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석기 일본 조몬을 파는 연구자가 나와야
지리적 인접성이나 한반도와의 관계와 같은 점을 두루 고려할 때
한국고고학계에서 드러나는 현상으로 내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흐름 중 하나가
중국 신석기 전공자, 일본 조몬시대 전공자가 단 한 명도 눈에 안 띈다는 사실이다.
혹 있는데 내가 빠뜨렸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있다 해도 가뭄에 나는 콩 같기는 매양 한가지다.
도대체 왜 이럴까?
나는 이에서도 우리 학계 문제점 하나를 보는데, 저 시대 전공자가 나오고, 저걸로 먹고 사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앞서 신동훈 교수께서 비슷한 맥락의 지적을 하셨는데,
왜 저들은 우리 역사문화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데, 우리는 왜 저들을 파고 들지 않을까?
이런 물음마다 매양 듣는 답변은 비슷해서 그걸로는 먹고 살 수가 없어서라는 현실론이 득세한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나,
문제는 전공이라는 것이 내가 박사학위 받은 기준으로 정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 역시 중요하다.
적어도 내가 그걸 기준으로 어느 대학에 전임으로 자리를 잡거나 혹은 관련 기관에 연구원으로 정식 취직을 했으면,
생계 문제는 어느 정도 벗어났으니 그때부터라도 저런 데 얼마든 투신할 수 있지 않은가? 그것이 전공 아닌가?
한데 한국학계 사정을 보면 한 번 그쪽 전공자로 찍히면 영원히 그 전공을 죽자사자 파는데, 그 프로정신 다 좋다 이거다.
하지만 그런 사람 중에 부업으로라도, 혹은 미지에 도전한다는 심정으로라도 적어도 저런 시대 전공자는 복수로 나와 주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또 물으면 그런 말도 자주 듣는다.
중국 신석기 일본 조몬은 우리랑 너무 관계가 없어서...라는 말이 그것이다.
어찌 학문이 꼭 우리 문화랑 직접 연동해야 연구 주제가 된단 말인가?
외려 그렇기에 도전할 만한 야심찬 주제 아닌가?
나는 이걸 거꾸로 묻고 싶다.
이문화이기에, 우리 문화랑 전연 관계가 없어보이기에 더더욱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거꾸로 하고 싶다.
이문화 전공자가 많이 쏟아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곧 힘 아닌가?
언제까지 죽자사자 한민족 기원 혹은 형성 혹은 변천을 연구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한반도 문화만 죽도록 판단 말인가?
그런 일 지긋지긋하지 않은가?
그래도 몰라서 판다면야 할 말은 없다만,
농담 아니라 기왕 토기 기와 천착하는 거, 왜 암포라도 달려가지 않고 로마 기와로 달려가지 않느냐 나는 이것도 묻고 싶다.
왜 이 좁아터진 한반도에 갇혀 옥신각신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