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베냉 청동기 100여 점 나이지리아에 반환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 2월 베냉 청동기Benin Bronzes 119점을 나이지리아에 반환하기로 합의했으며, 공식 반환식은 6월 21일에 거행됐다고 유로뉴스가 26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이 유물들은 원래 1897년 영국 식민군이 약탈한 것이다.
한 세기가 넘는 약 130년이 걸렸지만 마침내 반환된 것이다.
이번 반환은 베냉 유물이 나이지리아로 반환된 역사상 최대 규모 실물 반환이다.
네덜란드는 나이지리아 정부 요청에 따라 2월에 이 유물들을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공식 반환식은 6월 21일 라고스Lagos 소재 나이지리아 국립 박물관에서 양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나이지리아 국립 박물관 및 기념물 위원회 Nigeria's National Commission for Museums and Monuments 올루그빌레 홀로웨이Olugbile Holloway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행사의 상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이는 베냉 국민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전체의 자부심과 존엄성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네덜란드가 보여준 좋은 본보기에 감사드리며, 문화 외교를 통해 양국 간 더욱 긴밀한 유대 관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청동 유물은 네덜란드 국가 소장품으로 라이덴 베렐드 박물관(Wereldmuseum)에 전시되었다. 넉 점은 대여 계약에 따라 전시될 예정이다.
네덜란드 국제문화협력 대사 데위 반 데 베르트Dewi van de Weerd는 "베냉 청동 유물 반환을 위한 나이지리아의 지속적인 노력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번 반환이 마지막이 아니라 네덜란드와 나이지리아 박물관 간 협력 증진의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베냉 청동 유물은 15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제작된 수천 점 명판과 조각품으로 구성된다.
유물에는 장신구, 보석, 가면 등이 포함되며, 그중 다수는 현재 나이지리아 남부 에도 주Edo state에 해당하는 베냉 왕국Kingdom of Benin 왕궁을 장식했다.
이 유물 대부분은 1897년 영국군이 수천 명을 학살하고 궁전을 약탈한 잔혹한 징벌 원정 당시 도난당했다.

이 폭력적인 약탈 이후 베냉 왕국은 식민지 나이지리아에 편입되었다. 도난당한 유물들은 결국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20개국 130곳 이상 박물관에 매각되었다.
나이지리아는 수년간 청동기 유물을 되찾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
나이지리아는 2022년 7월 독일과 1,130점 베냉 청동기 반환 협정을 체결했다. 그중 20점은 2022년 12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Abuja에 도착했다.
나이지리아는 또한 2021년 10월 영국박물관에 반환 요청을 제출했다. 박물관은 베냉 왕국 유물 900여 점을 소장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아프리카 약탈 예술품 반환을 둘러싼 논쟁이 여러 유럽 국가로 번져가고 있다.
베냉은 2021년 프랑스로부터 왕실 보물 26점을 받았다. 이 유물들은 1892년 다호메이 왕국Dahomey kingdom 식민지화 당시 약탈당했다.
마티 디옵 감독 2024년 다큐멘터리 영화 '다호메이'는 반환 과정을 기록한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새로 반환된 베냉 청동 작품들의 전시 방법과 장소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나이지리아 남부 베냉 시 젊은 현대 예술가들은 "유산 되찾기: 새로운 서사"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으며, 현재 라고스 국립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