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이야기/유럽 니탄 미라 (Bog Bodies)

사망 직전 유럽 사방을 뛰어다닌 기원전 14세기 덴마크 엑트베드 소녀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5. 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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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트베드 소녀 참나무 관에서 나온 내용물들. Photo Credit: The National Museum of Denmark.

 
청동기 시대(기원전 2200-850년)에는 유럽 대륙 일부 주민이 이미 여러 지역을 정기적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동성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사례가 엑트베드 소녀 Egtved Girl 무덤이다.

무덤에 묻힌 유기물은 놀라울 정도로 보존 상태가 양호해 당시 다양한 유럽 공동체 간에 이루어진 교류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지역 엘리트 계층 일원으로 여겨진 이 소녀는 실제로는 매장된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성장하여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최소 2,400km를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생물 분자, 생화학, 지구화학 분석을 통해 덴마크와 슈바르츠발트Black Forest 사이를 오가는 그녀의 여정 중 일부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엑트베드 소녀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현대사를 상징하며, 덴마크와 유럽 역사의 핵심 인물이 되었다.
 

엑트베드 걸 참나무 관 내부

 
청동기 시대(기원전 2200-850년)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의 형성에 있어 그 중요성이 종종 과소평가되는 시기였다.

특히 금속 가공과 관련된 기술 혁신은 무역 관계 강화와 장거리 교류, 노하우 교류, 그리고 새로운 생활 양식 출현으로 이어졌다.

기록 문서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지식은 다른 유형의 자료, 특히 인간 유해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는 과학의 발전으로 더욱 정밀하게 연구될 수 있다.

엑트베드 소녀에 대한 연구는 유럽 전역의 더 광범위한 교류 틀 안에 기록된 개인의 이동성을 보여준다.


탁월한 무덤 보존 환경

이 어린 소녀 시신은 1921년 덴마크 엑트베드Egtved에서 발견되었으며, 기원전 1370년에 매장되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6세에서 18세 사이였다.

무덤은 기원전 1500년에서 1100년 사이에 만든 여러 기념비적 무덤 중 하나였기에, 당시 그녀가 지역 귀족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당시 무덤에는 속을 파낸 참나무 hollowed-out oak 관이 안치되어 있었다.

일부 가구는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는데, 나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타닌산tannic acid이 보존에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뭐 딱 보니 다호리 통나무 관이야? 엑트베드 소녀 참나무 목관 세트

 
관 안에는 소녀 시신은 소가죽oxhide pelt 위에 안치되었고, 이 소가죽은 양털로 만든 큰 천 large cloth of sheep’s wool 위에 놓여 있었다.

고인은 짧은 모직 튜닉wool tunic과 끈이 달린 치마corded skirt를 입고 있었으며, 발에는 모직 시트wool sheet가 감겨 있었다.

등을 대고 누워 몇 개 보석으로 장식되었고, 금발 머리는 양털 끈string of sheep’s wool으로 묶인 상태였다.

토양 산성도와 관 수분 함량 때문에 유골이 보존되지 못했다.

나머지 장례용품으로는 빗, 손잡이가 달린 작은 양동이bucket에 담긴 액체, 나무껍질로 만든 상자tree bark, 그리고 화장한 아이 유해가 담긴 용기가 있다.

보존 환경은 털, 머리카락, 손톱, 치아, 그리고 뇌와 피부 일부와 같은 유기물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왼쪽 무릎 근처에 서양톱풀yarrow(Achillea millefolium)과 양치류 잎fern leaf이 있었기에 그녀가 여름에 매장되었음을 추측케 한다.
 

엑트베드 걸 옷. 딱 봐도 여름용이잖아?

 
저런 흔적이 남았지만 DNA는 시신이 너무 손상되어 연구할 수 없다.[아마 지금은 가능할 듯하다.]

그러나 다른 과학적 기법들을 통해, 특히 인간의 이동성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유해와 직물에서 스트론튬 동위원소strontium isotopes를 측정한 결과 매우 흥미로운 데이터가 발견되었다.

스트론튬은 지각에 존재하는 화학 원소 중 하나로, 그 동위원소 특성은 지질학적 토양에 따라 다르다.

생명체는 물과 음식을 통해 스트론튬을 흡수하고 뼈, 법랑질enamel, 그리고 케라틴keratin(머리카락과 손톱의 필수 원소)의 구성에 관여한다.

따라서 이러한 물질들은 스트론튬이 흡수된 토양의 동위원소 특성과 동일하다.

유럽의 동위원소 지형에 대한 기준 측정을 사용하면 개인의 움직임을 매핑할 수 있다.


슈바르츠발트와 엑트베드를 오간 여러 차례 여행

소녀의 첫 번째 어금니molar와 매장과 관련된 아이의 후두골occipital bone 암석 부분petrous part을 측정했다.

치아 법랑질tooth enamel의 광물화mineralization는 유아기에 발생하며, 이후에는 재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측정 결과는 개인의 지리적 기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측정 결과는 이들이 어린 시절을 덴마크 밖에서 보냈음을 보여준다.
 

배 쪽에 둔 청동 평판인데 기능이 뭔지?

 
양모 의류와 소가죽은 유사한 동위원소 특징을 나타내어 현지에서 생산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데이터는 동덴마크East Denmark, 영국, 독일 슈바르츠발트Black Forest 등 여러 가능한 기원 지역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고고학적 가구 연구와 결합되어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은 스칸디나비아 남부 지역과 남부 독일의 분포 패턴을 따른다.

이 데이터를 교차 참조하면 엑트베드 소녀가 슈바르츠발트 지역 출신일 가능성이 더 높다.

머리카락을 분석하면 생애 마지막 23개월 동안 여정을 재구성할 수 있다.(머리카락은 한 달에 약 1cm 정도 자란다).

생애 마지막 23개월에서 13개월 사이에 형성된 아랫부분은 슈바르츠발트 지역 동위원소 특성과 일치하여 그녀가 그 기간 동안 그 지역에 있었음을 시사한다.

사망하기 13개월에서 6개월 전에 형성된 중앙 부분은 엑트베드 지역 특성과 일치하여 그녀가 그 기간 동안 그곳에 있었음을 나타낸다.
 

모델이 엑트베드 걸 나이에 거의 어울린다.

 
생애 마지막 6개월에서 4개월 동안 형성된 머리카락 부분과 손톱(마지막 6개월 동안 자랐음)은 그녀가 최종적으로 엑트베드에 묻히기 전에 돌아온 슈바르츠발트 지역 특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생애 마지막 23개월 동안 그녀는 두 지역을 오가며 최소 2,400km를 이동했고, 사망 직전에는 아직 묻힌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광범위한 현상의 사례

엑트베드Egtved 근처 스크리드스트룹Skrydstrup에서 발견된, 그보다 조금 더 최근에 발견된 여성 무덤에 대해서도 유사한 분석이 수행되었다.

무덤의 기원(스웨덴, 프랑스, 체코 또는 독일)을 확실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고인이 매장된 지역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오랫동안 제기된 주장들과는 달리, 여행과 교류가 남성에게만 국한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다른 예로, 스웨덴 스카니아Scania에서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여행을 하지 않았지만, 남녀를 합쳐 31%가 자신이 자란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묻혔다.

엑트베드 소녀는 널리 퍼진 관습의 한 예일 뿐이지만, 화학 분석을 통해 그녀의 일생 일부를 보여주는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 여전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 소녀의 높은 이동성은 유럽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와 외교 관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이동의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류학적 비교를 통해 순환 이동circular mobility(돌아올 의도를 가진 집단 이동)이나 개인적 변화와 관련된 이주를 시사한다.
 

스크리드스트룹Skrydstrup 여인 목관 내부

 
어쨌든 이 사례는 청동기 시대 유럽인들의 이동이 매우 역동적이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개인들이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장거리를 이동했던 것이다.

청동기 시대에는 오늘날처럼 화폐를 이용한 거래가 불가능했기에 개인의 이동성은 매우 중요했다.

상품 교환에는 이동이 필요했고, 이는 관련된 개인의 정체성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달랐다.

이러한 교환에는 물건뿐만 아니라 사상, 관습, 신념도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사를 상징하는 엑트베드 소녀는 이러한 교류를 잘 보여주는 예이며, 덴마크와 유럽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Bibliography
Bergerbrant, Sophie, Wessman, Anna, “Women on the move in the Nordic Bronze Age: A Case Study Based on Rock Art Costume,” in James Dodd and Gerhard Milstreu (eds.), Giving the Past a Future. Essays in Archaeology and Rock Art Studies in Honour of Dr. Phil. h. c. Gerhard Milstreu (Oxford: Archaeopress, 2018), 121-135. 

Coutil, Léon, “Le ciste en chêne d’Egtved (Jutland-Danemark),” Bulletin de la Société préhistorique française 27, no. 3 (1930): 187-189. 

Frei, Karin M., Mannering, Ulla, Kristiansen, Kristian, Allentoft, Morten E., Wilson, Andrew S., Skals, Irene, Tridico, Silvana, Nosch, Marie-Louise, Willerslev, Eske, Clarke, Leon, and Frei, Robert, “Tracing the dynamic life story of a Bronze Age Female,” Scientific Reports 5, no. 1 (2015): 1-7. 

뭐 이 정도면 코넌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 아닌가?

우리 고고학은 왜 이리 못하냐 물으면 언제나 답은 같아서 뼈가 없다고.

없긴 개뿔.

뼈만 분석하니?

제발 눈대중 감 분석 경험 분석 좀 그만 해라. 지긋지긋하다.

 
앞서 우리는 이 소년을 간단히 훑었다. 
 
기원전 1370년 어느 여름날 죽은 덴마크 소녀
https://historylibrary.net/entry/%EB%B8%8C%EB%A1%A0%EC%A6%88-%EA%B1%B8

 

기원전 1370년 어느 여름날 죽은 덴마크 소녀

엑트베드 소녀 Egtved girl 소녀로 알려진 유럽 청동기시대 소녀 무덤(왼쪽) 발굴 당시 모습과 그 출토 양상을 토대로 재현한 이 소녀 매장 당시 패션이다. 저에서 수습한 상수리 oak 목관 나이테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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