겪었겠는가? 고작 대홍보 업무라 해봤자, 이런 신간 우리 출판사에서 나왔다고 신간 책과 더불어 보도자료 한 장 찍 하니 보내는 일이 전부 아니겠는가? 

 

 

 

백희나 vs 한솔수북…'구름빵' 계약 진실은 뭘까? | 연합뉴스

백희나 vs 한솔수북…'구름빵' 계약 진실은 뭘까?, 이승우기자, 사회뉴스 (송고시간 2020-04-08 18:47)

www.yna.co.kr

 

애초 이 문제를 거론할 적에 나는 출판사 입장을 모른다 했다. 뒤늦게나마 저리 나섰으니, 양측 입장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마당에 비로소 이번 사태를 둘러싼 양측 견해차가 무엇인지 비로소 어느 정도는 짐작하게 되었다. 

 

애초 이 문제가 불거지자, 나 또한 말할 것도 없고, 우리 문학담당 기자도 출판사 입장 혹은 반론을 들으려 무진 노력을 했다. 한데 접촉도 쉽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이 정도 사안이면 책임있는 자리, 다시 말해 한솔수북 대표라든가 아니면 편집장 정도는 회사 입장을 명확히 규정하는 묵직한 입장 표명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했다. 초기에는 넋놓고 가만 있다가 뒤늦게 이게 뭐란 말인가? 

 

이처럼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는 사안에 그 어느 쪽도 상관없는 나 같은 사람은 양측 입장을 두고서 저울질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안을 다루어야 하는 기자는 당연히 기계적 중립을 넘어서는 비판적 안목이 필요하다. 

 

 

 

 

이 사안은 나 역시 정리했듯이 법적으로는 출판사가 책임질 그 어떤 것도 없다. 실제 이 사안을 둘러싼 저작권 논쟁에서 법원 역시 1, 2심 모두 출판사 손을 들어줬다. 그게 법이다. 이는 작가 역시 어느 정도는 감내하며 인정하는 대목이거니와, 그래서 작가 스스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부당한 저작권 계약을 주장하고 싶었다는 식으로 나선 것으로 안다. 

 

한데 전개하는 양상을 보니, 작가가 투쟁력을 더 높이는 듯한 기운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큰 상을, 그것도 외국에서 받았겠다, 더 공격의 고삐를 죄는 형국이다. 듣자니 청와대 국민청원도 했다 한다. 법원에서는 졌고, 최종 판결에서도 질 것이 뻔한 이 싸움에서 저자가 기댈 곳은 여론밖에 없으니, 저리 나서는 게 아니겠는가?

 

싸움에서 가장 무서운 상대, 가장 이기기가 힘든 상대가 잃을 것이 없는(nothing to lose) 사람이다. 이 싸움에서 백희나 작가가 딱 그런 유형이다. 물론 패소에 따라 부담해야 할 소송비가 적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2심까지 진 마당에 더 잃을 것도 없다. 

 

 

백희나

 

 

간단히 하나만 평한다. 한솔수북이 자기네 입장을 유리하게 만들고자 인용한 대한출판문화협회 의견서라는 거 말이다. 이 협회가 당시 재판부에 보낸 의견서를 인용했거니와, 그에서 출협이 이르기를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작가가 개인의 서운함을 해결하기 위해 계약의 실효성을 부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하거니와, 이 의견 객관성 없다.

 

보나마나 한솔수북이 출협 회원일 텐데, 이런 사태에서 출협은 당연히 회원사 편을 들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 의견서 역시 한솔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각설하고, 이번 사태는 홍보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운다. 

 

덧붙여 기자 전화 잘 받아야 한다. 잘 받고, 잘, 그리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저작권 몽땅 넘기고 소송까지 간 백희나와 《구름빵》

'린드그렌상' 백희나 "저작권 갑을 관행 바뀌었으면" | 연합뉴스 '린드그렌상' 백희나 "저작권 갑을 관행 바뀌었으면", 이승우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4-01 16:04) www.yna.co.kr 어수선하기만 한 코로나1..

historylibrary.net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