探古의 일필휘지

치카자와쇼텐, 조선학총서를 내다(1)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7. 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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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기쁨이 불안과 초조함으로 바뀌던 1946년 5월, 장안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하나 터졌다.

이른바 '조선정판사 위폐제조사건'.

조선공산당에서 당 예산을 조달하고 38선 이남의 경제를 교란할 목적으로 1,200만원어치 위조지폐를 만들었다는 미군정 측의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공산당 측은 고문으로 인한 허위자백 말고는 어떤 증거도 없는 날조극이라고 맞섰다.

훗날의 연구에 따르면 진실은 후자에 가까웠지만, 어쨌건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군정은 공산당 계열 인사를 철저히 탄압하기 시작했다.

조선 땅에 불어닥친 냉전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그 사건의 발단이 된 '조선정판사'가 어떤 곳인지 찾아보면 꽤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만나게 된다.

지금의 서울 중구 소공동 74번지(사라진 지번인데, 지금의 웨스틴조선호텔 남쪽 구두수선대 언저리)에 있던 조선정판사는 원래 근택빌딩이라는 건물이었다.

근택, 일본어로 '치카자와'라 읽는 이가 소유한 이 건물은 일종의 인쇄 클러스터로, 조선은행의 의뢰로 지폐 인쇄를 대행했다고 할 정도로 수준높은 인쇄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치카자와상은 인쇄업뿐만 아니라 서점도 경영했다.

당연하게도 이 '서점'이란 출판사를 겸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거기서 무슨 책을 냈는가?

제목에 써놔서 김이 좀 빠졌지만, 2부를 기대해주시기를.

(사진은 1931년 근택서점, 곧 치카자와쇼텐에서 만든 도서구매용 우편엽서의 앞면. 1931년이란 연대 추정이 가능한 이유는 후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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