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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독서일기] (4) 예문, 그리고 전과를 통해 만난 명작들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3. 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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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espeare's Original First Folio

 
바로 앞에서 영문법서 보다가 만난 인연들, 물론 셰익스피어니 링컨이니 바이런이니 해서 그 상대하는 인연들은 이미 죽은지 오래고,

설혹 같은 시대를 호흡한다한들 내가 그를 알아도 그들이 날 알아줄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그런 인연들을 나는 그렇게 조우하면서 생소를 박멸해갔다. 

나는 저런 인연들을 예문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라 부르고 싶다.

그렇게 해서 무수한 사람을 만났으리라.

그래서 그런 사람이 궁금해졌을 수 있고, 또 그래서 훗날 그런 사람들을 일부러라도 더 찾지 않았겠는가 싶다. 

나는 줄곧 책을 이야기하지만, 19세기 말 구한말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내가 그렇지 아니한 사람들과 격차를 줄이는 한 통로가 저와 같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래서 따라잡느라, 아니 그네들 수준이 맞추느라 더 가랭이가 찢어졌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나로서는 이 격차, 요샛말로 정보격차를 줄이는 일이 시급했으니깐 말이다. 

그래서 저런 영문법 공부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여러 모로 요긴했다는 말을 해두고 싶다.

그래서 지금 와서 새삼 하는 말이지만 참 고맙다는 말 해둔다. 

저 영문법서 이야기하는 김에 정보 격차 줄인 다른 방법 중 하나로 전과를 이야기하고 싶다.

이 전과라는 것이 한 권짜리 두툼한 동아전과도 있었지만 과목별로 있어,

이런 전과가 내가 중학교를 다닌 대덕면만 해도 구할 데가 없어 하루는 날 잡아서 이 대덕면보다는 그래도 좀 도회 분위기가 나는 지례면으로 나가면 서점 하나가 있었는데 거기 가서 사오곤 했다.

지례라고 하면 요새는 지례 흑돼지로 유명해졌는데 그땐 흑돼지가 어딨어?

다 집에서 키우는 돼지가 흑돼지였던 시절이다.

털이 유난히도 멧돼지랑 비슷한 그 재래종 돼지 말이다. 

내가 국어 교과서 전과로 생각하는데, 물론 어느 출판사인지 40년이 더 흐른 지금 내가 알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암튼 이 전과를 보면 챕터별로 그 말미에 꼭 간추린 세계문학작품 코너가 있어 우리가 흔히 세계 명작이라 부르는 작품을 하나씩 골라 그 줄거리를 소개하기도 했으니 

이를 통해 나는 지와 사랑을 만나고 죄와 벌을 조우했으며 전쟁과 평화도 접했다.

이 간추린 세계문학작품 코너가 상당히 유용했는데, 이것이 훗날 내가 읽어야 하는 문학 이른바 버킷 리스트? 그 최우선에 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그 시절 보던 영문법서나 전과가 혹 헌책방 들를 때마다 있지 않을까 해서 살피는데 도통 만나지를 못했다.

그런 책들은 아직 골동상 취급도 되지 못하니, 대부분은 폐지가 되어 다른 종이를 만드는 재료가 되었거나 해서 사라졌을 것으로 본다. 

요새 박물관마다 근현대 서지자료들 쓸 만한 거 모으느라 혈안이 된 곳도 있던데 이런 전과 종류 혹은 교재 종류는 여전히 그 감시망에서는 탈락한 상태 아닌가 하는데,

혹 이런 일로 이문 좀 남겨보겠다는 사람들은 지금부터라도 이런 종류 책 모아봄이 어떨까 하는 상상도 가끔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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