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기자생활의 세 가지 아쉬움
현역 기자질할 적엔 나름으로는 참 열심히 산다 했다.
좋아서 했고 그래서 미친 듯이 했다.
그래도 왜 아쉬운 대목들이 보이지 않겠는가?
다 훌훌 벗어던져 버리고선 꼴리는 대로 내 맘껏 지르고 싶은 대로 지르고 다니는 요즘
새삼 다음 세 가지 정도가 저 현역 시절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팽개친 아쉬움으로 남는다.
1. 선사..이건 일부러 손대지 않았다. 시급성이 덜하다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고고학 모든 문제가 이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특히 신석기 청동기는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이걸 내 손으로 어느 정도는 때려잡아야 했다.
2. 세계..이거 나름대로 국경 밖 동향은 체크한다 했지만 영 시간이 나지 않았다 핑계한다.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한국고고학 뻘짓에 조금은 더 빨리 충격파 정도는 주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안 바뀌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한국고고학 개사기는 조금은 막지 않았을까 싶다.
3. 과학..이것도 나름 한다고는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내 지식 상식의 문제도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와바리 문제도 컸다.
내가 건드리고 싶은 분야는 나와바리 관점에선 문화재 기자보단 과학 담당 기자들 몫이었다.
사이언스 네이처 정도는 내가 적어도 고고학은 전담하고 싶었지만 일이 많아 손도 대지 못하고 말았다 핑계해둔다.
내가 현역 때 저 분야 제대로 건디렸더래면 작금과 같은 한국고고학 최후진성은 어느 정도 상쇄했으리라 본다.
이러고 보면 다 후회 같지만 나름 잘살았다.
내가 어떤 놈인 줄 알기에 적어도 나한테 말도 안 되는 자료 논문 들고와 사기치는 놈은 없었다.
근자 이 비슷한 토로를 하니 지인이 그랬다.
그만큼 열심히 살았기에 지금 이만큼 떠들 수 있는 것이라고.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