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35) 김영나 시대의 박물관(1) 초대 관장의 딸

taeshik.kim 2024. 10. 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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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반환점을 돈 2011년 2월 8일, 정부가 단행한 차관급 인사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장 최광식은 서울에 있는 짐을 싸서 대전으로 옮겨갔다. 문화재청장으로 발탁된 것이다.

그 얼마 뒤 최광식은 다시 짐을 싸서 도로 상경한다. 이번에는 당시 서울과학관 뒤편에 임시로 쓰던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장관실로 말이다. 

그가 떠난 박물관장실은 새 주인을 맞았다. 서울대 미술사학과 교수이면서 이 대학 박물관장을 역임하고 서양미술사를 가르치던 김영나가 온 것이다. 

그의 관장 임명은 단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그가 장장 재임기간이 25년에 달하는 초대 국립박물관장 김재원의 딸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김재원. 김리나-영나 자매 아버지로 초대 국립박물관장으로 장수했다.

 
이렇게 해서 관장이 된 그는 박근혜 정부로 바뀌어서도 어찌된 셈인지 이렇다 할 만한 교체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은 채 만 5년 1개월을 재임하다가 2016년 3월 9일, 하차한다.

부녀가 물경 30년을 관장으로 재임했으니, 이는 1945년 이래 국립박물관 역사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기간이다. 

나아가 언뜻 보기에 국립박물관은 그의 전공인 서양미술과는 전연 관계없는 데다가 기왕 그 집안사람으로 박물관장을 임명하려 했다면 언니 김리나가 있었기에 왜 굳이 인사권자가 김영나를 택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김리나는 한국미술사 전공자로 이름이 아주 높고 더구나 홍익대 교수로 교편을 오래도록 잡았다.
(2016.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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