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년전 어린이,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짬뽕?
하지만 모두가 확신하지는 않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 묘지에 묻힌 어린이가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어 혼혈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가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연구진은 14만 년 전 매장지에서 발견된 이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그 주인이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 아이의 정확한 조상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해당 연구 성과를 인용한 라이브 사이언스가 1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 두개골은 약 100년 전 이스라엘 카르멜산Mount Carmel에 위치한 스훌 동굴Skhul Cave에서 발굴된 미스터리한 인간 유해의 일부였다.
이 화석은 발견 이후 많은 과학적 논쟁의 대상이 되었으나 해부학적으로는 대체로 현생 인류로 여겨졌다.
스훌 동굴은 알려진 인류의 체계적인 매장지 중 가장 오래된 곳이므로, 그곳에 묻힌 유해의 정체는 매우 중요하다.
L'Anthropologie 저널 7-8월호에 게재된 이 연구 저자들은 분석에 근거하여 이 유해가 더 이상 호모 사피엔스에게만 속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CT 스캔 기술을 사용하여 이 아이의 두개골(스훌 I)을 다시 살펴보았다.
두개골은 부러진 뇌실braincase (신경두개골neurocranium)과 턱뼈jaw(하악골mandible)로 구성된다.
추가 연구 결과, 뇌실은 대부분 호모 사피엔스의 전형적인 현대적 특징을 보였지만, 턱은 네안데르탈인의 것과 더 유사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국립자연사박물관 고인류학자이자 연구 공동 저자인 안 담브리쿠르 말라세Anne Dambricourt Malassé는 Live Science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러한 형태가 호모 사피엔스의 다양성을 "전혀" 나타내지 않으며, 아이는 "객관적으로" 잡종hybrid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결과가 그렇게 확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 고인류학자 크리스 스트링거Chris Stringer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하악골은 원시적으로 보이지만, 모든 화석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로 호모 사피엔스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링거는 이 연구의 결론이 약 10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 사이에 교차 집단(혹은 종간) 유전자 흐름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2024년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1세대 잡종이 아니더라도 스컬 화석[표기를 일단 다양하게 해 둔다]이 두 집단 간 유전자 흐름을 어느 정도 반영했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스트링거는 이메일에서 밝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골격을 포함한 모든 자료를 살펴보면, 제 생각에는 여전히 호모 사피엔스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인류학자 존 호크스John Hawks는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가 두개골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지만, DNA를 추출하지 않고서는 이 아이가 잡종인지 확실하게 판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크스는 "인류는 다양하며,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고대 집단과 섞이지 않았더라도 외모와 신체적 형태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생 인류는 네안데르탈인과 교배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대부분의 인류가 네안데르탈인 DNA를 1%에서 3% 정도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러한 교배에 대해, 그리고 고대 인류의 가계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아직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이 고대 아이는 누구였을까?
고고학자들은 1928년 스훌 동굴에서 처음으로 인간 유해를 발견했다.
발굴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묻힌 성인 7명과 어린이 3명 유골과 함께 16명의 다른 유골과 연결된 유골이 발견되었다.
이 유골들은 처음에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 사이의 중간 단계로 여겨졌다.
이후 연구자들은 이 유골들이 두 인류의 혼혈종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 역시 기각되었고, 결국 해부학적으로 현생 인류로 분류되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스훌 1은 3세에서 5세 사이 어린아이, 아마도 여자아이 유골이었다.
두개골 얼굴의 중간 부분과 기저부 상당 부분이 없어졌고, 나머지는 조각난 상태였다.
과거에 고고학자들은 두개골을 다시 조립하고 석고로 조각들을 고정하려고 시도했는데, 이로 인해 현대 연구자들이 연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새로운 CT 스캔 덕분에 연구자들은 이 석고를 가상으로 제거하고 두개골을 다른 표본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두개골의 현대인적 특징은 두개골 바닥 옆면에 뼈가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는 것이고, 턱의 네안데르탈인적 특징은 턱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