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튼후 유적, 비잔틴제국 위해 싸운 앵글로색슨족 것일 수도

잉글랜드 땅 앵글로색슨시대를 증언하는 대표 유산인 서튼후 매장 유적 Sutton Hoo burials이 비잔틴 제국을 위해 싸운 앵글로색슨족이 남긴 것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옥스퍼드 대학교 중세사 전문 교수인 헬렌 기토스Helen Gittos 박사가 최근 수행한 연구는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 중 하나로 여겨지는 서튼 후 유적에 대한 기존 인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잉글리시 히스토리컬 리뷰(English Historical Review)라는 잡지에 발표된 그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튼 후 유적에 묻힌 특정 인물들은 왕이나 지역 귀족이 아니라 비잔틴 제국을 위해 싸운 뛰어난 앵글로색슨족 전사였을 가능성이 있다 한다.

6세기, 사산조 페르시아 왕조Sasanian Empire of Persia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비잔틴 제국은 유럽 전역에 걸쳐 대규모 병력 모집을 시작했다.
이 모집은 숙련된 기병대를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포에데라티(foederati)라는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삼림 전투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 브리튼족도 모집 대상에 포함되었다.
1930년대 후반 영국 서퍽Suffolk에서 발견된 서튼 후(Sutton Hoo)는 20개 무덤으로 이루어진 유적 단지로, 개중 하나는 길이 27미터에 달하는 참나무 배 잔해로 덮여 있고 귀중한 물건들을 실은 상태였다.
유물 중에는 무기, 보석, 은식기, 직물 등이 포함되어 있어 그곳에 묻힌 사람들 높은 지위를 보여준다.
기토스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군사 작전을 통해 얻은 명예 덕분에 군인들이 돌아왔을 때 사회적 지위가 높아져 서튼 후에서처럼 호화로운 장례식이 가능했을 것이라 한다.

서튼후는 앵글로색슨 귀족과 자주 연관되었으며, 많은 역사가는 7세기 초를 통치한 동앵글리아East Anglia의 래드발트Rædwald 왕 마지막 안식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기토스 박사는 서튼 후 배 무덤ship burial이 비잔틴 세계와의 연관성을 반영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그녀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이 사람들이 왕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당신이 장례에서 상당한 영예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당신이 왕족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입니다."
기토스 박사와 다른 연구자들은 서튼 후에서 발견된 여러 유물 중 비잔틴 제국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유물들을 집중 조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그리스어를 새긴 은숟가락, 아나스타시우스Anastasius 1세 황제(491–518) 모노그램monogram을 새긴 은쟁반silver platter, 그리고 동지중해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그릇이다.
이러한 유물들은 영국과 비잔틴 간 무역을 증명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비잔틴 군사 작전에서 돌아온 앵글로색슨 전사들의 개인 소지품으로 영국에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마 전사들 모습으로 장식한 유명한 서튼 후 투구와 승마 장비, 말 무덤과 같은 유물들은 기마 엘리트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기토스 박사는 "이들이 로마 병사 복장을 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썼다. "그들은 로마 병사였다."
서튼 후는 거의 한 세기 전에 발견되었지만, 계속해서 신화를 써내려간다.
이번 연구는 그곳에 묻힌 사람들의 신원을 재평가하게 했고, 그들이 단순한 지역 통치자가 아닌 비잔틴 군대 소속이었을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More information: Gittos, H. (2025). Sutton Hoo and Syria: The Anglo-Saxons who served in the Byzantine army? The English Historical Review. doi:10.1093/ehr/ceae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