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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풍속도첩을 묻는다] (4) 왕을 위해 왜곡한 일상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7. 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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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동 혹사당하면서 다 즐거운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 곰방대 빠는 중년 혹은 할배 앞에 자식 혹은 손주로 보이는 친구들이 윷놀이 중이다.

 
단원 풍속도첩을 일관하는 주제가 있다. 

소재야 말할 것도 없이 이른바 民이라, 그 속에는 노비로 짐작할 만한 사람도 적지 않거니와 암튼 당시 최하층을 사는 사람들이다. 

혹 저 그림들에 나타나는 민들 표정을 유심히 봤는가?

다 즐겁다. 다 행복하다. 다 함포고복한다. 

누구 하나 굶어 주린 사람 없고 누구 하나 중노동 혹사하면서도 괴로운 표정 하나 없으며 누구 하나 막걸리 거나하게 빨면서도 욕설하는 이가 없다. 
 

참 다복한 가족 보부상이다. 나귀 타고 소를 몰아가는 사람이 저 시대 몇이나 되었겠는가?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애 없고 즐겁다. 

맞다! 

태평성대다. 그림을 보면 저런 태평성세 없다. 

저런 세상이 있을 수가 있는가? 없다. 

고통과 일그러짐, 주림이 자리해야 할 곳에 온통 웃음과 미소와 희희낙락뿐이다. 

그랬다. 
 

뭘 하는 장면일까? 작은 여성은 곰방대를 들었다. 한 대 빨아?
아이는 글공부하고 아버지는 가마니 짜고 엄마는 베를 짠다. 이상적인 가정 아닌가? 이야말로 선전홍보용 포스터 아닌가?

 
저 그림들은 당대 민의 풍경을 여과없이 전하는 실사가 아니라 실은 왜곡이다. 

고통은 부러 눈을 감았으며, 찌그림은 미소 혹은 파안대소로, 주림은 막걸리로 대체했다. 

누굴 위해서?

범인은 바로 그 딱 한 사람 독자를 위해서였다. 

그가 누구인가? 

저 그림이 필요한 사람

김홍도 직업을 고려할 때, 딱 한 사람밖에 없다. 
 

시집 장가가는 사람들, 그 행렬.

 
조선의 왕이었다. 

왕이 범인이었다. 

그 범인을 위한 어용이었다. 

단원은 어용화가였다. 

 
[단원 풍속도첩을 묻는다] (3)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그림

[단원 풍속도첩을 묻는다] (3)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그림

이 그림첩을 소장처인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김홍도의 풍속도하면 바로 이 화첩에 속한 〈씨름〉〈무용〉 〈서당〉이 연상되리만큼 지금까지 이 분야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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