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13만년 전에 동굴사자 뼈로 다기능 도구 활용

벨기에 스클라디나 동굴Scladina Cave에서 최근 발견된 동굴사자 뼈로 만든 가장 오래된 다목적 도구가 발견됨으로써 네안데르탈인의 수완과 지능을 재입증했다고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탑재된 연구성과를 인용한 아키올로지 뉴스 온라인 매거진이 1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는 약 13만 년 전 살리아 빙하기Saalian glaciation 말기를 산 네안데르탈인이 지금은 멸종된 동굴사자cave lion 판테라 스펠레아(Panthera spelaea) 정강이뼈tibia를 선사 시대 스위스 군용 칼Swiss Army knife과 유사한 다용도 도구로 변형시킨 과정을 설명한다.
연구진은 동굴 사자 한쪽 다리 뼈에서 네 가지 도구를 발견했는데, 모두 의도적인 형태 변형, 순차적인 재사용, 그리고 새로운 용도를 위한 다듬질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조각들을 다듬은 후, 나중에 부수어 석기를 날카롭게 하는 데 재사용했는데, 이 과정을 리터칭(retouching)이라 한다.
개중 하나는 끝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어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발견은 고고학자들이 동굴사자 뼈를 도구로 사용한 첫 사례다.
과거 사자와 같은 대형 포식자와 인간이 교류했다는 증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란 돌리나Gran Dolina를 포함한 스페인 유적에서 초기 인류가 30만 년 전에 사자를 사냥했음을 시사하지만, 그러한 발견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스클라디나 도구Scladina tools는 네안데르탈인이 사자 뼈를 도구 제작에 사용했다는 가장 초기의 직접적인 증거다.
이 연구 저자들은 Scientific Reports에 "스클라디나에서 동굴사자 유해로 제작된 뼈 보정 도구가 발견된 것은 구석기 시대 고고학 기록에서 매우 특별하고 비교할 수 없는 발견"이라고 기술했다.
헨트 대학교 연구진은 이 증거를 조사한 결과, 이 도구들이 네안데르탈인의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재료 특성에 대한 전략적 이해를 증명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도구 선택 과정은 종 특유의 선호보다는 실질적인 고려에 기반한 의도적인 선택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 유적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네안데르탈인 유적 중 하나다.
스클라디나 동굴에서 이전에 발견된 유물에는 잘 보존된 8세 네안데르탈인 어린이 유골과 수천 개 플린트 도구, 그리고 고대 동물 뼈가 포함된다.
이번 발견은 네안데르탈인의 존재에 대한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즉, 네안데르탈인을 원시적이거나 인지적으로 열등한 존재로 보는 관념을 다시금 깨는 것이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사자 뼈를 의도적으로 기능적인 도구로 변형한 것은 네안데르탈인의 인지 능력, 적응력, 그리고 즉각적인 생존 필요를 넘어선 자원 활용 능력을 보여준다"고 기술했다.
동굴 사자와 곰 뼈 도구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제작 단계production steps(작동 체인chaîne opératoire)는 네안데르탈인이 뼈의 실용적인 용도를 위해 동물을 사냥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새롭게 발견된 도구를 계속 연구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이 뼈를 도구로 사용한 기능과 방식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이번 발견은 고대 인류가 주변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높여준다.
More information: Abrams, G., Auguste, P., Pirson, S. et al. (2025). Earliest evidence of Neanderthal multifunctional bone tool production from cave lion (Panthera spelaea) remains. Sci Rep 15, 24010. doi:10.1038/s41598-025-08588-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