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펼쳐지는 로마 잔해에 울 뻔한 오스티아 안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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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로마로 통하는 항구도시 오스티아 안티카 Ostia Antica 는 나로선 억세게 인연이 닿지 않은 곳이라
이탈리아 00119 로마
https://maps.app.goo.gl/s3fEuj7Yx8bC8BYe9
작년 로마한달살이에선 막판으로 미뤘다가 거푸 고배를 마신 데라
떠나기 전날 왔다가 월요일 휴관이라 해서 허탕쳤고
그 이튿날 오전 짬이 나서 표 끊고 메트로 기다리다가 폭우 쏟아지는 바람에 발길을 돌리고 말았으니
벼르다 마침 오늘에서야 삼수 끝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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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도심 피라미데 역에서 이쪽으로 오는 메트로마레metromare인지 하는 기차가 있어 그걸 통하면 오스티아 안티카 역에서 하차해 걸으면 금방 닿는 데다.
작년 첫번째 허탕 때 개구멍 찾아 철창 너머 한 바퀴 돈 경험이 실로 요긴하게 쓰이는 진풍경이 벌어지는데 그때 철창 너머로 대강 내부는 훑어 막상 들어서보니 기시감 다대하다.
정확한 수치를 봐야겠지만 지금은 유적공원으로 정비된 이 도시유적은 폼페이 만하거나 그보다 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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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가 폭삭 유적인데 견주어 이곳은 자연 폐기된 곳이라 사정은 좀 다르나 그 남은 인간 흔적 양상이 고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지붕은 다 날아가고 건물은 복원을 곁들인 비름빡 잔해뿐이지만 이곳은 거대한 로마시대 아파트 밀집촌이다.
빼곡한 건물 잔해가 한도끝도 없이 펼쳐지는데 중간쯤 돌다가 이제 그만 이런 잔해는 봤으면 하는 푸념을 자아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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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지들이야 다르다지만 똑같은 건물 유적이 너무 많아 사람을 질식케 한다.
나는 지금 거의 돌아버릴 지경 지점 전망대서 넉다운하고선 한 대 빨며 이 글을 쓴다.
바람 유난히도 세차 관람객 별로 없어 더 스산할 뻔 했지만 응아가 괜히 부러워 전화질한 충배 통화가 없었던들 너무 사는 게 허망하다 주저앉아 울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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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춘배야.
응아 조기귀국은 없다.
끝까지 뽕 빨아먹고 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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