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러 나왔겠는가 자랑하러 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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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야 맨날맨날 충배 영덕이 골려먹으며 용용 죽겠지 하지만 내가 이 나이에 이러자고 훌쩍 짐싸서 물경 석달을 머나먼 이국생활을 자청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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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야 다른 관종들 몫이며 이번 여행을 포함한 여행기? 그건 나랑 거리가 수십 억 광년이다.
그런 일은 젊은 날 치기에 지나지 아니한다.
물론 나 여기 왔노라 나 이것 보았노라 하는 요란한 알림에 어떤 이는 부러워할 것이요 또 어떤 이는 질시하기도 할 것이며
기타 이런저런 시선이 있을 것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난 그와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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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내가 돈 지랄하러 이러겠는가?
돈? 그런 대로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석달을 유럽을 싸돌아다녀도 될 만큼 풍족하지는 않다.
내가 직장을 그만 두자 경단녀 집사람이 다시 돈 벌겠다고 나섰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며 밤잠을 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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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 뒤로하고는 나는 방랑객 자처하며 나섰으니
좋은 말로 바닥 난 콘텐츠 채우겠다 했지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헛소리니
그런 일은 꼭 내가 직접 내 눈으로 봐서야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그런 콘텐츠는 구글에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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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담 나는 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박차고 나섰는가?
그러지 않음 안 될 듯한 절박 때문이다.
늘상 말하듯이 인생은 허무와의 쟁투다.
그 허무가 환멸과 결합할 때는 더욱 견디기가 힘들어지는데 나라고 이런저런 상처가 왜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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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런 허무 환멸 상흔이 유럽 어디를 돌아다닌다고 치유가 되겠는가?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말이다.
생면부지인 땅과 생면부지인 사람들을 마주하면 힐링은커녕 저것들이 배가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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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줄 알면서도 가만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일이 나을 듯한 막연함으로 박차고 나섰을 뿐이다.
여기서 내가 무얼 얻어가겠는가?
왜 익숙한 것들이 더 그립지 않겠는가?
살고자 하는 버둥 혹은 발악 정도로 보면 대과가 없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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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힐링?
어림판푼어치도 없는 말이다.
산토리니 떠나 막 크레타 입성하고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