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명에 부는 내셔널리즘, 묘지명 자체를 보라!

그래 오죽 삼국사기 삼국유사 헐렁하고, 우리네 자체가 비축한 문자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는 안타까움 나라고 왜 없기는 하겠는가?
하지만 그렇다 해서 묘지명이라면 자고로 묘지명 자체로 접근해야지, 어찌하여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 혹은 그 후손 묘지명만 찾아 부라리는가?
한국고대사학도들 양태 보면, 저짝 중국, 특히 낙양이나 서안에서 저 한반도계 인물 묘지명 하나만 나왔다 하면 썩은 시체 달라드는 구더기마냥 달라들어 쥐어뜯는 꼴 구토난다.
그래 저런 일, 곧 그런 자료 찾아 소개하는 몇몇 사람 노고, 그 눈물겨운 투쟁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그네들 그런 성과는 마땅히 상찬해야 한다.
하지만 왜 한반도계 사람들 묘지명 뿐인가?
묘지명은 그 일파라 할 만한 묘권墓卷까지 따지면 중국에서 출토하는 자료가 무지막지하고,
한반도로 들어와서는 조선시대 신도비가 넓게는 다 그런 종류이고, 무덤 광에 묻은 것들이야 고려시대, 구체로는 중기 이후로 일반화하는 모습을 보이거니와 문제는 그 이전 삼국시대는 좀처럼 없어 이게 환장할 노릇이라
통일신라 이전이라 해도 무령왕릉 묘권밖에 없고, 통일신라는 있을 만도 한데 좀체 없으니, 이는 동시대 고대 일본과 견주어도 이상하기 짝이 없어
저짝에는 안만려 묘지를 필두로 그런 대로 가뭄에 나는 콩마냥 있기는 한데 한반도는 멸종 상태를 면치 못하니,
그런 희귀성에서 저 머나먼 중국 땅으로 가서 죽어 묻힌 한반도계 사람들 묘지명을 찾는 일 자체만큼은 나 또한 허물하고픈 생각 추호도 없다.
그에는 우리가 갈증으로 여길 만한 것들을 풀어주는 구석도 없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묘지명 자체를 버리고 어찌 한반도계 묘지명만 본단 말인가?
이에서도 역시 한국학 고질하는 그 내셔널리즘, 국뽕주의가 심각하게 발동함을 보거니와 요구하거니와 묘지명 자체로 접근하란 협박을 나는 일삼는다.
묘지명은 묘지명으로 봐야지 그걸 왜 한국사라는 구석데기에 쳐박아 두고서 그리 좁은 시야에서 묘지명을 접근하느냐 이거다.
저런 묘지명 중국 박물관마다 없는 데 없고 서안과 낙양에는 그 전문박물관까지 있으니, 그 막대한 분량에 사람 기가 질리거니와, 그런 묘지명 자체로써 묘지명을 봐야 할 것 아닌가?
이 묘지명과 관련해 우리 블로그만 해도 근자 중만당 시대 영관급 장교 부부 무덤 발굴을 소개했고, 당에서 복무한 신라 왕족 묘지명 장안서 발굴도 소개했거니와 그것이 아니라 해도 계속 소개하거니와, 나는 그 주인공이 한반도계 인물이니 중국인이니 가릴 생각이 없다.
왜?
묘지명은 묘지명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왜 그것을 한반도에 가둔단 말인가?
저 중만당 시대 중국 묘지명을 보면 묘지명으로서는 아주 드물게 그 묘지명에 적힌 글자 총수를 말미에 첨부했거니와, 법률문서에서 비롯하는 이런 문서 전통을 알아야 울진 봉평 신라비 말미에 왜 이 비문 글자는 총 398자인가를 명시했는지를 푼다.
묘지명은 묘지명으로 봐야 한다. 그것을 흐리게 하는 그 어떤 시도, 곧 내셔널리즘이라는 흐리멍텅한 구리거울은 벗겨버려야 한다.
저런 놈들이 누구 더러 내셔널리즘 철저한 사이비역사학이며 유사역사학이라 공격한단 말인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똥 묻는 개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