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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창녕 비봉리 유적 출토 8천년전 신석기시대 통나무배를 의심한다

by taeshik.kim 2019.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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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전곡선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통나무 배 복원품이다. 

정확히는 복원품이라기보다는 실험고고학을 통해 현대 고고학자들이 만들어본 통나무 배다. 


길이 3.6미터가량인 이 통나무배는 재료가 47년생 잣나무이며, 독일의 저명한 실험고고학도인 울프 헤인Wulf Hein이라는 사람과 이 박물관 털보관장 이한용 선생이 석기를 이용해 수제로 작업하되, 작업 능률과 속도를 위해 적절히 현대도구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저 통나무배를 한탄강으로 실어나가 뛰어보니 잘 굴려다녔다고 한다. 

한데 이 과정에서 심대한 의문 하나가 일었다.  

무엇일까?



널리 알려졌듯이 8천년 전 신석기시대 창녕 비봉리 유적 출토 통나무배다. 두 척이 나왔는데 개중 한 척으로 발굴 당시 상황이다. 



좀더 자세히 보면 이렇다. 


 

보다시피 완연한 통나무배다. 

나아가 그와 세트인 노까지 함께 발굴됐으니, 완벽한 발굴!!! 



조사단인 국립김해박물관은 노와 더불어 저 선박 부재를 통나무 배 바닥판으로 봤다.

발굴보고서에도 그리 기술되었으며 이를 전시하는 기법 역시 그렇게 보아 다음과 같이 한다. 



보다시피 옆에 놓인 노를 보면 상당한 길이를 자랑한다. 

이 통나무배는 내륙용이었을까 바다였을까?

바다로 보았다고 기억한다. 지금은 비봉리가 내륙 한참 들어왔지만, 신석기시대에는 바다 인접 마을이었다. 


한데 이한용과 하인이 저 통나무배를 만들어 보면서, 나아가 비봉리 배를 직접 관찰한 결과 이상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발굴해 배 바닥이라고 전시 중인 저 판재는 도저히 바닥일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저 상태로는 바닥판이 얇아서 배가 운항할 수도 없을 뿐더러, 쉽게 뒤집어지고 만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바닥판은 어떻게 해야 안전한 운항을 담보하는가?

저들이 만든 저 통나무배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한용의 말.


"상식적인 판단이었죠, 별 거 없어요. 도저히 저런 바닥 통나무배는 있을 수 없었죠. 통나무배는 바닥이 두툼해야 하죠."


그래서 내가 힘 닿는껏 다른 지역 선사시대 배들을 훑었다. 

바닥인가 측판인가?

측판이었다. 



영국 Peterborough라는 지역에서 근자 발굴한 3천년전 청동기시대 통나무배다. 

비봉리 출토 선박 부재는 통나무배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측판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비봉리 배는 통나무배였을까?

나는 뗏목에 가깝지 않나 생각해 본다. 

더불어 만약 비봉리에서 발굴한 부재가 측판이라면, 2척이라고 발표한 통나무배가 실제로는 한 척의 양측판일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 

실제 울진 죽변에서 발굴한 같은 신석기시대 목선을 보면 공교롭게도 판재가 2점인데, 이 역시 배 한 척의 양측판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하겠다. 



같은 영국 도버에서 발굴된 역시 3천년 전 청동기시대 목선이다. 

이건 통나무배가 아니다. 

비봉리 배 역시 이와 비슷한 뗏목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본다. 

아무튼 선박 밑판이 아니라는 사실은 매우 중대하며 

나아가 이로써 이것이 과연 통나무 배인가는 심대한 논란에 휘말려야 한다. 



*** 추기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 국립김해박물관은 반박 혹은 해명을 했으니, 그 전문은 아래를 참조하라 

창녕 비봉리유적 출토 통나무배에 대한 국립김해박물관의 해명 혹은 반박

나는 기회는 균등히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추가 문제제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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