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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숙권](3) 중국 표류민 학살사건, 그 무대는 전남 고흥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2. 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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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고흥과 고흥반도

 
가정 을사년, 곧 1545년, 명종 즉위년에 일어난 중국 복건福建 사람들이 탄 배가 정박한 일과 그에 따른 대규모 학살사건이 일어난 무대를 패관잡기는 호남 흥양興陽을 지목했거니와,

그렇다면 흥양은 어디를 말하는가?

지금 이 지명이 남아있지 않거나, 남아있다 해도 현지에서나 알아들을 법한 곳이니 이를 찾아서 우선 확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흥양은 어디인가?

신증동국여지승람 제40권 전라도全羅道에 흥양현興陽縣을 별도 항목으로 독립했으니,

이에 이르기를 서쪽으로는 보성군 경계까지 78리에 이르고 남쪽으로 발포鉢浦까지가 40리, 북쪽으로 낙안군樂安郡 경계까지 82리에 이른다 하고

본래는 장흥부長興府에 소속된 고이부곡高伊部曲이라 하면서, 그에 注하기를 고이는 방언으로 고양이라 했으니, 고양이 마을이 곧 흥양이라,

고려 충렬왕忠烈王 11년에 이곳 사람 유비柳庇가 통역通譯으로 원나라에 가서 공을 세워 이름을 고흥高興으로 이름을 고치고 현縣으로 승격시키고 감무監務를 두었다 했으니

지금의 전라남도 고흥이 바로 흥양이다.

나아가 고흥 땅 중에서도 저 사건이 일어난 곳을 녹도鹿島, 곧 사슴 섬이라 했거니와,

이곳이 사슴이 많이 서식해서 그리 불렀는지, 혹은 그 생김이 사슴 뿔 모양이라 해서 그리 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 신증 관방 조를 보건대 전라좌도 좌도 수군첨절제사左道水軍僉節制使가 주재하는 관청이 흥양, 곧 고흥에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그가 관할하는 지역으로 회령포會寧·달량達梁·여도呂島·마도馬島·발포鉢浦·돌산포突山浦와 더불어 녹도를 들었다.

개중에서 녹도영鹿島營은 수군만호水軍萬戶 한 사람이 있어 그 지역을 관할한다 했다.

이 만호萬戶를 흔히 조선왕조 시대 무관직으로 지방 군영(진영)의 장수, 즉 진鎭의 대장으로 품계는 종4품이라 했으니, 직급이 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패관잡기가 말하는 저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무대가 되는 흥양 땅이 지금의 어디이고,

그에 속한 녹도는 또 어떤 곳이며, 나아가 그에 관련되는 주인공들이 어떤 자리에서 있었는지를 대강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저 사건에는 당연히 지방 행정 관점에서는 전라도 지방 전체 행정 군정을 책임지는 전라도 관찰사를 필두로,

그 아래서 현 행정을 책임지는 흥양현령, 그리고 이 지역을 포함한 전라도 지역 절반 수군을 책임지는 수군첨절제사와

그 하위 녹도 지역 위수를 담당한 최고 사령관 녹도 만호가 다 관련되기 때문이다. 

한데 이 사건에 느닷없이 전직 공무원까지 끼어드는 바람에 사태가 더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 전직 공무원 사건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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