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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무령왕릉 추보》 (3) 독자는 귀신이다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9. 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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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텍스트는 독자가 있다.

이 독자 문제는 그 텍스트가 어찌해서 작성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가늠자다.

하지만 독자가 누구인지는 거의 모든 텍스트가 숨기는 일이 많으니, 그런 까닭에 장구한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목적성을 캐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




총 2장 4쪽 분량인 무령왕릉 묘권墓券이 독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안치된 장소다.

1971년 발견 발굴되고 나서 묘권은 독자가 대중이라는 불특정 다수가 되었거니와,

하지만 주의할 점은 그렇다고 해서 이 텍스트를 만든 사람들이 오늘날과 같은 현상을 결코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는 전연 접근조차 할 수 없는 무덤 속 세상에 있었다.

저승 세계와 황천 세계가 그 텍스트가 통용하는 공간이었다.

이는 실제 텍스트 분석 결과 또한 이에서 한치 어긋남이 없다.

묘권은 지상 세계의 절대 패자인 무령왕이 부인과 함께 죽음의 세계로 가서 그네 부부가 영원히 잠들 곳으로 점지한 땅을 저승 세계를 관장하는 신들에게 돈을 주고 샀음을 증명하는 문서 일체를 말한다.

그것이 2장짜리 4쪽 문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문건 4종류는 개별로 보면 차이가 있지만, 결국은 그네들 뭉치가 하나를 이루어 묘권 전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제3쪽 소위 매지권買地券이라 하는 것을 보면, 매매 당사자가 명확히 보이거니와,

이를 보면 매지권을 포함한 묘권은 무령왕이 저승 세계를 관장하는 귀신들과 매매주체가 되어 작성한 것임은 백주대낮에 뜬 태양을 바라보는 일만큼이나 분명하다.

한데 이런 텍스트가 환경이 변화하여 지금 우리 앞에 출현했다.

그와 더불어 그것을 소비하는 층이 변화했다.

간단히 말하면 무령왕릉 묘권은 독자가 저승세계를 관장하는 귀신들에서 불특정 다수로 드라마틱하게 변질했다.

이런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 텍스트를 남긴 백제사람들이 지금의 '우리를 위해' 이 텍스트를 써 놓았노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저들은 결코 묘권을 우리를 위해 남긴 것은 아니다.

묘권에서 발견한 '崩붕'이라는 한 글자에서 민족주체성을 읽어내는 행위 혹은 의지는 애초 이 문건의 남긴 텍스트의 맥락에서는 언어도단인 이유다.

백제인들은 결코 묘권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남긴 것은 아니다.

그런 까닭에 그 소비층, 다시 말해 독자는 지극히 제한되어 저승세계를 관장하는 귀신들이었다.

그런 귀신들을 향해 뱉은 문건에 崩이라는 글자가 있다 해서 어찌하여 그것이 백제가 자주적인 왕조, 주체적인 국가였음을 증명하는 증좌가 되리오? (2016. 6. 8)


《직설 무령왕릉 추보》 (2) 독자가 없는 텍스트에서 찾은 민족주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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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졸저 《직설 무령왕릉》에 담는다고 하다가 그만 잊어먹고 빠뜨린 대목이라 아쉬움이 크다. 늦었으니 어찌 하리오? 무령왕릉 묘권墓券 제1장 제1쪽은 흔히 무령왕 묘지墓誌 혹은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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